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7:06
스포츠

"광주 첫 타석? 눈물 나올 것 같다"…'두산맨' 박찬호, 팬들에게 '이해해 주셨으면' 양해 구한 이유는 [잠실 인터뷰]

기사입력 2025.11.23 13:34 / 기사수정 2025.11.23 13:34

두산 베어스 박찬호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곰들의 모임' 행사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잠실, 김유민 기자
두산 베어스 박찬호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곰들의 모임' 행사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잠실, 김유민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유민 기자) "진짜 눈물이 나올 것 같다."

박찬호는 지난 18일 두산 베어스와 계약기간 4년 최대 80억원(계약금 50억원, 연봉 총 28억원, 인센티브 2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14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박찬호는 데뷔 6년 차이던 2019시즌부터 팀의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이후 올해까지 매년 130경기 이상 출장을 이어오며 꾸준함과 내구성을 과시했고, 2022시즌부터는 타격에도 눈을 떴다. 지난해 134경기 타율 0.307(515타수 158안타) 5홈런 61타점 20도루로 커리어 하이를 경신, 프로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박찬호는 이번 시즌에도 134경기 타율 0.287(516타수 148안타) 5홈런 42타점 27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유격수의 기량을 유지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취득했고, 일찌감치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손꼽혔다. 그리고 결국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정들었던 KIA를 떠나 두산에서 새출발하게 됐다.

박찬호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곰들의 모임' 행사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아직 하나도 실감 안 난다"며 이적 소감을 밝혔다.

또 "사실 야구로, 플레이로 먼저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오자마자 이런 행사가 있었다. 좀 부담스럽긴 한데 최대한 즐기려고 노력하겠다"고 이번 행사에 참석한 소감도 함께 전했다.



계약 발표 직후 이틀 간은 축하 연락을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했다.

반면 KIA 전 동료들로부터 아쉬움의 연락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박찬호는 "이의리, 김도영, 윤도현 등 어린 친구들이 많이 아쉬워했다. (양)현종이형도 장문으로 메시지를 보내셨는데, 그걸 보고 마음이 많이 그랬다. '신인 때부터 빼빼 마른 선수가 의욕만 앞서서 그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로 시작해서 (문자가)쭉 왔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건 몰라도 현종이 형 선발 때 제가 타석에 들어가면 너무 찡할 것 같다. 아마 그 한 타석은 좀 첫 타석은 못 치지 않을까. 마음이 이렇게 되면 안 되는데, 최대한 냉정하게 해보겠다"며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이적 직후 자신의 SNS에 올린 이별 인사를 두고는 "3일 정도 걸린 것 같다. 계약이 확정된 상태에서 시간이 지났는데 그 기간에 시간이 있었다. 쓸 때마다 그렇게 오열하진 않았지만, 진짜 눈물이 떨어지더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두산 소속으로 광주 타석에 들어설 때를 상상하며 "차라리 침묵이었으면 좋겠다. 그럼 눈물이라도 안 나지 않겠나"라며 "박수가 나오면 진짜 눈물이 나올 것 같다. 그만큼 저한테 너무 정이 많이 든 팀이다. 제 20대 전부를 함께했고, 애들도 다 거기서 낳았다. 여러모로 저한테 너무 큰 팀이다. 그런 부분들은 두산 팬분들이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제 KIA에서의 추억들을 뒤로하고 두산의 주축 선수로 활약할 때다. 박찬호는 두산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사실 가장 좋은 조건으로 맞춰주신 것도 사실이다. 같은 금액의 팀이 있었지만, 그래도 두산이라는, 제 어릴 적 그런 로망 같은 게 있다. 그 부분이 가장 컸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본인을 '두린이'가 아닌 '두소년'이라 소개했다. 고향이 대구라 '삼린이'로 태어났지만, 야구를 시작하면서 두산을 좋아하게 됐다고.

그는 두산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는 질문에 "우승밖에 없다"며 "안 될 건 없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초반에 많이 흔들려서 그렇지 후반으로 갈수록 어린 선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니 미래가 밝아 보였다. 해가 갈수록 강한 팀이 되겠다고 스스로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FA 투수들만 잘 남아준다면 충분히 우승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다.



사진=잠실, 김유민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두산 베어스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