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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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 종영①] 요란하게 시작해서 소리없이 끝났다

기사입력 2017.05.05 06:45 / 기사수정 2017.05.05 06:45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그 드라마 아직도 해?". '사임당'과 관련된 기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댓글들 중 하나다. 

4일 28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는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무려 13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영애의 파트너로 송승헌이 확정되면서 두 사람의 연기력 혹은 케미에 대한 기대감 등을 다 떠나서 이영애와 송승헌이라는 스타의 이름만으로 엄청난 화제를 몰고왔다. 

100% 사전제작으로 진행됐던 '사임당'과 관련된 소소한 것 하나하나가 '단독'이라는 이름을 달고 기사화 되는 것으로 충분히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증명됐다. 하지만 정작 '사임당'이 TV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기까지는 무려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였다. 2년 사이에 '사임당'과 관련된 기사만 접한 시청자들은 "그래서 방송은 언제하는데?"의 반응을 보였고, 2년만에 방송 날짜가 확정이 되자 "시작도 전에 이미 끝난 기분"이라며 드라마를 향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임당'의 시작은 훌륭했다. 이영애와 송승헌의 이름값을 증명이라도하듯이 1회는 15.6%, 2회는 16.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높은 시청률로 단숨에 동시간대 1위에 안착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대중의 관심을 받았던 화제작인만큼 첫 방송에 대한 호기심에 시청자들을 TV 앞에 불러모으는 것까지는 성공했지만, 정작 그들의 엉덩이를 TV 앞에 붙이는데는 실패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를 볼지말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1, 2회 방송이 기대이하로 너무나도 산만했다. 말 그대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은 떨어져나갔고, 3회 방송부터 시청률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드라마가 가장 재밌어 지는 중반부를 넘어서부터는 줄곧 시청률 한자릿수를 기록했다. 때로는 6.1%라는 시청률로 굴욕을 맛보기도 하면서 동시간대 방송됐던 KBS 2TV '김과장'에 밀려 마지막까지 2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사임당'이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자 제작진은 기대에 충족시켜주기 위해 편집과 이야기 전개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 덕분에 첫방송과는 달리 '사임당'은 점점 촘촘하고 극적인 전개와 기존 사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에피소드들로 완성도를 높여나갔지만 이미 시청자들이 떠난 뒤였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더불어 예상치못한 이영애의 어색한 연기력도 시청자들이 '사임당'에 등을 돌린 이유 중 하나다. 드라마 '대장금, 영화' '봄날은 간다'와 '친절한 금자씨' 등으로 대중에게 미모에 연기력까지 갖춘 배우로 각인 돼 있던 이영애가 '사임당' 초반에 보여준 연기는 시청자들은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영애는 '사임당'에서 현대에서는 시간강사 서지윤으로, 과거에서는 사임당으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주며 데뷔 후 처음으로 1인 2역에 도전했다. 13년만의 안방극장 복귀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이영애의 욕심이 과했던 것일까. 과거에서의 이영애는 역시나 흡잡을데 없었지만, 현대에서의 이영애는 시청자들의 집중을 방해할만큼 실망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이영애의 연기력 논란 역시도 잠시였다. 사극분량이 많아지면서 '역시 이영애'라는 말이 나올만큼 사임당과 딱떨어지는 비주얼은 물론이고 연기 역시 훌륭했다. 하지만 '사임당' 초반 방송만을 보고 떠난 시청자들에게는 13년만에 브라운관을 통해 본 이영애의 실망스러운 연기만이 기억에 남았다. 

수많은 혹평 속에서도 '사임당'을 꾸준히 본 시청자들은 "참고 본 보람이 있다"라는 말로 드라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초반에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겠다는 과한 욕심을 버렸다면 어땠을까. 높은 관심과 많은 기대, 그리고 '얼마나 재밌나 보자'는 날카로운 시선 속에서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요란하게 시작해서 소리없이 끝난 '사임당'에 여러모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그룹에이트,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

오수정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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