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 같은 선수로 커 달라"는 사령탑의 바람이 헛된 기대가 아니었음을 증명한 하루였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18세 유망주 윙어 박승수가 '비공식 선발 데뷔전'을 소화했다.
홈구장에서 리그 개막 일주일 앞두고 치러서 더욱 인상 깊은 데뷔전이 됐다.
박승수는 당장 2군에서 축구종가에 적응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시간 내 1군 승격을 부름받아 유서 깊은 홈구장 세인트제임스파크를 누빌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품게 했다.
박승수는 9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어폰타인의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뉴캐슬과 에스파뇰(스페인)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63분을 소화하며 2-2 무승부에 기여했다.
프리미어리그 구단은 대개 새 시즌 개막 직전 다른 리그의 경쟁력 있는 팀을 초청해 홈구장에서 친선 경기를 벌인다. 선수들의 기량 점검은 물론 새 시즌 대비 홈구장 가동에 대한 리허설을 함께 하는 셈이다.
뉴캐슬은 이날 에스파뇰전에 이어 10일 0시 스페인 3대 빅클럽 중 하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붙는다.
뉴캐슬은 에스파뇰전에서 애런 램스데일 골키퍼를 비롯해 에밀 크라프트, 파비안 셰어, 댄 번, 매트 타겟, 루이스 마일리, 브루누 기마랑에스, 루이스 홀, 제이콥 머피, 윌 오술라, 박승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11명 전원이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5~6명은 뉴캐슬 주전이라고 해도 손색 없는 선수들이 박승수와 호흡을 맞췄다.
박승수는 1-1로 팽팽하던 후반 18분 숀 니브와 교체됐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왼쪽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에스파뇰 수비진을 괴롭혔다.
스피드와 과감하면서도 간결한 드리블을 활용해 여러 번 에스파뇰 수비수들을 제치고 동료들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박승수는 전반에 활발했다. 후반엔 다소 고전했으나 주말을 찾아 홈구장을 찾은 4만여 관중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축구통계매체에 따르면 박승수는 이날 전반전에 18개의 패스를 뿌려 모두 성공시켰다. 그라운드 볼 경함에서도 4번 시도해 4번 모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뉴캐슬 홈페이지는 "여름 이적 후 홈에서 첫 선발 출장한 젊은 윙어 박승수는 홈 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경기 초반부터 밝은 모습을 보였다"고 장내 분위기를 전했다.
K리그2 수원 삼성에서 뛰던 박승수는 지난달 뉴캐슬로 깜짝 이적했다. 이어 뉴캐슬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치른 한국 투어에 참여, 두 경기에서 모두 후반 30분 이후 들어와 열심히 뛰었다.
뉴캐슬은 박승수를 처음 영입할 때만 해도 그가 21세 이하(U-21) 팀에 합류한다고 공지했다. 프리미어리그는 U-21 팀이 참가하는 '프리미어리그2'를 운영하고 있다. 박승수는 프리미어리그2, 그리고 몇몇 친선 대회 등에 나설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개막 직전 스페인 1부리그 팀과의 친선 경기에 투입하면서 박승수가 당장은 아니어도 머지 않은 시간 내 1군에서 가동될 확률이 높아졌다. 프리미어리그는 아니어도 리그컵이나 FA컵 초반 라운드엔 박승수가 전격 투입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뉴캐슬을 이끄는 하우 감독은 지난 한국 투어 기간 "박승수가 손흥민처럼 컸으면 좋겠다"며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계보 잇기를 기대했다.
뉴캐슬은 이날 전반 17분 에두 엑스포시토에게 실점한 뒤 전반 21분 타겟, 후반 32분 머피의 연속골로 역전했으나 후반 44분 원정팀 키게 가르시아에게 실점해 승리 사냥에 실패했다.
뉴캐슬은 16일 오후 8시30분 강호 애스턴 빌라와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2025-2026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치른다.
뉴캐슬은 지난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대주주로 들어온 뒤 구단에 자본이 확충되면서 발전하고 있다. 2023-2024시즌엔 20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리버풀, 토트넘 등을 따돌렸다.
이어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5위를 차지해 2년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다시 진출한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시즌 UEFA 클럽대항전 성적이 좋아 기존 4팀에서 5팀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늘어났다.
사진=뉴캐슬 유나이티드 / 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