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주원 기자) 대한민국을 뒤흔든 드라마 '모래시계'의 실제 주인공 이야기가 공개됐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이하 '꼬꼬무')가 특집 : 더 레전드 2 방송을 통해, 30년 전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었던 드라마 '모래시계'와 그 배경이 된 실제 사건, 슬롯머신과 권력형 비리의 민낯을 재조명해 충격을 안겼다.
지난 4일 방송된 '꼬꼬무' 191회에는 가수 화사, 배우 장동윤, 현봉식이 리스너로 참여해 1990년대 한국 사회를 뒤흔든 '모래시계' 신드롬과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의 실체를 함께 되짚었다.
1995년 1월, 특정 시간이 되면 거리에서 사람들이 자취를 감췄고, 시민들은 약속을 미루고 집으로 향했다. 도시의 불이 꺼지듯 텅 비는 현상은 드라마 '모래시계' 때문이었다.
배우 최민수, 고현정, 박상원, 이정재 등이 출연한 '모래시계'는 권력과 조폭, 카지노를 소재로 한국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최고 시청률은 무려 64.5%를 기록했으며, '모래시계는 곧 귀가 시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다.
윤재용 회장 역을 맡은 배우 박근형은 "카지노가 드라마에 나온 것은 최초였다"며 작품의 파격성을 회상했다. 장동윤은 SBS 새 드라마 '사마귀'에서 모자 호흡을 맞춘 배우 고현정의 30년 전 모습을 보고 "풋풋하고, 새롭고 신기하다"고 감탄했다. 또 "이건 드라마가 아니라 하나의 사회, 문화 현상"이라며 감탄했다.
'모래시계'는 단순한 로맨스물이 아닌 정치권, 카지노 대부, 조직폭력배로 연결되는 권력의 민낯을 담으며 당시 사회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 줬다. 군부독재 시절 막을 내린 직후 삼청교육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등 금기시되던 정치·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첫 드라마이기도 했다. 방송 시간에는 심지어 조직폭력배마저 싸움을 멈췄다는 웃픈 일화를 전했다.
드라마 '모래시계'의 모티브는 방송 2년 전 벌어진 '슬롯머신 비리 사건'이었다. 그 중심에 있던 정덕진은 암표상 출신으로 나이트클럽, 카지노 사업을 거치며 거부로 성장했고, 현재 가치 1조 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대부였다.
그는 드라마 속 윤재용 회장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 있다. 이를 '모래시계'에서 연기한 박근형은 "그 분을 멀리서 본 적이 있었다. 연기하면서도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있었다"며 "권력 욕심이 강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배우로서 신이 나긴 했다"고 전했다.
정덕진은 서방파 김태촌 등 조직폭력배는 물론 고위 권력층과도 유착했다. 정치권 인사들에게 막대한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그 중 '코드명 P'의 실체가 드러났다. 노태우 정권 당시 국회의원과 장관을 지낸 박철언 전 의원이 총 6억 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고위공무원 130명이 적발되고, 그 중 국가안전기획부 기조실장이었던 엄삼탁이 최후의 커넥션이라고 알려지며 나라가 뒤집혔다. 사건이 밝혀지고 5년 후, 정덕진은 필리핀에서 도박 중독자로 전략했다.
장동윤은 이 이야기에 "나쁜 짓을 하면 한때는 빛을 볼 수 있지만, 결론은 삶이 비루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오늘 꼬꼬무 모래시계 편, 본 방송 챙겨 보던 추억이 새록새록 났네요", "꼬꼬무 이런 특집도 좋네. 모래시계가 유명한 드라마인 줄은 알았지만 무슨 내용인지는 이제 알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1:1로 전달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 SBS를 통해 방송된다.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장주원 기자 juwon52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