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크리스탈 팰리스의 주장, 마크 게히의 리버풀 이적이 마감일에 극적으로 무산됐다.
개인 합의는 물론, 메디컬 테스트까지 마친 상황에서 팰리스의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이 강력히 반대 의사를 표하며 거래가 중단된 것이다.
잉글랜드 대표팀 수비수 게히는 구단과 작별 인사 영상까지 촬영했지만 결국 팰리스에 잔류하게 됐다.
복수의 영국 현지 매체는 2일(한국시간) 이적시장 마감이 한 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게히의 리버풀 이적 절차가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리버풀과 팰리스는 3500만 파운드(약 659억원)의 이적료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면서 이적 절차를 밟고 있었지만, 글라스너 팰리스 감독이 직접 제동을 걸며 이적이 좌절됐다.
게히의 대체자로 영입하려했던 브라이턴 수비수 이고르 줄리오의 영입이 무산되면서 글라스너 감독이 팀 주장을 지키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팰리스는 이보다 먼저 프랑스 리그앙 소속팀 툴루즈에서 19세 수비수 제이디 칸보를 영입,팰리스 회장 스티브 패리시가 계약 만료를 앞둔 게히의 매각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글라스너 감독이 더 경험 많은 센터백을 원하면서 그 반대에 막혔다.
여기에 더해, 영국 '토크스포츠'의 알렉스 크룩 기자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글라스너 감독은 '대체 영입 없이 게히를 팔 경우 사임하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전달했다는 충격적인 소식까지 전해졌다.
즉 감독이 구단주와 이사회에 협박성 압박을 가하며 선수 잔류를 사실상 강제로 이끌어낸 셈이다.
게히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 내내 리버풀의 최우선 타깃으로 꼽혔다. 이미 개인 합의와 메디컬까지 마쳤지만, 구단 내부의 이해 충돌과 대체자 영입 실패로 인해 거래가 끝내 무산된 것이다.
복수의 매체들은 게히는 최소한 내년 1월까지 팰리스에 잔류하지만 내년 여름 자유계약으로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팰리스 같은 중형 구단에게는 거액인 3500만 파운드를 잃게 되는 셈이다.
사실 글라스너 감독은 게히의 잔류를 원한다는 입장을 시즌이 시작하고도 계속해서 내비쳐왔다. 지난 1일 애스턴 빌라전 3-0 승리 직후에도 글라스너 감독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난 3월에 이미 합의했다. 적절한 대체자를 영입할 경우에만 마크를 팔 수 있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7월 프리시즌 시작 이후 지금까지 대체 영입은 없었다. 합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으므로 게히를 팔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는 감독의 개인적 바람이 아니다. 성공적인 시즌을 위해 필수적이다. 팬들은 최고의 선수를 볼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점은 리버풀행을 앞둔 게히는 구단에서의 작별 영상도 이미 촬영해 놓은 상태였다는 점이다. 이적 무산 이후 유출된 3분 동영상에는 게히가 첼시에서 팰리스로 합류한 뒤부터 보여준 활약과 지난 FA컵 우승 장면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영상 마지막에는 "Thank you Skip(고마워, 주장)"이라는 문구가 담겨 있어 이 상황을 더욱 민망하게 만든다. 작별인사를 마치고도 결국 게히는 다시 팰리스 유니폼을 입고 시즌을 이어가게 됐다.
한편, 게히는 이번 시즌 초반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빌라전에서 골까지 기록하며 건재함을 증명했고, 잔류 결정 직후에도 높은 프로의식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내년 겨울 이적 시장이 다가오면 리버풀을 비롯한 복수 빅클럽의 러브콜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이적 무산으로 팰리스 구단주와 글라스너 감독의 권한 싸움, 그리고 게히의 선수 커리어가 엮인 갈등의 단면만이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