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2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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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리, 장문의 한글 손편지로 전한 진심…"'흑백요리사' 1년, 내 인생 완전히 바뀌어" [전문]

기사입력 2025.12.20 20:35 / 기사수정 2025.12.20 20:35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흑백요리사 시즌1' 준우승자 에드워드 리가 한국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한글로 쓴 편지를 공개했다. 

에드워드리는 20일 자신의 계정에 "지난 1년 동안 한국에서 경험한 모든 것에 대해 제 생각과 감사를 표현해 보고 싶었다. 아직 한국어를 배우는 중이지만, 이 글을 한국어로 쓰고 싶다. 이 편지를 쓰는 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 말을 찾기까지 제 인생 전체가 걸렸다고도 할 수 있겠다. 분명 몇 가지 실수가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니 너그러이봐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마음만큼은 꼭 한국어로 전하고 싶었다. 감사합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직접 손으로 쓴 편지도 공개했다. 편지 속 에드워드 리는 "제가 한국을 찾은 지, '흑백요리사' 때문에 유명해진 지 1년이 됐다. 또 한국을 바깥에서가 아닌 안에서 처음 본 것 역시 1년이 됐다"며 "1년이 지났고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내 피는 이제 순창의 햇빛에 말라가는 고추가루의 색이 됐다. 매운 것을 너무 좋아하는 입맛이 됐고 김치가 없는 날에는 잠이 안 온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올해 참 많이도 울었는데, 그 따뜻한 눈물이 부산의 여름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눈물은 슬픔 때문이 아니었다. 내가 느낄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깊은 행복과 감격 속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에드워드 리는 "나는 갑자기 파도처럼 한국에 밀려온 걸까. 나는 여기에 속해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파도처럼 다시 어둠이 가득한 바다로 끌려가게 될까"라며 나는 부서지는 파도가 되고 싶지 않다. 나는 한국의 바위에 달라붙은 미역이 돼 내 집이라 부르고 싶다"고 고국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뉴욕에서 자랐다. 미국에서 힘들지만 멋진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내가 자란 집을 사랑했고, 부모님을 사랑했다. 하지만 내 마음속으로는 항상 말 못 했던 마음은 '나는 한국인이었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어고, 한국에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음식이었다. 51년 동안 기회를 기다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올해까지 나는 나를 한국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한국 사람들의 미소와 사랑을 보기 전까지는"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결코 감사의 마음을 다 표현할 수가 없다"고 큰 사랑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1972년 생인 에드워드 리(이균)은 서울 태생으로 1세 때 가족들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뉴욕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후 출판사에 취직했다가 그만 둔 뒤, 요리를 시작했다. 2010년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 시즌8' 우승자로 얼굴을 알렸고, 지난해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서 준우승을 했다. 오는 1월 8일 첫 방송되는 채널A '셰프와 사냥꾼'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다음은 에드워드 리 글 전문.

일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한국을 찾은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흑백요리사 때문에 유명해진 지도 1년이 되었습니다. 한국을 바깥에서가 아닌 안에서 처음 본 것 역시 1년이 되었습니다.

1년이 지났고,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내 피는 이제 순창의 햇빛에 말라가는 고추 가루의 색이 되었습니다. 내 입맛이 매운 것을 너무 좋아하게 되어서 김치 없을 못 본 날엔 잠이 안 와요.

올해 참 많이도 울었는데, 그 따뜻한 눈물이 부산의 여름비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눈물은 슬픔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느낄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깊은 행복과 감격 속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나는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한국의 많은 장소를 보았습니다. 처음 안동의 산길을 걸어봤습니다. 처음 여수에서 낚시를 했습니다. 인천에서 자장면을 처음 먹어봤는데, 익숙한 맛이 새로운 맛처럼 느껴졌습니다.

나는 아직도 제주도의 소리를 이해할 수 없지만, 단어는 모르지만, 그 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속초에 갔을 때 해안에 부딪히는 파도를 보고 마치 내가 그 파도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는 갑자기 파도처럼 한국에 밀려온 걸까요?

속으로 생각합니다. 나는 여기에 속해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파도처럼 다시 어둠이 가득한 바다로 끌려가게 될까. 나는 부서지는 파도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한국의 바위에 달라붙은 미역이 되어 내 집이라 부르고 싶어요.

나는 뉴욕에서 자랐습니다. 미국에서 힘들지만 멋진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내가 자란 집을 사랑했고, 부모님을 사랑했어요. 하지만 내 마음 속으로는 항상 말 못했던 마음, 나는 한국인이었어.

나는 그 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어요. 한국에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음식. 51년 동안 찾을 성의 기회 기다렸습니다.

올해까지 나는 나를 한국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 줄은 전혀 몰랐어요. 한국 사람들의 미소와 사랑을 보기 전까지는요.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결코 감사의 마음을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1년간 내 가슴이 동백꽃처럼 한없이 커졌어요. 올해 내 딸은 젓갈을 너무 많이 먹어서 더 자란 것 같아요. 딸도 너무 많이 먹어서 턱 모양이 바뀌었어요.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눈이었습니다.

내 눈은 한국의 모습들을 사진처럼 포착합니다. 서울에서, 명동 아니면 강남의 번화한 거리를 걸을 때 나는 멈춰 서서 지켜봅니다. 수백 명의 한국인 얼굴이 바쁜 일상 속에 모여있습니다.

그리고 내 눈에는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에요.

언젠가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이균 Edward Kwon Lee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에드워드 리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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