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상하이, 김환 기자) 일본 J1리그의 신흥 강호 마치다 젤비아에서 뛰는 한국 선수는 나상호와 오세훈만 있는 게 아니다.
지난 2023년 변성환 현 수원 삼성 감독이 지휘하던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준우승을 차지한 U-17 아시안컵에 이어 U-17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미드필더 차제훈은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차제훈에게는 U-17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양민혁(포츠머스), 윤도영(엑셀시오르), 박승수(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유럽에 진출한 전 동료들이 자극제이자 동기부여가 된다.
낯선 해외 생활과 출전 기회가 오지 않는 힘든 상황에서 차제훈을 지탱하는 것은 그의 단단한 멘털이다. 차제훈은 아직 마치다의 사령탑 구로다 고 감독의 눈에 들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자신에게도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면서 매일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선배 나상호와 오세훈의 존재도 그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21일(한국시간) 마치다 젤비아와 상하이 하이강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동부그룹 리그 페이즈 3차전이 열린 상하이 푸동 축구경기장에서 차제훈을 만나 일본 생활과 프로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차제훈과의 일문일답.

-마치다 입단 1년을 앞두고 있다. 일본 생활은 어떤가.
▲훈련량을 계속 높이면서 일본 축구에 적응하고, 또 배우고 있다. 일반적인 생활 면에서는 (나)상호 형과 (오)세훈이 형이 잘 챙겨주셔서 적응에는 어려움이 없었다.
-경기를 뛰지 못해 힘들지는 않나.
▲일단은 자기 객관화, 그러니까 '내가 왜 못 뛰는가'를 생각하고 있다. 남들보다 무엇을 더 잘해야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건데, 내가 부족해서 지금 뛰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경기에 나서지 못하더라도 발전하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U-20 대표팀에 계속 선발됐지만 월드컵에는 가지 못했는데.
▲16강에서 모로코에 져서 아쉽게 탈락했다. 프로에서 뛰는 형들도 많았고, 형들이 하는 걸 보면서 'K리그는 이런 축구를 하는구나'라는 걸 보고 배웠다. 16강에서 떨어진 것은 안타깝다. (최종 명단에 포함되지 못해) 아쉬움이 가장 컸다. 나도 외국 선수들과 붙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마치다에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최종 명단에) 떨어져서 굉장히 많이 아쉬웠지만, 아쉬운 마음은 하루도 가지 않았다. 다시 팀으로 돌아와서 더 배우자는 마음이 컸다.
-출전 욕구가 클 것 같다.
▲내 장점을 잃지 않는 선을 유지하면서 팀이 원하는 축구를 해서 (감독님께) 어필을 해야 할 것 같다.
-어린 나이에 해외 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처음에는 언어적인 부분이 너무 힘들었다. 일본 축구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언어도 안 통하니까 선수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말할 때마다 내가 못 알아들어서 나한테 욕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었다. 한동안 위축된 채 있다가 언어를 어느 정도 익히고 나서 그런 점을 극복하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

-마치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걸 후회하지는 않겠지만, U-17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선수들을 보면 마음이 복잡할 것 같다.
▲(양)민혁이나 (윤)도영이, (박)승수가 모두 해외로 갔다. 같이 축구를 했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무조건 자극이 된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얻는다. '내 친구들도 갔으니 나도 갈 수 있는 기회가 있겠구나' 생각한다. 자극도 되고, 동기부여도 된다.
-변성환 감독과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 받나.
▲프로에 오기 전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연락하다가 프로에 오고 나서는 감독님도 바쁘시고, 나도 팀에 적응하느라 바빠서 연락을 드리지 못한 것 같다.
사진=중국 상하이, 김환 기자 / 마치다 젤비아 / 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