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에서 한국 국가대표 김민재를 '3옵션 로테이션' 자원으로 만든 장본인, 요나탄 타가 독일 대표팀 경기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으며 비판의 중심에 섰다.
독일 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 A조 1차전에서 홈팀 슬로바키아에 0-2로 완패하며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번 패배는 독일 월드컵 예선 역사상 원정 경기 첫 패배라는 기록으로, 42경기만에 역사적인 기록이 깨지게 됐다.
경기 초반 독일은 높은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슬로바키아는 빠른 역습으로 독일의 균형을 흔들었다.
전반 7분 슬로바키아의 노르베르트 기옴베르가 깊숙이 침투해 헤더 슈팅을 시도했으나 빗맞았다. 전반 21분에는 레오 사우어의 오른발 강력 슈팅이 골키퍼 올리버 바우만에 막히며 아쉽게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슬로바키아는 세밀한 포지셔닝과 공간 활용으로 독일의 압박을 견디며 결정적인 기회를 기다렸다.

전반 막판 독일 수비가 흔들리며 결국 실점을 내주었다. 비르츠가 중앙에서 볼을 잃자 슬로바키아는 곧바로 역습을 전개했다. 스트렐레츠가 한츠코에게 정확한 원투 패스를 연결했고, 한츠코는 왼발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특히 역습 과정에서 느린 발을 가진 요나탄 타와 안토니오 뤼디거는 공간을 제대로 커버하지 못하며 허점이 노출됐다.
후반에도 독일의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나겔스만 감독은 공격 자원을 투입하며 라인을 끌어올렸으나, 중앙과 측면에서 수비 균형이 깨지며 역습에 취약했다. 후반 10분 스트렐레츠가 뤼디거를 완벽히 제친 뒤 왼발 감아차기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독일은 이후 측면 돌파와 크로스,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노렸지만 슬로바키아의 촘촘한 수비 블록과 골키퍼 두브라브카의 안정적인 리딩에 막혔고 결국 0-2 패배의 수모를 겪었다.
선수 개개인 평가도 부진을 그대로 반영했다. 특히 수비진을 향한 평점이 굉장히 낮았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특히 요나탄 타와 안토니오 뤼디거, 두 센터백에게 모두 최저 평점인 6점을 부여했다. 독일 언론에서 6점은 사실상 낙제에 가까운 평가다.
독일 축구 전문 매체 '분데스리가 뉴스'도 경기 평점을 통해 타의 부진을 꼬집었다. 매체는 "타는 대부분의 개인 대결에서는 승리했지만, 후반전에 들어 실수와 불안한 장면이 이어졌다"며 "이로 인해 독일 수비 조직 전체가 흔들리며 슬로바키아 공격진에게 과도한 공간을 허용했다"고 분석하며 평점 10점 만점 중 4점을 매겼다. 이는 수비 라인에서 뤼디거(3점)에 이어 낮은 점수였다.
경기 후 타 역시 스스로도 부진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국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경기에서 거의 통제력을 잃었고, 완전히 패배할 만했다. 아주, 아주 약한 경기력이었다"며 자책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결과는 우리 모두에게 충격이다. 솔직히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대표팀 차원에서 이번 패배는 큰 충격이다.
각 조 1위만이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얻는 유럽 예선에서 첫 경기부터 패배하며 A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조 2위로 밀릴 경우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므로, 이번 결과는 독일의 월드컵 직행 가능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번 패배는 단순한 국가대표 경기의 문제를 넘어 소속팀 뮌헨에서의 타 역할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여름 뮌헨으로 이적한 타는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주전 센터백으로 기대를 받았으나, 시즌 초반부터 수비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뮌헨은 지난 31일 아우크스부르크 원정에서 3-2로 승리했지만, 경기 막판까지 수비 집중력 문제로 위기를 겪었다. 당시 독일 '겟 풋볼 뉴스 저머니'는 "타와 우파메카노는 경기 내내 집중력이 떨어졌고, 상대 공격수에게 과도한 공간을 허용했다"고 혹평했다.
이러한 타의 부진이 김민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부상과 경기력 기복으로 주전에서 밀린 김민재는 시즌 초반 교체 자원으로 활용됐지만, 현 주전 수비진이 흔들리면서 다시 선발 복귀 가능성이 커졌다.
뮌헨은 분데스리가, DFB-포칼,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빡빡한 일정을 앞두고 있어 수비 로테이션이 필수적이다. 안정적인 수비력과 빌드업 능력을 갖춘 김민재는 이번 불안 상황에서 충분히 복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동시에 비판을 받고 있는 타가 흔들린다면, 김민재는 다시 주전 경쟁에 뛰어들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