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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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인판독기 도입, 효율성도 고려해야 한다

기사입력 2015.05.18 15:05 / 기사수정 2015.05.19 08:29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스포츠 종목이 모두 마찬가지지만 축구는 항상 완벽한 승부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1930년 우루과에서 초대 월드컵이 개최된 이후 국제축구연맹(FIFA)은 다양한 규칙 변화와 경기 재조정으로 100%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경기를 만들도록 노력해 오고 있다.

한국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K리그도 다양한 시도와 절차로 그라운드 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줄여가고 있다. 2010년에 6심제를 도입했던 것부터 지난 2013년 사후 분석과 징계 제도를 실시하면서 공정성을 높이는 데 힘을 기울였다.

이번에는 골라인판독기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완벽한 축구를 만들기 위해 가기 위한 과정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골라인판독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를 실제로 옮기기 위해서는 많은 제약을 넘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고려해야 부분으로 장비의 상당한 비용과 함께 효율성이 있다. 과연 도입해놓고 얼마나 자주 활용할 지에 대한 문제다.

골라인판독기 이야기가 불거진 서울-전남전

올 시즌 FC서울은 오심으로 울고 웃었다. 의도된 상황이 아닌 갑작스럽게 나타난 이 변수들은 서울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했다. 지난달 7일에는 달갑지 않은 오심으로 피해를 봤다.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의 201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차전 원정경기에서 경기 막판에 나온 이웅희의 시저스킥이 골키퍼의 키를 넘겨 골대 안으로 들어갔지만 다시 골문 밖으로 나온 공에 대해 주심은 노골을 선언했다.

한달 여만에 K리그에서 또다른 오심 문제가 불거졌다. 서울과 전남 드래곤즈가 만난 지난 16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전남이 부심의 노골 선언으로 울어야 했다. 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에벨톤이 헤딩한 공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바깥쪽 부근으로 떨어졌지만 이를 부심은 득점으로 인정했다. 순간 전남 선수들과 노상래 감독은 심판진에게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이미 내려진 판정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이를 계기로 자연스럽게 골라인판독기 도입 문제가 불거졌다. 전남 외에 또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골라인판독기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일각에서 나왔다.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려운 K리그

 세계 축구계는 골라인판독기에 대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단 FIFA는 2013년 클럽월드컵을 통해 골라인판독기의 일종인 '골 콘트롤(GLT)'을 시범 운영한 다음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실전에 투입했다.

유럽 축구계 역시 골라인판독기 도입을 공언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프랑스 리그앙 등은 다음 시즌부터 '호크 아이' 시스템을 채택하기로 했다. 자기장 유도칩을 기반으로 공이 자기장 센서가 부착된 골 라인을 넘으면 득점으로 인정되는 '골 컨트롤'과는 다르게 '호크 아이'는 다양한 각도에 배치된 여러 카메라를 활용해 공이 골라인을 넘었는지를 확인해보는 방식이다.

호크아이와 골 컨트롤 등 골라인판독기의 기술도 세분화되고 있지만 아직은 비용 문제로 각국 리그들은 도입을 꺼려하고 있다. 이미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는 2년 전에 도입을 검토하다가 비용문제가 걸려 없던 일이 되기도 했다.

K리그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클래식 12개 구장에 설치하는 데만 25억원 가량이 들 것으로 보이는데 챌린지까지 감안하면 그 액수는 더욱 늘어난다. 여기에 부가되는 운영, 관리비나 인력비도 고려를 해야 한다. 현재의 투자 구조와 K리그 산업의 규모를 고려하면 이러한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맹 커뮤니케이션팀 조연상 팀장은 "골라인판독기가 좋고 필요한 점에는 공감을 한다"면서 "비용이 문제다. 운영하고 관리하는데 필요한 시설, 장비, 인력 등에 드는 비용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체적으로 그 문제에 대해 견적을 내본 것은 아니지만 정뵤들을 찾아보는 등 스터디를 해본 수준"이라면서 "도입 여부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확답을 하기는 힘들지만 앞으로 연맹 이사회 측에 지속적으로 안건은 내놓아볼 계획"이라며 도입 가능성의 문은 열어뒀다.
 
비용만큼 큰 문제는 효율성이다

지금은 장비의 큰 비용이 도입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부각되고 있지만 효율성 문제도 크다. 비용이 비싸더라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시간을 두고 준비해서 설치를 해서 효과를 볼 수 있다면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 사용할 기회가 얼마나 있느냐에 있다. 리그 전체를 보면 이번 서울-전남전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언제 나올 지 모르는 오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값비싼 골라인판독기를 들여오는 것은 효율성 면에서 넌센스다.

직접 지난해까지 K리그 현장에서 지도자로 활약했던 박경훈 전 감독은 서울과 전남의 경기에 나온 오심논란을 두고 "상황이 1분, 1초 사이에 눈깜짝 사이에 벌어지기 때문에 주부심들도 사실을 많이 놓칠 수 있다"면서도 "그런 경기가 매번 나오지는 않는다. 판독기가 또 가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들었다"고 지적했다.

불확실할 때는 득점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절차나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한 박 전 감독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TV 리플레이'를 꼽았다. 경기는 TV로 자주 중계가 되고 있고 다른 장비를 들여오지 않고도 잠시 하이라이트를 확인해보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신 경기가 중간에 끊겨 다소 지연되는 단점이 있지만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고 그 횟수가 그렇게 잦지 않은만큼 그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박 전 감독은 "TV를 통해서라도 확인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 순간으로 승패가 좌우되게 되면 구단과 감독 입장에서는 데미지가 상당히 클 수 있다. 매번 애매모호한 경우가 일어나는 상황 같았으면 TV로 보고 하는 것이 축구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 문제가 되겠지만 한두번쯤은 TV 하이라이트를 동원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골라인판독기 '호크아이', 서울-전남전 오심으로 항의하는 장면 ⓒ AFPNEWS=NEWS1, 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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