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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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세 복서' 이시영, 인천AG 진출을 위한 해결 과제

기사입력 2013.10.21 13:54 / 기사수정 2013.10.21 14:2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조영준 기자] '여배우 복서' 이시영(31, 인천시청)이 전국체전 신고식을 혹독히 치렀다.

이시영은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제94회 전국체육대회 복싱 여자일반부 플라이급(-51kg) 8강전에서 김하율(19, 충주시청)에 1-2 판정패했다. 김하율의 적극적인 공세에 시종일관 고전한 그는 한 차례 다운을 당했다.

3라운드 도중 로프에 기대고 있던 이시영은 갑자기 링 위에 주저 않았다. 김하율의 타격으로 쓰러진 것이 아니었다. 이시영은 오른쪽 어깨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시영은 마지막 4라운드에서 간간히 정타를 때리며 역전을 노렸다. 그러나 기울어진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른 한 살의 나이에 링 위에 선 그의 '아름다운 도전'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이시영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그는 환한 미소로 김하율을 격려했다. 또한 관중들의 환호에 답례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이시영의 표정은 밝았다. 경기를 마친 이시영은 "열심히 준비해왔기 때문에 결과에 후회는 없다"며 소감을 밝혔다.

인기 배우로 활동 중이던 그는 '여배우 복서 1호'로 유명하다. 28세의 늦은 나이에 복싱을 시작한 그는 '취미'가 아닌 '선수'의 길을 선택했다.

주변에서는 '격려'도 있었지만 '우려'도 많았다. 이러한 시선을 이겨내기라도 하듯 그는 승승장구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데뷔 3년 만에 라이트 플라이급(-48kg)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당시 이시영은 김하율을 꺾고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이시영의 판정승에 논란이 제기됐다. 일부 복싱 전문가들은 "이시영이 패한 경기"라며 의문점을 제기했다. 그는 플라이급으로 체중을 올렸고 논란이 일었던 경기의 상대인 김하율을 6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결과는 이시영의 패배였다. 훈련 도중 당한 어깨 탈구가 원인이었다. 이시영은 "훈련 도중 어깨에 습관성 탈골이 왔다. 경기 중에는 어깨가 빠지지 않기를 원했다. 하지만 탈골이 생겨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전국체전을 준비하기 위해 이시영은 배우 활동을 잠시 접었다. 소속 팀인 인천시청의 숙소에서 훈련에 전념했다. 메달 획득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지만 자신보다 12살이 어린 김하율에게 무릎을 꿇었다.

전국체전 메달을 위해 '부상 투혼'만으로는 부족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서 오는 체력 저하와 이시영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규정이 암초로 작용했다.

서른 살을 넘긴 이시영은 회를 거듭하면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여기에 어깨 부상까지 겹치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한 지난 6월부터 변경된 채점 방식도 이시영의 발목을 잡았다. 아마복싱의 채점도 프로복싱과 비슷하게 각 라운드 채점을 매기고 있다.

이전 룰에서는 정타로 인한 포인트가 쌓이는 채점 방식이 적용됐다. 이시영의 장기는 긴 팔로 상대의 안면에 유효타를 적중시키는 스트레이트였다. 일부에서는 긴 리치를 활용해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는 방법으로 재미를 봤던 이시영에게 불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룰은 '포인트 쌓기'보다 '링 장악력'의 비중이 높아졌다. 김하율은 저돌적인 공격으로 이시영을 공략했고 이 전략은 적중했다. 이시영은 새로운 룰에 대해 "새 룰이 나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잘하는 선수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서 이시영'의 앞날은 결코 순탄치 않다. 서른을 넘긴 나이에서 오는 체력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규정에 적응해 이전의 아웃복싱 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것도 과제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이시영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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