
(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배우 진선규가 '애마'에서 완벽한 악역을 소화했다.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에 출연한 진선규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이하늬 분)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진선규는 '애마부인'의 제작사 대표 구중호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상업적 성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 지향적 현실주의자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이날 진선규는 "시청자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해하면서 찍었다. 이해영 감독님의 엄청난 노고가 묻어 있기 때문에 기대도 했고, 공개하고 나서 주변에서 '괜찮다', '재미있다'고 해주셔서 기분이 굉장히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애마' 촬영 광정에서 감독에게 가장 적은 디렉팅을 받은 진선규는 구중호를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진선규는 "감독님은 구중호가 좀 더럽고 야비한데 섹시하고 멋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거 굉장히 어렵네요. 안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를 나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작품에서 캐릭터의 징그럽고 안 좋고 그런 점이 확 부각되길 바랐다"며 감독이 요구한 반질반질 광이 나는 얼굴을 위해 1시간 반 동안 기초 화장만 10개를 올리는 '신부 화장'에 버금가는 메이크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또한 대부분의 대사에서 강한 욕설 및 적나라한 용어를 소화한 진선규는 대사보다 행동이 더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소품 사진 찍을 때 미나(이소이)를 안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섹시하게 쳐다보라고 하셨다.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좀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대사는 그거보다 더 센 욕도 충분히 내뱉을 수 있다"고 말을 이었다.
앞서 이해영 감독은 인터뷰에서 진선규의 연기에 대해 "와 이렇게까지 저질스러운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구나 감동이었다"라고 극찬했다. 시청자들 역시 '너무 저질이다', '불쾌할 정도'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선규는 "주변에서도 '죽여 버리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웃더니 "러닝 크루인 (임)세미를 어제 만났는데 '저질이야!'라고 하더라. 한 번도 그렇게 말한 적 없던 친구인데"라고 격한 반응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지인들이 해주시는 말들이 어떻게 보면 배우로서 좋다. 내가 배역을 잘 보일 수 있게, 이 작품을 그렇게 보이게끔 잘 했구나 생각이 든다"며 "격한 반응은 너무 좋다. 이 업계에 있는 분들이나 시청자 분들이 그렇게 봐 주시면 기분이 괜찮다"라고 만족했다.
스스로 보기에도 별로였던 구중호의 행동에 대한 질문에 진선규는 "전체가 다 그랬다"라고 솔직하게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오히려 이상하고 심한 말을 내뱉는 것보다 최실장(이성욱)이랑 얘기하면서 아부를 할 때 배역이 되게 찌질하고 못났다고 생각했다. 약자한테 강할 때는 그냥 나쁜 정도인데, 강자한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더 야비하고 짜증난다"라고 애증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진선규는 아내 박보경도 '큰 칭찬'을 해줬다고 자랑했다.
진선규는 "크게 말은 안 했다. 그런데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 그 안에서 잘 어울리고, 작품에서 각 캐릭터들의 색깔이 너무 좋다고 했다"라는 박보경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게 굉장히 큰 칭찬이다. 왜냐하면 저희는 같은 배우이다 보니까, 칭찬이나 서로의 연기에 대한 이야기가 조심스럽다. '되게', '잘' 여기에서 잘 봤다는 얘기다"라며 웃었다.
자신의 작품을 객관적으로 잘 봐 주는 박보경의 좋지 않은 반응은 위앙스로 알 수 있다고.
진선규는 "쓴소리나 아쉽다는 말은 잘 안 한다. 작품이 좋으면 할 얘기가 많아진는데, 작품이 별로면 딱 그 정도인 거다. 그럼 저도 그걸 알아듣고 괜히 핑계가 생긴다"며 해명하는 상황을 재연해 웃음을 더했다.
한편, '애마'는 넷플릭스에 전편 공개됐다.
사진 = 넷플릭스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