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6 08:53
스포츠

[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은 '반전의 법칙'

기사입력 2013.06.24 07:08 / 기사수정 2013.06.27 18:5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3)의 마지막 공식 프로그램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많은 추측이 일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단지 김연아는 "새 프로그램은 쇼트와 롱 모두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 일 것"이라는 운을 띄었을 뿐이다.

김연아는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 특설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3'을 모두 마쳤다. 현역 시절 마지막 아이스쇼가 될 이번 무대를 모두 종료한 그는 23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관심의 초점은 모두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에 집중됐다.

내년에 열리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겨냥한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은 오는 9월 말 쯤 공개될 예정이다. 김연아는 올 시즌에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차 대회인 '스케이트 캐나다'와 5차 대회인 '프랑스 에릭봉파르 트로피'에 출전한다. '스케이트 캐나다'는 10월25일(현지시간)에 시작된다. 본격적인 그랑프리 시리즈에 돌입하기 전에 새 프로그램의 뚜껑을 열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김연아는 완성된 롱프로그램을 몸에 익히고 있고 쇼트프로그램은 미완성인 상태다. 롱프로그램보다 이전에 곡이 정해진 쇼트프로그램은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캐나다)과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 공릉동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철저한 보안 속에 훈련 중인 그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반전을 예고했다.

김연아는 그동안 쇼트프로그램은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곡을 선호해왔다. 그리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토털패키지'인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장엄하고 부드러운 곡을 선택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러한 법칙이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쇼트프로그램은 '죽음의 무도'와 '제임스 본드 메들리' 그리고 '뱀파이어의 키스'와는 다른 부드럽고 여성적인 곡을 선택할 수 있고 프리스케이팅은 한층 정열적이고 강렬한 곡을 연기할 수 있다.

김연아가 언급한 '반전의 법칙'은 아직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섣불리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짧고 강렬한 쇼트-부드럽고 우아한 프리의 법칙을 깰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이러한 법칙을 유지한 채 기존의 안무와 분위기를 뒤바꾸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시도는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나쁘지 않다. 지금까지 김연아는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해오면서 모두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왔다.



또한 새로운 의상에 대해서는 "의상은 아직 정해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정통적으로 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푸른색 의상의 행운'이 적용되고 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푸른색의 의상을 입으면 금메달을 획득하는 징크스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징크스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때부터 이어져왔다. 당시 최고의 스케이터였던 미셸 콴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한 이는 신예 타라 리핀스키(이상 미국)였다. 프리스케이팅에서 푸른 색 의상을 입었던 그는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또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는 금메달 후보로 거론된 콴과 이리나 슬루츠카야(러시아)를 제치고 사라 휴즈(미국)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프리스케이팅에서 그가 입었던 의상의 색깔 역시 푸른색이었다. 그리고 4년 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일본 피겨 스케이팅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아라카와 시즈카(일본)도 파란색과 하늘색이 섞인 의상을 입고 링크에 등장했다.

그리고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싱글 최고 기록인 228.56점을 받은 김연아도 프리스케이팅에서 파란색 의상을 입었다. 이러한 징크스 때문에 "푸른 색 의상을 입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김연아는 "밴쿠버 때 한 번 했으니 굳이 거기에 맞출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완성 능력은 물론 기술적으로 김연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 미국 여자 싱글 챔피언인 애슐리 와그너(22)도 "기술적인 면에서 김연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칭찬했다.

김연아는 기술 구성 및 기초점수를 높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현재 가지고 있는 기술구성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비록 아사다 마오(23, 일본)가 트리플 악셀과 3+3 콤비네이션 점프를 집어넣어 기초 점수를 김연아보다 높여도 점프의 퀄리티와 성공률 그리고 가산점에서 김연아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올림픽 2연패를 앞둔 시점에서 김연아의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새로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과 더불어 철저하게 부상을 방지하는 것이 그의 최대 과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올해도 모든 선수들이 신경 쓰는 부분이 부상 문제다. 훈련 중에 생기는 잔부상은 어쩔 수 없으니까 미리미리 잘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뒤 "이러한 경험(부상 예방)이 많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할 것 같다. 많이 힘들게 훈련을 하다보면 피할 수 없는 것이 부상이다. 앞으로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덧붙었다.

이번 아이스쇼를 준비하면서 김연아는 새로운 롱 프로그램 훈련도 병행했다. 몸이 어느 정도 만들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아이스쇼에서 선보인 갈라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높았다. 23일 열린 마지막 공연에서는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인 '이매진'과 '레미제라블'을 모두 완벽하게 클린했다. 이 공연에서 김연아는 더블 악셀 3번, 트리플 살코 2번, 트리플 토루프 1번을 구사했다. 그가 시도하는 점프들 중 쉬운 점프들이었지만 경쟁대회와 비교해 점프의 질이 나무랄 데 없었다.

김연아는 다시 철저한 '자기와의 투쟁'에 들어갔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피겨의 전설' 커트 브라우닝(캐나다)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그녀(김연아)가 마음만 먹는다면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은 변수가 있는 대회이기 때문에 최상의 연기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