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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말고 다른 일 배우려고 했다"…KIA 박준표, 현역 은퇴→전력분석원 새 출발 "선수들에게 도움 됐으면" [인터뷰]

기사입력 2025.12.24 00:07 / 기사수정 2025.12.24 00:07

24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9회초 KIA 박준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4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9회초 KIA 박준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투수 박준표가 전력분석원으로 야구 인생 2막을 시작한다.

KIA는 지난 10월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박준표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박준표는 현역 연장을 원했으나 행선지를 찾지 못했고,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그 과정에서 KIA가 박준표에게 전력분석원 활동을 제안했다.

박준표는 최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몸 상태도 괜찮고 힘도 남아 있어서 야구를 더 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연락이 오지 않았고, 아내도 있다 보니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야구 말고 아예 다른 일을 배워보려고 했고, 정말 기술부터 배우려고 했다. 당장 나가서 무슨 일이라도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말 KIA 박준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말 KIA 박준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박준표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사람은 이흥련 삼성 라이온즈 1군 배터리코치였다. 이 코치는 2023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뒤 지난해 SSG 랜더스 원정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했다. 2025시즌 친정팀 삼성에서 퓨처스팀(2군) 배터리코치를 맡았고, 내년에는 1군 배터리코치로 삼성 선수들을 지도할 예정이다.

박준표는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구단에서 '전력분석원으로 활동할 생각이 있느냐'고 제안해 하루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 이후 가족과 상의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며 "뭐가 좋은지 안 좋은지도 몰랐고 무슨 상황인지도 몰랐는데, (이)흥련이 형이 '구단에서 너를 신경 써주고 배려해준 것'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바로 (구단에) 알겠다고 했고, 구단의 제안에 대해 너무 감사했다"고 전했다.

1992년생인 박준표는 송정동초-진흥중-중앙고-동강대를 거쳐 2013년 7라운드 62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2013년 1군에 데뷔한 뒤 통산 314경기 329이닝 23승 11패 52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했다.

박준표가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건 2019년이었다. 그는 2019시즌 49경기 56이닝 5승 2패 15홀드 평균자책점 2.09의 성적을 올렸다. 이듬해에도 50경기 51⅔이닝 7승 1패 11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1.57로 활약하면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했다.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6회말 KIA 박준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6회말 KIA 박준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박준표는 2021시즌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5시즌에는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퓨처스리그(2군) 성적도 18경기 18⅔이닝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27로 기대 이하였다.

가장 큰 문제는 부상이었다. 박준표는 2020년 8월 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던 중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한 달 넘는 공백기를 가진 뒤 건강하게 복귀하긴 했지만, 부상 이전에 비해 위력이 떨어졌다.

박준표는 "손가락 부상 이후 밸런스가 많이 무너진 것 같다. 오히려 구속은 더 나왔는데, 부상 이후 팔꿈치를 쓰려고 하다 보니 힘은 있는데 가동 범위와 공의 무브먼트가 줄어드는 걸 느꼈다"며 "좀 더 많이 뛰었으면 잘할 자신이 있었는데, 못 뛴 것도 내 실력"이라고 아쉬워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은 더 조급해졌다. 박준표는 "2군에서는 포크볼을 많이 구사해서 성적이 좋았는데, 어쩌다가 1군에서 기회를 받았을 때 긴장했다. '못하면 (2군에) 내려가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니까 어렸을 때 긴장한 상태로 경기하는 것과 달랐다"며 "모든 게 내 실력 같다.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가 김도영, 윤도현, 박찬호의 활약, 김도현의 호투에 힘입어 삼성에 7:1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4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가 김도영, 윤도현, 박찬호의 활약, 김도현의 호투에 힘입어 삼성에 7:1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IA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 출발을 앞둔 박준표는 조금이라도 팀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남들보다 부족한 만큼 신인 때처럼 열심히 배울 것"이라며 "여기에서도 인정받고 싶다. 애매하게 가고 싶진 않다.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그게 내 직업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팬들에 대한 감사함도 잊지 않았다. 박준표는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날 비난하신 팬들보다 응원해 주신 팬들이 더 많았다. 어렸을 때부터 무등야구장을 보면서 야구했고 내가 좋아하는 팀에서 야구한 것도 너무 좋았다. 지금도 KIA에서 일할 수 있어 좋다"며 "항상 마운드에서 열심히 던졌다. 전력 투구를 하지 않은 적이 없다. 팬들의 기억 속에 열심히 던진 투수로 남고 싶다"고 얘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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