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않았지만 포기한 척" 노시환 능청에 류현진도 놀랐다…"연기력 좋았다→승리 결정적 계기" [대전 현장]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연기력 좋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와의 홈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2연패를 끊고 81승55패3무를 마크, 매직넘버를 줄이지 못한 LG(84승52패3무)와의 경기차를 2.5경기차로 좁혔다.

0-1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은 '역대급' 반전드라마였다. 6회초 오스틴 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 0-1로 끌려가던 한화는 7회초 1사 2, 3루에서 노시환의 재치있는 플레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2, 3루 상황에서 3루주자였던 노시환은 하주석의 번트 때 투수 김영우가 3루로 공을 던진 사이 홈 쇄도를 시도했다. 포수 박동원이 공을 받자 포기하는 듯 속도를 늦췄던 노시환은 빠르게 몸을 비틀어 홈을 파고들었다. 박동원은 허겁지겁 노시환을 태그했으나 공이 없는 빈 글러브였다.

1-1 동점을 만든 한화는 이어 대타 이도윤의 적시타, 손아섭과 심우준의 연속 안타로 점수를 뒤집으며 분위기를 살렸고, 필승조 한승혁과 마무리 김서현이 깔끔하게 뒷문을 막고 승리를 완성했다.

이날이 사실상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선발 류현진은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다.

1회초 홍창기와 오스틴에게 안타를 맞고 1사 1,2루를 위기를 맞았으나 김현수에게 직선타를 이끌어내고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끝냈다. 2회초는 삼자범퇴로 깔끔했고, 3회초는 홍창기의 안타 외에는 위기가 없었다.

4회초를 가볍게 처리한 뒤 5회초에는 3루수 실책과 박동원의 2루타로 1사 2, 3루에 몰렸으나 박해민과 홍창기를 각각 삼진, 유격수 땅볼로 잡고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6회초 오스틴에게 홈런을 맞았고, 승리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나마 역전으로 패전을 지우고, 팀의 승리로 경기를 끝낸 것이 위안이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나의 10승은 전혀, 전혀 중요하지 않다"면서 "선수들이 모두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해 정말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날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노시환의 주루플레이에 대해서는 "아웃이 확실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의 실수를 캐치할 수 있었고, 그게 승리를 가져온 결정적 계기였던 것 같다. 포기하지 않았지만, 포기한 척했던 연기력도 좋았다"고 노시환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