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7년간 영화를 멀리해 온 배우 고두심을 스크린으로 끌어낸 배우가 있다. 바로 다양한 캐릭터 연기로 관객뿐만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김성균이다.
20세 대학생부터 40대 가장까지, 다양한 나잇대와 다양한 성격을 연기해 온 그가 이번에는 30대 후반 지적 장애인 인규를 연기한다. 또 이제까지 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역할이다. 김성균에게도 인규는 많은 고민을 하고 접근한 캐릭터였다.
"내 연기가 지적 장애인을 욕되게 표현하는 건 아닐까 제일 많이 고민했다.. 실제 지적 장애인 가족 분들이 보기에 불편해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억지로 있지도 않은 연기로 웃긴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했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너무 무거운 인규가 만들어졌다. 다큐멘터리를 참고해서 실제와 흡사하게 표현해보려 한 것. 그러나 고두심 선생님이 첫 촬영 이후 '성균아, 우리 둘이 걸어갈 때 네가 이것저것 만져보는 게 어떻겠니'하고 제안해주셨다. 그리고 찍은 화면을 보니 '아, 이거구나' 싶더라."
그렇게 김성균은 인규 캐릭터를 그냥 7살 소년처럼 연기했다고. 장애인이라기보다 철부지 소년으로 표현된 인규는 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그리고 개연성 있게 만들었다. 왕년에 '포블리(삼천포+러블리)'라고 불린 전력이 있는 만큼, 김성균의 인규도 '러블리'함을 자랑한다.
김성균은 '귀여웠다'는 칭찬에 대해 "귀여우려고 의도한 건 없다. 그냥 집에서 우리 아이들을 관찰하며 그 모습을 옮기려고 한 것뿐이다. 우리 집 두 아이들이 침을 코에 바르는 모습이나, 나를 보채는 모습 등 다양한 것들을 캐치해서 표현하려 했다"고 답변했다.
많은 사람들, 그리고 김성균 역시 자신을 '악역 전문 배우'라고 인식하고 있을 때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 확실한 이미지 변신을 했다. 그걸 이어와 인규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김성균은 처음 이미지 변신을 할 때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배우들은 선택받는 직업이다. 내가 원하는 게 있지만, 사람들이 찾는 이미지는 따로 있다. 연극을 할 때 악역을 많이 했다. 주로 깡패나 인신매매범이었다. 그래서 내가 가야 할 길은 악역 전문 배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 삼천포를 할 때도 다시 악역을 못할까 봐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것저것 하다 보니까 또 이건 이거대로 저건 저거대로 다 하게 되더라. 당시에 윤종빈 감독님이 '세상 사람들이 하루 종일 네 생각, 네 이미지 생각만 하고 살지는 않으니 아무거나 해'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딱 맞았다."
이렇게 그만의 인규를 훌륭하게 완성한 김성균. 그러나 그에게도 아쉬움이 있긴 했다. 바로 특별 출연한 신세경을 챙겨주지 못한 것.
"지금도 신세경 씨에게 밥 한 끼 사주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특별출연까지 해줬는데 잘 못 챙겨 준 것 같다. 내가 '식사 같이합시다'라던가, '밥 한 끼 하고 가요'라고 제안했어야 했는데, 마치고 뭐하는지 먼저 묻는다는 게 '촬영 마치고 어디 안 가요?'라고 물었다. 그리고 세경 씨가 '집에 간다'고 답하고, 그냥 '안녕히 가세요'라고 했다. 왜 그렇게 말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부끄럽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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