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정현 기자) 헌국 남자 양궁 대표팀이 세상을 떠난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대표팀 박성수 감독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추모했다.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으로 구성된 한국 남자 양궁대표팀은 10일 광주 5.18 민주광장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6일 차 리커브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미국에 세트스코어 6-0(56-55, 57-55, 59-56) 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우진-김제덕-이우석, 세 선수의 단체전 조합이 지난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단체 금메달에 이은 세계 대회 금메달을 만들었다. 세계선수권 남자 단체전에서 한국이 3연패를 달성한 순간이었다.
결승전 도중 아찔한 상황도 이겨냈다. 세트 점수 4-0으로 앞서던 3엔드 시작을 앞두고, 한국 선수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이우석의 손에 있던 핑거탭이 빠진 것이다.
한국은 원래 이우석이 1번, 김제덕이 2번, 김우진이 3번에 사로에 나와 화살 시위를 당겼지만, 이 문제로 순번을 김제덕 김우진-이우석으로 바꿨다.
김우진이 10점, 김제덕이 9점을 쏘고 핑거탭을 고친 이우석이 활시위를 당겼다. 10점에 명중했다. 그렇게 한국은 두 번째 화살에 3명 모두 10점을 쏘며 미국에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완승을 거뒀다.
이날 메달 시상식에서 남자 선수들은 잠시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 최근 세상을 떠난 박성수 전 남자 양궁 대표팀 감독을 추모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우진은 "마지막에 저희가 메달 세리머니를 할 때 잠시나마 묵념의 시간을 조금 가졌다. 그래서 저희가 파리 올림픽 때 함께했던 박성수 감독님을 조금이나마 기릴 수 있는 그리고 가장 정상 높은 곳에서 기릴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이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세계선수권 대회에 3연패에 대해, 김우진은 "올해 2025년 광주 세계선수권을 준비한 만큼 우리가 단체전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그 결과를 이제 얻은 것 같아서 매우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선수들은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만이 목표가 아니라 앞으로도 더 많은 목표가 남아 있으니까 더욱더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시합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경기 도중 핑거탭이 빠졌던 이우석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처음으로 뛰어 봤는데 가장 최우선 목표였던 단체전 우승을 해가지고 개인적으로 맞아 마음이 되게 편했다. 내가 제일 상태가 많이 안 좋아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옆에서 많이 커버해 줘서 금메달로 돌아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경기 도중 순번이 바뀐 것에 대해, 김우진은 "(이)우석 선수 장비 이슈가 조금 있었다. 손에 끼는 탭의 끈이 풀려서 잠깐 순번 이동을 했었다. 다행히 무리 없이 잘 해결돼서 좋은 경기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우석도 "의욕 과다였다"라며 "파이팅하다가 너무 세게 내리치는 바람에 끈이 빠져버렸다. 그런 상황에서도 연습했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순번을 바꾸면서도 연습했었다. 연습이 결과론적으로 나온 것 같아서 다음에 그런 연습 더 해야 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명하면서 "마지막 세 번째 엔드 이제 들어가기 전에 파이팅을 저희가 했다. 그 때 이제 (김)재덕이 손이랑 내 손이랑 약간 교차가 됐는데 그때 그게 눌린 거다. 파이팅 하면서 내렸는데 그게 눌리면서 빠져가지고 이제 둘 다 벌벌 떨면서 이제 넣느라 순번은 그때 이제 후다닥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양궁 단체전에서 순번이 바뀌는 것은 의미가 크다. 순번마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서 배치한다. 순번이 바뀌었음에도 이우석은 흔들리지 않고 10점에 명중했다.
이우석은 "내가 1번으로 하고 김제덕 선수가 2번, 김우진 선수가 3번으로 연습을 주로 많이 하긴 했지만 이제 시합이라는 상황이라는 게 이제 어떤 상황이 나올지 모르니까 한 번씩 바꿔서 어떨 때는 김재석 선수가 컨디션이 더 좋으니까 1번 할 때도 있고 김우진 선수가 1번 하지는 않았다. 김우진 선수는 3번 했다. 나랑 김제덕 선수만 1, 2번만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그렇게 연습을 많이 했고 김우진 선수가 아무래도 이제 경력이 많고 이제 강심장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평생 3번을 해줘야 하지 않나. 못 보낸다. 45세까지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