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근한 기자)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이 최악의 2025년을 보낸 뒤 2026년 대반등을 노린다. 더그아웃 쓴소리 역할뿐만 아니라 3루수를 포함한 내야 주전 경쟁도 불사하겠단 게 안치홍의 마음가짐이다.
키움 구단은 지난 19일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안치홍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키움은 "1라운드에서 선발한 안치홍은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해 타선의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선수다. 풍부한 프로 경험과 뛰어난 워크에식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의 구심점 역할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안치홍은 2024시즌을 앞두고 상호 옵션이 포함된 계약기간 4+2년 총액 72억원 규모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안치홍은 2024시즌 128경기 타율 0.300(473타수 142안타), 13홈런, 6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7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안치홍은 2025시즌 커리어 사상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안치홍은 전반기 손목 부상과 부진으로 2군과 부상자 명단을 오가며 간신히 타율 1할을 넘겼다. 후반기에도 별다른 반전 없이 정규시즌을 남기면서 최종 성적 66경기 0.172(174타수 30안타) 2홈런 18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OPS는 0.475로 규정타석 30% 이상을 채운 리그 타자 중 가장 낮았다.
안치홍은 지난 가을야구 무대에서 엔트리에 들지 못해 포스트시즌 경기를 더그아웃 바깥에서 지켜만 봐야 했다. 2025시즌 종료 후엔 한화의 2차 대르프트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오르지 못했고, 키움의 1라운드 지명을 받으며 FA 이적 2년 만에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키움 구단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안치홍은 지난 2년 한화에서 FA 계약금 30억원을 포함한 연봉 10억원(2024년 5억원, 2025년 5억원)과 옵션 4억원까지 총 44억원을 받았다. '+2년' 상호 합의 옵션을 제외하면, 키움은 잔여 연봉 7억원(2026년 2억원, 2027년 5억원)과 옵션 매년 2억 원까지 총 2년 최대 11억원을 부담한다.
거기다 원소속팀 한화에 지급해야 하는 1라운드 양도금(이적료) 4억원까지 포함하면 키움은 이번 안치홍 영입에 총 15억원을 쓴 셈이다.
안치홍은 24일 2차 드래프트 이적생들과 함께 고척돔을 찾아 마무리 캠프가 끝나고 돌아온 키움 설종진 감독과 첫 인사를 나눴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안치홍은 "2차 드래프트 보호 명단에서 풀렸다는 얘기만 들었고, 이후에 키움 지명 소식을 들었다. 새로운 기회라 생각하고 절실하게 준비하자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허승필 단장님이 직접 전화하셔서 꼭 필요한 선수라서 1라운드로 뽑았다고 전해주셨다. 그 말이 큰 힘이 됐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2025시즌은 안치홍 개인에게도 유독 쓰라린 한 해였다. 손목 부상과 기량 저하가 겹치면서 커리어 최악의 시간을 보낸 안치홍은 "2025년은 생각하기도 싫은 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타격폼과 훈련 방식 변화 등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는데도 끝내 답을 못 찾았다. 답답하고 힘든 시즌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이적은 그런 안치홍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안치홍은 "한화에 계속 남았더라도 다시 잘하려 했겠지만, 키움이 필요하다고 해줬으니 더 절실하게 준비하고 싶어진다"고 목소릴 높였다. 이어 "밖에서 봤던 키움은 예측하기 힘든 팀이지만, 그래서 더 매력 있는 팀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설종진 감독은 안치홍의 활용 방향을 두고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 수비 소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안치홍은 "수비 포지션을 이제 내가 가릴 처지는 아니다"며 "프로 데뷔도 3루수여서 경험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팀 상황에 맞춰 어디든 준비할 것”이라며 유연한 자세를 보였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키움에서 쓴소리를 할 더그아웃 리더 역할도 기대된다. 안치홍은 "지금까지는 팀에선 위에 형들이 있었기에 중간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필요하다면 여기선 싫은 소리도 해야 한다. 구단에서 그런 역할을 기대하는 것도 안다"고 강조했다.
키움 선수단에 안면이 있는 선수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안치홍은 "(이)형종이 형, (이)용규 형 외에는 잘 모르지만, 캠프에 들어가서 잘 어울리면 된다"라며 "고척돔도 크게 불편한 느낌은 없었다"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안치홍은 "나를 필요로 한 팀으로 왔으니까 더 절실한 마음으로 내년 시즌 준비해서 바로 좋은 활약을 다시 보여드릴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고척, 김근한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키움 히어로즈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