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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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쯔위 사태, '마리텔'은 입을 열 수 없다

기사입력 2016.01.15 17:45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그룹 트와이스 쯔위를 둘러싼 중국 대만 양국간의 갈등이 커져가고 있다. JYP차이나는 두 번의 공문을 올리며 사과했고, 중국 온라인은 여전히 보이콧을 외치고 있으며, 대만 국민당은 총통 선거를 하루 앞두고 쯔위를 이용한 정치 공세에 여념 없다.
 
하지만 이 모든 사태의 시발점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만큼은 조용하다. MBC도, 예능국도, '마리텔' 제작진도 일언반구 말이 없다. 매체와 방송사를 이어주는 공식창구인 홍보팀도 조용하다. 이렇다할 반박도, 사과도 없다.
 
사실 그들의 속내가 어떻든 간에 '마리텔'은 공식입장을 밝힐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섣부르게 입을 열었다가 더 큰 역풍을 맞을 위험 너무나 높기 때문이다.
 
먼저 중국과 대만의 역사적 관계를 간단히 따져볼 필요 있다. 국공내전에서 패배한 국민당이 남쪽으로 도피해 그 곳의 소수민족과 손을 잡고 국가를 선포한 것이 현재 대만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내전에서 패한 야당이 돌연 한 지역에서 나라를 선포한 셈이니, 시선 곱지 않다.
 
이에 중국은 강제 점령한 티베트, 위구르와 함께 대만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중국 부속 성(省)으로 여기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국제연합(UN)과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정부도 대만·티베트·위구르 등을 하나의 중화권으로 묶는 일명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 대만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양국이 정치적으로 예민하게 대립각을 이룬 상황에서 쯔위가 '마리텔' 인터넷 방송에서 출생지 대만을 상징하는 청천백일기(대만국기)를 잠깐 흔들었다. 여기까진 문제가 없었다.
 
대만 국민당은 '대만 국기를 흔드는 쯔위'를 정치싸움에 이용했다. 그러자 국기를 '나라의 상징'으로, 또 청천백일기를 '대만의 독립의지'로 받아들인 친중인사 황안이 쯔위를 대만독립지지자라는 억측으로 몰아세웠다. 중국인들은 쯔위, JYP엔터테인먼트 보이콧을 외치며 즉각 대응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JYP차이나는 두 차례 공문을 내며 사과했지만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만약 이 상황에서 MBC 혹은 '마리텔' 측이 "우리가 쯔위에게 대만 국기를 쥐어줬다. 미안하다"라고 밝히면 어떻게 될까. 중국 국민은 한국 공기업 MBC가 '하나의 중국'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고 판단할 것이다. 또 한국 정부 산하의 MBC가 대만을 국가로 인정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 순간 양안싸움에 한국 정부가 말려들어가는 형국이 될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예상한 것이니 과장이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인터넷 방송에서 약 3초간 나부낀 청천백일기가 이런 나비효과를 불러올 것이라 생각한 이들, 결코 많지 않았다. MBC와 '마리텔'이 어떤 입장도 내놓기 어려운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일단 현재는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다.
 
여전히 중국 네티즌은 말도 안 되는 억측으로 쯔위와 JYP엔터테인먼트를 보이콧 중이다. 반면 한국 네티즌은 쯔위를 몰아세우진 않는다. '마리텔' 측과 JYP엔터테인먼트의 역사의식 부재로 인한 실수를 지적했고, 중국 네티즌의 과한 분노에 불쾌감을 표할 뿐이다. 그리고 자세한 상황을 궁금해하고 있다. 
 
하지만 '마리텔'은 입을 열 수 없다. 아마 쯔위 사태가 끝나고도 입을 열기 힘들 것이다.
 
jeewonjeong@xportsnews.com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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