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날카롭게 꺾이는 공에 타자의 방망이가 연신 헛돈다.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웃듯 리그 최고 불펜의 모습, 한화 이글스의 강재민에게 태극마크는 더 이상 머나먼 꿈이 아니다.
강재민은 지난 6일 창원 NC전에서 1-9에서 9-9 동점을 만든 7회말 등판해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강재민은 노진혁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고, 한화가 8회초 역전에 성공한 후에도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두 개를 더 잡았다. 그리고 정우람이 마운드를 이어받아 팀 리드를 지키면서 강재민이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올렸다.
이날 투구로 강재민의 평균자책점은 0.67까지 낮아졌다. 이미 5월 중순부터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었고, 최근 9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를 하면서 평균자책점은 꾸준하게 내려갔다. 27이닝으로 적지 않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불펜 평균자책점 1위, 내로라하는 투수들 가운데 '2년 차' 강재민이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으로,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다.
단순 지표뿐 아니라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살펴봐도 강재민보다 좋은 성적을 보이는 투수는 없다. 강재민은 KBO 기준 WAR 1.30으로 구원투수 중 가장 높은 WAR을 기록 중이다. 투수 전체로 살펴 봐도 각 팀의 원투펀치들 사이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투수 WAR 20위 안에 구원투수는 강재민과 우규민(삼성·1.24) 둘뿐이다.
지난해에도 50경기 49이닝을 소화해 14홀드를 기록하는 등 데뷔 시즌부터 한화의 마운드를 책임진 강재민은 그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 더 안정감을 갖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연투나 멀티 이닝 소화 능력에서도 빠짐이 없고, 작년보다 직구 비중을 높이고 싶다는 자신의 목표까지 착실히 수행 중이다.
'한화의 필승조가 아니라 한국의 필승조'라는 호세 로사도 코치의 말은 정확했다. 시즌 전에는 이 말이 칭찬이고 기대였다면, 지금은 실제가 됐다. 강재민 스스로가 만든 근거다. 한화의 젊은 사이드암 투수, 한국 야구를 대표하기에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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