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남여 쇼트트랙의 희비가 엇갈렸다.
1~6차 대회를 3달간 치르며 13일 끝난 2022/23 쇼트트랙 월드컵에서 한국은 남자 대표팀이 에이스 박지원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화려하게 날아오른 반면, 여자 대표팀은 유럽 선수들의 급성장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자 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좀 더 두각을 나타내던 공식이 이번 시즌 월드컵에선 통하지 않았다.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시즌 6차례 월드컵에서 금메달 22개, 은메달 20개, 동메달 17개를 쓸어담아 네덜란드(금19 은7 동6), 캐나다(금15 은14 동8)를 제치고 가장 많은 금메달과 메달을 따낸 팀이 됐다.
전체 66개의 금메달 중 정확히 3분의 1인 22개를 거머쥔 셈이다.
다만 남여 대표팀 편차가 적지 않았다. 남자부에선 박지원이 개인전 금메달 9개를 쓸어담으며 종합우승 차지한 것을 비롯해 홍경환과 김태성, 이준서가 각각 금메달을 하나씩 목에 걸었다. 또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1차 대회와 6차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3년 남은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전망을 환하게 밝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 황대헌과 베테랑 곽윤기가 이번 시즌 재충전을 선택했음에도 남자 대표팀은 박지원이 중거리 1000m와 장거리 1500에서 괴력을 발휘하며 쇼트트랙 강국의 자존심을 마음껏 뽐냈다.
스티븐 뒤부아와 파스칼 디온을 앞세운 캐나다가 남자부 금메달 6개(계주 포함)로 추격전을 벌였으나 한국의 두꺼운 선수층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런 상승세에 황대헌, 곽윤기 등이 합류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 차기 올림픽에서 어느 나라도 넘볼 수 없는 전력을 갖추는 게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여자부에선 샛별 김길리가 2차 대회 여자 1500m와 5차 대회 여자 1500m 2차 레이스, 그리고 에이스 최민정이 5차 대회 여자 1500m 1차 레이스에서 따낸 금메달 총 3개가 개인전에서 나온 금메달 전부였다.
3000m 계주에선 다행히 두 차례 정상에 올라 네덜란드, 캐나다와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최민정이 올림픽 직후 시즌이라 컨디션이 100%가 아닌 가운데, 쉬자너 스휠팅을 앞에선 네덜란드가 1차 대회 여자부 5개 전종목을 휩쓰는 등 여자부 금메달 15개를 석권해 한국을 눌렀다.
네덜란드는 스휠팅 외에도 산드라 벨제부르가 500m에서만 금메달 3개를 수확하며 여자부 전종목에서 모두 강한 나라가 됐다. 스휠팅과 친한 벨기에의 강자 하너 데스멋(금2)이 치고 올라온 것도 위협이 되고 있다.
하지만 최민정이 코르티나-밀라노 올림픽에서 후회 없는 승부를 다짐하고 있고, 김길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심석희도 부활 중이어서 3년 간 전열을 정비하면 여자 쇼트트랙도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혼성 2000m 계주에서의 선전도 반갑다. 남여 선수 각각 2명씩 500m를 타는 종목이라 단거리에 약한 한국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6차례 대회 중 3차례 우승하며 향후 주력 종목으로 삼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젖혔다.
사진=AP, EPA/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