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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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의 18번 홀, 단순 '뒤땅' 실수였을까?

기사입력 2015.10.12 12:10 / 기사수정 2015.10.12 12:10

조희찬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11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끝난 2015 프레지던츠컵이 폐막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제 30경기 18번홀. 배상문의 미스 샷이 나오자 인터내셔널팀을 응원하는 이들은 아쉬움의 탄성을 내질렀다. 모두 '아!'라고 탄식을 뱉었던 어제 배상문 대 빌 하스의 마지막 홀로 잠시 돌아가 보자.

'14.5 대 14.5'로 미국팀과 인터내셔널팀이 팽팽히 맞서있던 당시 18번홀. 배상문이 1홀 뒤져 있었다. 빌 하스의 2번째 샷은 그린 주변 벙커로 들어갔고, 배상문은 그린 앞에서 3번째 어프로치샷을 남겨놨다.

프라이스 단장, 선수들, 갤러리들, 미디어실에 모인 기자들의 머리 속에 든 생각은 한 가지. 배상문이 세번째 샷으로 '어떻게 홀컵 주변에 공을 붙일까'였다. 하스의 공이 벙커에 있어 배상문의 어프로치 샷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면 18번홀을 가져와 매치뿐만 아니라 대회 결과를 '무승부'로 매듭지을 수 있던 순간이었다.

애석하게도 그린은 배상문의 채를 떠난 공을 품어주지 않고 밖으로 뱉어냈다. 공은 맥없이 제자리를 찾아 굴러 내렸다.

배상문의 그 샷은 긴장감 속에 나온 '결정적인 뒤땅(클럽이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한 채 뒷부분의 땅을 때린 것)'이었다. 과연 그는 어떤 의도로, 또 어떤 생각으로 당시 샷을 했을까. 모두의 시선이 리더보드에 쏠려 있던 사이, SBS 나상현 해설위원은 깊게 파인 페어웨이를 주목하고 있었다.

"단순한 뒤땅이 아니었어요." 12일 전화 인터뷰에 응한 나상현 위원의 첫마디였다.

나 위원은 "아마추어들이 자주 범하는 뒤땅 실수가 아니었다. 미스 샷은 맞았지만, 이번 대회처럼 어렵게 세팅된 코스에서, 여기에 잔디가 '역결'로 누워있는 경사에서의 칩샷은 고난도의 기술을 요구한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핀이 앞쪽에 위치해 페어웨이와 핀 사이의 공간이 짧았다. 그 상황에선 두가지 선택이 있었다"고 말한 그는 "배상문 선수가 시도한 것처럼 '범프 앤 런(bump and run, 공을 조준한 곳에 튕기게 한 후 약하게 구르게 하는 칩샷 기술)' 또는 띄어 치는 '플롭 샷(flop shot)' 옵션이 있었다"고 설명을 이어나갔다.

나 위원은 "배상문 선수는 '범프 앤 런'을 시도했고 결과적으론 볼 터치가 정교하지 못했다"며 "당시 공에 놓여있던 곳은 잔디가 프린지 만큼 짧은 곳이었다. 공과 땅 사이에 공간이 없어 공만 걷어서 쳐야 했지만, 클럽이 가파르게 들어갔다. 또한 오르막이다보니 역결로 눕혀 있던 잔디의 저항에 클럽 스피드가 죽어 공에 힘이 전달되지 못했다. 잔디가 뒤땅을 친 것처럼 깊게 파인 이유도 잔디의 역결에 걸린 채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배상문의 실수에 누구보다 아쉬워한 나 위원은 "혹시라도 그 장면을 지켜보신 다른 분들이 '내가 쳐도 배상문보단 잘 치겠다'고 생각하실까 봐 꼭 설명하고 싶었다. 배상문이 시도한 샷은 굉장히 어렵고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기술이다"고 강조했다.

etwoods@xportsnews.com / 사진=18번 홀에서 어프로치 샷 실수 후 아쉬워하고 있는 배상문을 캐디가 위로하고 있다 ⓒ AFPBBNews=News1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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