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환 기자) 수원FC위민의 사령탑 박길영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울음을 삼키며 기자회견을 시작한 박 감독은 여자축구 향한 관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쉽게 말을 잇지 못하다가 "여자축구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길영 감독이 이끄는 수원FC위민은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내고향여자축구단과의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에서 하루히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상대 최금옥과 김경영에게 내리 실점을 허용해 1-2로 역전패하며 탈락했다.
이날 수원FC위민은 전반전 초반부터 내고향을 상대로 몰아붙이고도 득점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후반전 들어 하루히가 선제골을 터트리며 리드를 잡았지만, 밀레니냐의 실수로 인해 역전골을 허용하고 '에이스' 지소연이 페널티킥을 실축해 동점을 만들 찬스를 날리면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자존심이 걸린 '남북 대결'이었기에 더욱 쓰라린 패배다.
수원FC위민 선수단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경기장에 주저앉아 슬퍼했다. 지소연은 페널티킥을 놓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듯 유니폼으로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길영 감독의 표정도 어두웠다.
박 감독은 "궂은 날씨에도 우리를 응원해 주시기 위해 온 팬분들께 죄송하다. 많은 기자분들께도 감사하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아쉬운 경기였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울음 섞인 목소리로 소감을 전했다.
수원FC위민은 이번 경기, 나아가 이번 대회에서 홈 팀이 누릴 수 있는 이점을 기대했다. 그러나 양 팀을 모두 응원하기 위해 조성된 공동응원단의 응원이 수원FC위민보다는 내고향에 치중된 탓에 수원FC위민은 홈 경기장임에도 불구하고 '홈 어드밴티지'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 게 사실이다.
박 감독도 "우리는 대한민국 축구팀인 수원FC위민"이라며 "사실 여러 가지로 경기 하는 내내 속상하기도 하고, 마음이 조금 그랬다"고 인정했다.
박 감독은 이번 경기를 통해 여자축구가 발전하고, 여자축구에 많은 관심이 모이기를 기대할 것 같다는 이야기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내 생각은 명확하다. 여자축구가 더 관심을 받으려면 오늘 경기에서 승리가 필요했다. 이 자리가 어떻게 보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여자축구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열악하다. 오늘 사실 관중이 이렇게 많이 와서 경기를 하는 것도, 많은 기자들을 만나는 것도 처음이다. 설레이기도 하고 너무 반가웠다"고 말했다.
또 "우리 선수들은 하나였다.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우리가 뛰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뛰었다. 이 경기가 여자축구 발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경기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그리고 페널티킥을 실축한 지소연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지 묻자 박 감독은 "오늘 경기는 선수들이 한 발짝 더 뛴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전반전에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후반전에도 세컨드볼에 대해 많이 강조했다.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이야기했다.
박 감독은 "지소연 선수에게 페널티킥을 맡긴 것은 나다. 그 책임은 나에게 있다. 지소연 선수에게 '신경 쓰지 말고, 내가 차라고 한 거니까 고개 숙이지 말라'고 할 것"이라며 페널티킥 실축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면서 지소연을 감쌌다.
박 감독은 끝으로 "지난해 11월 예선부터 지금까지 우리와 같이 고생한 분들이 많다. 정말 고생했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수원FC를 응원해 주시는 포트리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결과까지 가져와야 했는데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많은 관심 좀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말과 함께 기자회견을 마쳤다.
사진=수원, 고아라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