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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ML 스카우트가 말하는 강정호 그리고 한국야구

기사입력 2015.01.19 07:00 / 기사수정 2015.01.22 15:34

조희찬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또 한명의 '코리안 특급'이 탄생했다. 강정호(28)가 해적선에 탑승하면서 메이저리그 내 '메이드 인 코리아' 열풍이 다시 뜨거워질지 궁금하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강정호에게 역대 아시아 야수 계약 총액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을 안겨주며 입단 사실을 공식화했다. 계약 세부사항은 옵션 포함 4+1 계약 기간에 4년 보장 금액 1100만달러(약118억원)로 알려졌다.

강정호가 빅리그 진출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메이저리그 내 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명됐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강정호의 활약에 대한 현지의 기대치와 한국 선수들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질문해봤다.

익명을 요구한 이 스카우트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유명 구단에서 국제 스카우트를 담당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해줘서 고맙다. 굳이 익명을 요구하는 이유는?

이름과 소속을 얘기하면 냉정한 발언을 하기 어렵다. 강정호가 이제 막 빅리그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고, 현재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발 소식에 민감한 것으로 안다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한국의 야구 선수들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알려진 대로 류현진의 빅리그 활약은 메이저리그 전체에 한국 선수에 관한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이 사실이나 그건 어디까지나 투수 쪽이다. 야수 직행 선수는 강정호가 처음이기 때문에 그의 활약 여부가 앞으로 한국 야수들에 대한 기대치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들의 국적이 영입에도 영향을 미치나.

사실 국적은 알려진 것만큼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는 구단별로 선수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매우 잘 갖춰져 있다. 만약 한 선수가 쿠바 출신이라고 해서 가산점을 받지는 않는다. 물론 좋은 선수가 많기로 유명한 국가 출신이라면 초반 흥미를 끌 수는 있다. 하지만 최종 결정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재능있어 보이는 유망주가 나타났다고 가정했을 때 그 선수의 국적은 스카우트들이 직접 보러 출장을 갈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 같은 선택에만 영향을 끼친다. 그래도 결국 메이저리그는 뛰어난 선수를 어떻게든 알아보고 데려온다. 설사 그 선수가 아프리카 사막 한가운데서 공을 던지고 있어도 데리고 올 수 있다. 30개 구단 레이더망 안에 무조건 잡힌다. 



강정호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전반적인 평가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첫 야수라는 상징성이 있다. 기존 일본 유격수들이 실패했기 때문에(나카지마 히로유키를 예로 들며) 우려는 있지만, 앞서 말했듯 전례와 국적은 참고용일 뿐이다. 강정호가 가치가 있기 때문에 피츠버그가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내가 관계자들에게 들은 바로는, 피츠버그가 기대하는 강정호의 수비 능력은 평균치다. 결국은 공격력이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수비력보다 공격력을 높이 사 영입을 시도한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는 강정호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스카우팅리포트는 2~8점의 점수로 선수의 점수를 매긴다. 그중 '5툴'(컨택, 파워, 수비, 송구, 주루)을 중점으로 보고 평균이면 5점을 부여한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강정호에게 컨택 4점, 파워 5점, 수비 5점, 송구 6점을 주고 싶다. 스피드는 정확히 초를 재봐야 하기 때문에 평가하기 어렵다. 모든 능력을 합하면 정확히 평균이다.

나는 강정호를 '메이저리그 평균 선수'로 평가한다. 하지만 송구 능력이 좋아서 메이저리그 구장의 잔디와 타구 속도에 적응한다면 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파워면에서 5점을 받으면 한 시즌 동안 빅리그에서 약 15개의 홈런을 예상하는데, 강정호가 그 범위 내 홈런 개수를 기록하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 애리조나와 계약한 쿠바 출신 야스마니 토마스가 약 7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강정호가 현재 피츠버그 주전 유격수인 조디 머서를 밀어낼 확률도 있다고 보나.

있긴 있다. 하지만 희박하다. 머서의 플레이를 봐서 알겠지만 지난 시즌 수준급의 수비를 보여줬다. 현재 수비만 놓고 봤을 때 머서가 강정호보다 확실히 한 수 위다. 또한 유격수가 궁한 리그 상황에 비춰 보면, 피츠버그는 머서의 타격 성적에도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결국은 스프링캠프에서 눈에 확실히 띄는 것이 중요하다. 스프링캠프의 활약 여부에 따라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주전으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뛰어난 활약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전망을 예상해달라.

지금 메이저리그가 가장 눈여겨보는 선수로는 일본에서 활약 중인 오승환이 있다. 메이저리그는 불펜이나 마무리 투수를 볼 때 확실한 2개의 구종이 있는지 없는지를 본다. 확실한 직구와 슬라이더를 가진 오승환은 최소 불펜 투수로 성공할 수 있다. 리그의 전반적인 평가도 그렇다. 그래서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도 마무리 투수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 직구와 슬라이더 외 다른 구종도 던질 수 있는 것으로 알지만, 오승환이 진출한다면 구단은 확실한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지라고 요구할 것이다.

또한 얼마 전 양키스에 입단한 박효준도 가능성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본다고 들었다. 수비가 워낙 좋아 양키스에서 주전급으로 생각하고 육성한다고 알려졌다. 물론 아직 보여준 것이 없는 신인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활약이 중요하다.

그 외에 지금 당장 한국에서 미국으로 직행할 선수는 냉정히 말해 몇 없다. 그나마 양현종과 김광현이 근접했지만, 평균치 정도다. 김광현은 최근 협상을 했었던 샌디에이고가 마무리 투수감으로 생각했었다고 들었다. 양현종도 미국에 왔다면 5선발 정도로 뛰지 않았을까 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사진=목동구장을 찾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내용과 무관), 강정호 ⓒ 엑스포츠뉴스DB]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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