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리버풀 원정 경기에서 해리 매과이어의 짜릿한 결승골로 승리를 거두며 후벵 아모림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리그 2연승에 성공했다.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필드에서 열린 경기가 맨유의 승리로 끝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약 9년 9개월 만이다. 시즌 개막 후 한동안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렸던 맨유는 지난 선덜랜드전 2-0 완승에 이어 라이벌 리버풀까지 꺾으면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아모림 감독이 지휘하는 맨유는 20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브라이언 음뵈모와 해리 매과이어의 득점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맨유는 승점 13점(4승1무3패)을 마크하며 리그 9위로 올라섰다. 2위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 차는 불과 3점, 선두 아스널과의 차이는 6점이다.
이날 맨유는 평소처럼 3-4-2-1 전형을 사용했다. 세네 라멘스가 골문을 지켰고, 루크 쇼, 해리 매과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백3를 구축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카세미루가 중원에 배치됐고, 디오고 달롯과 아마드 디알로가 측면을 책임졌다. 공격진은 마테우스 쿠냐, 메이슨 마운트, 브라이언 음뵈모로 구성됐다.
홈팀 리버풀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기오르기 마마르다슈빌리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밀로시 케르케즈, 버질 판데이크, 이브라히마 코나테, 코너 브래들리가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와 라이언 흐라번베르흐가 허리를 받쳤고, 코디 각포, 도미니크 소보슬러이, 모하메드 살라가 2선에서 최전방의 알렉산더 이삭을 지원했다.
탐색전을 벌일 틈도 없이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고 2분 만에 맨유가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브렌트퍼드에서 맨유로 이적한 신입생 음뵈모가 리버풀을 상대로 득점을 뽑아낸 것이다.
페르난데스의 패스를 받은 디알로가 상대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음뵈모를 향해 절묘한 패스를 보냈고, 음뵈모는 공을 컨트롤한 뒤 정교한 오른발 슛으로 리버풀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극초반 선제 실점을 내준 리버풀은 전반 14분 판데이크의 헤더와 전반 21분 각포의 슈팅으로 반격했으나 판데이크의 헤더는 빗나갔고 각포의 슈팅은 골대를 때렸다.
맨유는 전반 24분 페르난데스의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전반 26분과 전반 27분에는 마운트에게 슈팅 찬스가 있었지만 두 번의 슈팅 모두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반전 중반부터는 홈팀 리버풀이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리버풀은 전방의 이삭과 2선 자원들을 앞세워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전반 29분 이삭의 슈팅이 벗어나고 전반 35분 슈팅은 라멘스의 선방에 막히는 등 결정력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전반전은 맨유가 리드한 채 종료됐다.
리버풀은 후반전 초반부터 공격의 고삐를 세게 쥐었다. 후반 5분 각포가 기습 슈팅을 날렸지만 이것이 맨유 골대를 강타하고 나왔다. 후반 8분에는 살라가 결정적인 찬스에서 발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공이 골문을 외면했다.
맨유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카세미루와 디알로, 마운트를 불러들이고 마누엘 우가르테와 파트리크 도르구, 그리고 베냐민 세슈코를 투입했다. 리버풀은 흐라번베르흐, 맥알리스터, 브래들리를 커티스 존스, 휴고 에키티케, 플로리안 비르츠로 교체하며 공격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후반 24분 에키티케의 슈팅이 빗나가는 등 여전히 빈공이 이어지자 리버풀은 후반 27분 이삭을 빼는 강수를 뒀다. 이삭 대신 페데리커 키에사가 들어갔다.
승부수는 통했다. 후반 33분 키에사의 패스를 각포가 문전에서 밀어 넣으며 동점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리버풀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전 내내 뚜렷한 공격을 하지 못했던 맨유가 후반 39분 코너킥 상황에서 매과이어의 득점으로 다시 경기 균형추를 깨뜨렸다. 매과이어는 브루노의 크로스를 깔끔한 헤더로 연결해 리버풀 골문을 열어젖혔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8분이나 주어졌지만, 매과이어에게 실점한 이후 힘이 빠진 리버풀은 다시 경기를 되돌리지 못했다. 결국 시즌 첫 번째 '노스웨스트 더비'는 맨유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맨유가 안필드 원정에서 승리한 것은 네덜란드 국가대표 감독 출신 루이스 판할 감독이 팀을 지휘하던 2016년 이후 약 9년 9개월 만이다. 또한 맨유는 아모림 감독이 부임한 이후 처음으로 리그에서 연승에 성공했다.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라이벌전이었던 셈이다.
지도력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르며 최근 경질설이 제기되기도 했던 아모림 감독은 리버풀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내며 어려운 상황을 극복했다. 시즌 초반이라 상위권 팀들과의 승점 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리버풀전 승리를 발판으로 삼아 상위권 도약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대로 리버풀은 4연패에 빠지면서 시즌 초반부터 위기를 겪게 됐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위르겐 클롭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한 아르네 슬롯 감독은 경쟁자 아스널을 제치고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끌었지만, 이번 시즌에는 좀처럼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리버풀은 지난달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 극장골을 허용해 1-2로 패하더니, 이후 갈라타사라이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와 첼시, 맨유를 상대한 리그 경기에서 연달아 무릎을 꿇으며 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