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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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After GSL] 끝나지 않은 박령우의 가능성

기사입력 2016.06.13 00:01 / 기사수정 2016.06.13 00:01

박상진 기자


2016시즌 특징이라면 이전 시즌 임계점을 넘지 못했던 선수들이 드디어 최고의 무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GSL 우승자인 주성욱을 제외하고 같은 팀 프로토스 김대엽은 꾸준함을 넘어 스타리그 결승에 올랐고, 크로스 파이널에서는 우승도 차지했다. 전태양 역시 마지막 순간 주성욱에게 막혔지만, GSL 무대에서 결승에 오르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1을 대표하는 선수라면 역시 박령우다. 이전까지 실력보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고 큰 무대의 벽을 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스타리그에서 김대엽을 꺾고 생애 첫 우승을 거뒀다.

스타리그에서 우승한 박령우는 GSL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바쁜 일정으로 GSL에서 조중혁에게 아쉽게 패하기도 했다. 스타리그를 우승한 박령우는 이번 시즌 다시 GSL에 도전한다. 그 첫 상대는 공교롭게도 같은 팀 테란 이신형이었다.

2016년 초반 박령우는 자신의 마음대로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는 선수였고, 스타리그 즈음해서는 상대가 무얼 하는지 보기만 한다면 무조건 이길 수 있을 정도의 경지에 올렸다. 그리고 이번 Code A에서 박령우는 이신형을 상대로 경제적인 운영을 보였다.



박령우가 이신형을 상대하는 방법은 매 세트 비슷했다. 경기 초반 여왕을 다수 생산해 점막을 넓힌 후 수비를 위해 필요한 바퀴와 궤멸충을 최소한으로 생산했다. 상대가 점막 제거를 위해 진출하는 타이밍을 두 유닛으로 버틴 후 감염충을 추가한다. 보통 저그는 감염충을 찍고 군락을 빠르게 넘어가 울트라리스크를 생산하는 방법이 정석이다. 

하지만 박령우는 울트라리스크를 생산하기 전이 타락귀를 일곱 기 생산했다. 둥지탑 유닛이 없는 저그는 이후 의료선 견제와 해방선에 취약하다. 보통은 1분이라도 빨리 울트라리스크를 생산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타락귀를 건너뛰지만, 박령우는 모든 세트 울트라리스크 생산 전 타락귀를 보유했다.

박령우가 타락귀를 뽑은 이유는 간단하다. 교전에서 타락귀를 잃지 않을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령우는 모든 교전에서 타락귀를 지켜냈고, 이 타락귀로 상대 해방선을 무력화했다. 보통 저그라면 상대 해방선 라인에 울트라리스크를 모두 잃지만, 박령우는 미리 타락귀로 상대 공대지 능력을 무력화시키며 승리를 거두는 것.

이신형에게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풀세트 접전에서 승리한 박령우는 다음 날 프로리그 경기에서 한이석과 조지현에게 내리 패하고 말았다. 한이석은 상대가 어떻게 할 줄 알고 타이밍과 엇박자 찌르기를 준비해 배를 불리고, 박령우는 이에 흔들리며 패배하고 말았다. 조지현과의 경기도 비슷한 구도였다. 두 선수 모두 박령우의 본 모습이 나오기 전에 패배한 것. 박령우가 못했다기보다는 두 선수의 분석이 빛난  경기였고, 박령우에게는 아쉬움이 남은 경기였다. 

경기가 끝난 후 박령우는 부스에서 나오지 못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자신감이 넘치던 선수였기에 패배를 인정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리그에서 박령우가 당한 패배는 독보다 약이 되리라 생각한다. 상승세가 계속되면 어느 순간 자신감은 자만감으로 변하며 자신의 발목을 잡게 된다. 박령우에게도, SKT에게도 뼈아픈 프로리그 패배였지만, 이번을 패배를 바탕으로 박령우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vallen@xportsnews.com 글=박진영 GSL 해설/정리=박상진 기자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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