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결국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코리안리거가 전멸하는 걸까. 대한민국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의 이적 가능성이 떠올랐다.
만약 황희찬마저 영국 밖으로 떠난다면 국내 축구 팬들은 다음 시즌 한국 선수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보지 못하게 된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9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희찬의 이적 가능성을 보도했다.
이탈리아 출신 로마노 기자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SNS 등을 통해 활발히 활동하며 각종 클럽과 선수들의 이적설 및 인터뷰를 보도하는 언론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선수의 이적 및 재계약이 확정된 거 같으면 '히어 위 고(Here we go)'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로마노 기자는 "이미 두 개의 클럽이 접근하고 있는 황희찬은 이번 여름 울버햄튼을 떠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은 불과 1년 만에 울버햄튼 주전 공격수에서 방출 후보가 됐다.
2023-2024시즌에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당시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 3도움을 올리며 유럽 빅리그에서 처음으로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터뜨리는 등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이 두드러지자 2023년 12월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2028년 여름까지 장기 재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만큼 구단은 황희찬에 대한 신뢰가 컸다.
그러나 2024-2025시즌 황희찬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지난 시즌 황희찬은 모든 대회에서 25경기에 나와 2골 1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다. 출전시간 총합도 868분에 그쳤다. 부상으로 인해 명단에서 제외되는 횟수가 적지 않았으나, 울버햄튼의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은 황희찬을 거의 기용하지 않았다.
출전시간이 급격하게 줄면서 황희찬이 이번 여름 울버햄튼을 떠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적 가능성이 떠올랐지만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여름 프리시즌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스토크 시티와의 친선전에서 후반전 교체로 나와 페널티킥을 이끌어 낸 후 직접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친선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음에도 황희찬은 이후 진행된 울버햄튼 전선전에서 철저하게 교체 선수로 기용됐다. 지난달 31일 RC랑스(프랑스)와의 친선전에서 후반 15분에 교체 투입됐고, 지난 4일 지로나(스페인)와의 맞대결에선 늦은 시간에 교체돼 단 9분만 소화했다.
페레이라 감독은 친선전을 치르는 동안 황희찬을 선발로 쓰지 않으면서 새 시즌에도 그를 중용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줬다.
결국 울버햄튼 주전 복귀 가능성이 낮아지자 2025-2026시즌 개막을 앞두고 황희찬이 클럽을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마침 황희찬 영입에 관심을 보인 클럽들이 등장해 이적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떤 클럽이 황희찬 영입에 관심을 보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동료인 백승호가 뛰고 있는 잉글랜드 2부팀 버밍엄 시티가 황희찬 영입에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희찬이 2부에서 뛰는 걸 원치 않기에 버밍엄 이적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다. 영국 '버밍엄월드'는 "황희찬은 버밍엄으로 단기 이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버밍엄이 관심을 보였지만, 황희찬은 챔피언십에서 뛸 의향이 없다는 통보를 전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황희찬이 울버햄튼을 떠날 경우, 그의 다음 행선지에 따라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코리안리거가 전멸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이자 10년 동안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맹활약한 손흥민은 지난 7일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미국프로축구(MLS) LAFC로 이적했다.
토트넘의 유망주 양민혁도 지난 8일 잉글랜드 2부 포츠머스로 임대 이적했고, 프리미어리그 최초의 한국인 센터백 김지수도 새 시즌을 앞두고 독일 2부 팀인 1. FC 카이저슬라우테른으로 임대됐다.
이번 여름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에 합류한 윤도영 역시 곧바로 네덜란드 클럽 엑셀시오르 로테르담으로 임대를 떠났다. 최근에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2007년생 윙어 박승수도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해 다음 시즌 임대를 떠나거나 1군이 아닌 유소년 팀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을 떠난 가운데 황희찬마저 영국 밖으로 이적을 하게 된다면 국내 축구 팬들은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인 선수가 뛰는 경기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