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한민국과 체코의 평가전 경기, 이정후가 경기장을 둘러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정후의 수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소식을 다루는 미국 팬 매체 '어라운드 더 포그혼'은 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중견수 이정후를 좋아하게 됐다. 이정후는 팬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수비 문제가 계속 이어지면 팬들은 그가 다른 포지션에서 뛰는 것에 익숙해져야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정후는 올 시즌 OAA(Outs Above Average) 부문에서 중견수들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오라클 파크에서 넓은 외야 수비 범위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보였다"며 "이정후도 수비에 대해 개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시즌을 마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정후가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이정후는 타율 0.266(560타수 149안타), 8홈런 55타점 10도루 73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734를 기록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올해 빅리그 2년 차를 맞은 이정후는 정규시즌 150경기 560타수 149안타 타율 0.266, 8홈런, 55타점, 10도루, 출루율 0.327, 장타율 0.407을 기록했다.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다만 시즌 중반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면서 페이스가 떨어졌다.
이정후는 수비 때문에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다. 지난 9월 27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6-3으로 앞선 8회초 1사 1루에서 본헤드 플레이를 했다. 헌터 굿맨의 외야 뜬공 타구를 처리한 뒤 아웃 카운트를 착각해 외야 관중석에 공을 던졌다. 이정후의 플레이가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미국 현지에서는 이정후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정후는 지난 9월 30일 귀국 인터뷰 당시 "수비가 좋을 때는 좋은 얘기가 안 나왔는데, (수비를) 못 하니까 계속 안 좋은 얘기만 나왔다. 수비도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7월 외야 수비가 확 안 좋아졌을 때가 있는데, 그때부터 스스로 생각이 너무 많아졌다. 중견수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타구를 잡아야 하는데, 플레이 중에 잡생각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그런 (좋지 않은) 상황들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대한민국과 체코의 평가전 경기,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사인을 해주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어라운드 더 포그혼은 "이정후는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는 사실상 신인 시즌에 가까웠다. 타격은 기복이 있었지만, 한 시즌 동안 빅리그 투수들과 162경기 일정에 적응한 것은 성장 요소로 본다"고 전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가 이번 오프시즌에 중견수를 새롭게 영입하고 이정후의 포지션을 우익수로 조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만약 지금 변화를 원한다면 해리슨 베이더, 트렌트 그리샴처럼 수비 능력이 더 좋은 중견수를 데려올 순 있다"며 "다만 2026년은 이정후가 중견수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후의 계약에 대해 주목하기도 했다. 어라운드 더 포그혼은 "이정후의 계약에는 2027시즌 종료 뒤 선수 옵션이 포함됐다. 이정후가 앞으로 두 시즌 동안 올해와 비슷한 성적을 유지하면 옵션을 행사해 팀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영입할 때 기대했던 것처럼 이정후가 공·수에서 모두 성장하면 더 큰 규모의 FA 계약을 노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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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