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이 안방에서 기적 같은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위한 반격을 노린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지만 대전 홈 팬들 앞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고희진 감독은 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흥국생명 2승) 3차전에 앞서 "올 시즌 마지막 경기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선수들이 아프고 힘들지만 투혼을 발휘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부상 선수들을 회복하고 치료, 컨디션 관리에 중점을 뒀다. 디테일한 전술, 수비, 블로킹 부분에 신경을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정관장은 고희진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23-2024 시즌 정규리그 3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흥국생명에 막혀 챔피언 결정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2016-2017 시즌 이후 7년 만에 '봄 배구' 무대를 밟는 기쁨을 맛봤다.
정관장은 올해도 '봄 배구'에 성공했다. 정규리그에서 23승 13패, 승점 64점으로 3위에 오르며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정관장은 기세를 몰아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도 무너뜨렸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현대건설을 꺾고 2011-2012 시즌 이후 13년 만에 챔피언 결정전 티켓을 발급했다.
하지만 정관장은 플레이오프 혈투 과정에서 핵심 선수들의 부상 악재를 맞았다. 주전 세터 염혜선은 무릎 부상 여파로 100%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리베로 노란은 허리 부상으로 지난달 31일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을 뛰지 못했다.
정관장은 이 때문에 흥국생명과의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을 세트 스코어 0-3(21-25 22-25 19-25)으로 완패했다. 정규리그 종료 후 체력을 비축했던 흥국생명과 경기력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정관장 입장에서는 지난 2일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이 아쉬웠다. 염혜선과 노란의 부상 투혼, 속에 1세트를 25-23, 2세트를 25-18로 따내면서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저력을 발휘했다. 정관장을 상대로 3세트를 25-22로 가져가며 반격한 뒤 4세트를 25-12로 삼키면서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정관장은 분투 끝에 5세트를 12-15로 패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고희진 감독은 일단 챔피언 결정전 3차전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흥국생명이 자랑하는 '배구 여제' 김연경 봉쇄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쉽지 않겠지만 챔피언 결정전 종료 후 은퇴가 예정된 김연경을 코트에서 한 경기라도 더 뛰게 만들고 싶다는 입장이다.
고희진 감독은 "오늘 주목을 많이 받는 게임이다. 나도 김연경이 한 경기 더했으면 하는 마음인데, 김연경을 이대로 보내기는 아쉽다"며 "김연경이 이번 챔피언 결정전에서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연경도 힘들겠지만 팬들을 위해서 한 경기 정도 더해주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 농담이지만 진심도 담겨있다"고 입담을 뽐냈다.
또 "전 국민을 대신해서 김연경을 쉽게 보내주지 않으려고 한다. 맥 빠지는 경기가 되면 안 된다"며 "김연경에게 어떻게든 공이 안 가게끔 해야 한다. 흥국생명과 좋은 경기를 해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고희진 감독은 이와 함께 이날 아침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개인기까지 펼친 사연을 공개했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배우 차승원이 연기했던 독고진의 유행어 '극복' 성대모사를 선수들에게 보여줬다.
고희진 감독은 "우리가 극복해야 한다. 선수들을 웃겨주려고 '최고의 사랑' 대사를 따라 했다. 정말 오늘 한 번 극복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