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아마미오시마, 유준상 기자) "선수가 가진 경험과 능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밀어주고 도와주는 게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4년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는 그해 12월 키움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불펜을 강화했다. 현금 10억원,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내주고 투수 조상우를 영입했다.
조상우는 검증된 불펜 자원이다. 2013년 1라운드 1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그는 프로 2년 차였던 2014년 팀의 핵심 불펜투수로 발돋움했다. 2020년에는 33세이브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015·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 등 국제대회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그만큼 KIA의 기대치는 높았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조상우는 3~4월 15경기 13이닝 2승 2패 7홀드 평균자책점 1.38을 올렸다. 하지만 5월 한 달간 15경기 12⅔이닝 1승 3패 6홀드 평균자책점 7.82로 흔들렸다. 6월 11경기 11이닝 8홀드 평균자책점 0.82로 호투를 펼쳤으나 7월 10경기 6⅓이닝 1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14.21로 부진했다.
조상우는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8월 11경기 7⅔이닝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35, 9월 이후 10경기 9⅓이닝 2승 2홀드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만 긴 시간 동안 기복을 보이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조상우의 2025시즌 최종 성적은 72경기 60이닝 6승 6패 2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0.
이동걸 KIA 투수코치는 보직의 변화를 주목했다. 이 코치는 "선수마다 기복을 겪는 시기가 있는데, 조상우가 6월에 엄청 잘해줬다. 여름이 지나고 부침을 좀 겪었는데, 크게 봤을 때는 첫 번째는 보직의 변화였다고 생각한다"며 "키움에서 부상을 당하긴 했지만, 오랫동안 마무리 투수를 맡았다. 마무리 투수는 경기가 흘러가는 상황에서 이기고 있을 때 준비해서 나오는 것이고, 불펜투수로서 7회나 8회를 책임지면 빨리 준비해줘야 한다. 팀이 지난해에 순위 경쟁을 하면서 빡빡하다 보니 4회나 5회부터 준비해줘야 했다"고 밝혔다.
또 이 코치는 "조상우가 키움에서 필승조를 할 때도 있었는데, 군대도 다녀왔고 부상도 있었다. 몇 년간 해오지 않은 루틴을 하기 시작하니까 체력 면에서 힘들 때 타자를 이겨내기 어려운 모습이 보였다"며 "그런 걸 거치면서 좀 더 준비하는 모습을 9월에 택했던 것 같다"고 짚었다.
9월 이후에는 패턴의 변화도 있었다는 게 이동걸 코치의 설명이다. 이 코치는 "부진의 터널을 지나면서 본인이 가진 구종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패턴의 변화도 있었다. 그냥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변화구 비율도 높였고 포크볼의 움직임에 변화를 주기도 했다. 9월에는 포크볼 비중을 높였다"며 "그러다 보니까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과 함께 방법이 바뀐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KIA는 올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조상우와 2년 총액 15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8억원, 인센티브 2억원)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조건부 옵트아웃(계약 파기)도 포함됐다. 조상우는 2년 동안 구단과 합의를 통해 설정한 기준 성적을 달성하면 2027시즌을 마무리한 뒤 KIA와 비FA 다년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이때 KIA 잔류가 이뤄지지 않으면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져 보상선수, 보상금 없이 나머지 9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KIA는 트레이드와 FA 계약까지 조상우를 위해 많은 걸 투자했다. 여전히 조상우를 믿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코치는 "초반에 어떻게 준비될지 모르겠지만, 압도적으로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도 저 선수의 경험이나 불펜투구하는 모습을 보면 어떤 패턴으로 던지고 스플리터를 활용해야 하고 이런 개념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불펜투구 때도 그런 걸 시도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얘기해준다"며 "선수가 가진 경험과 능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밀어주고 도와주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얘기했다.
사령탑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이범호 KIA 감독은 "우선 (성)영탁이, (전)상현이, (정)해영이를 (필승조로) 생각하고 있지만, 좌완 불펜이 들어가야 하고 (조)상우의 구위가 좋아지면 상우가 들어가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