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가수 전소미가 '혼란'을 '성장'으로 바꿨다.
최근 전소미는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두 번째 미니앨범 '카오틱 & 컨퓨즈드(Chaotic & Confused)'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전소미의 새 앨범 '카오틱 & 컨퓨즈드'는 보다 솔직하고 다양한 이야기들과 함께 음악적 도전과 변화를 집약한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을 선언하는 이정표이다.
'변화'라는 단어, 그 자체인 신보 발표를 앞두고 전소미는 "너무 새로운 모습이라 당황하실 수도 있고 많이 색다르다고 느끼실 것 같은데 그게 저의 목표"라며 "그동안 하고 싶고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들을 앨범에 담았다. 시기적으로도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서 잘 표현이 된 것 같아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혼돈과 혼란 상태를 의미하는 '카오틱 & 컨퓨즈드'라는 앨범명도 심상치 않다. 전소미는 "앨범을 준비할 때 아티스트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24살이 되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혼란스러운 일들이 생기면서 어른이 되는 것 같더라. 그 과정에서 묶인 감정들이 많았는데, 그게 바로 '카오스'적인 상태였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통은 앨범에 대해 팝 기반이다, 댄스곡이다 설명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제가 만든 곡들을 포함해 여러 장르가 섞여 있어서 하나로 묶기 어려웠다"며 "혼란스러운 상황을 받아들이고 나만의 것으로 승화시켜 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카오틱 & 컨퓨즈드'라는 앨범명 아래 제가 느꼈던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넣게 됐다"고 덧붙였다.
솔로 데뷔만 7년 차,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 활동 시절까지 포함하면 데뷔 10년 차인 전소미에게 변화를 꾀하는 일이 말처럼 쉽진 않았을 터. 누구나 이 정도 연차가 쌓이면 변화를 시도하는 일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
전소미는 "변화를 의도적으로 노린 건 아니"라면서 "시기적으로 제 이야기를 솔직하게 노래하고 작업하는 중인데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성숙함이 생긴 것 같다. 그리고 이젠 그 성숙함을 표현할 수 있는 단계에 슬슬 이른 것 같다"고 전했다.
스터터 하우스(Stutter House)라는 새로운 장르적 시도를 꾀한 타이틀곡 '클로저(CLOSER)'는 Sean Kingston의 '뷰티풀 걸즈(Beautiful Girls)'를 샘플링했다. 관능적인 무드와 대비되는 강렬한 에너지, 고조되는 분위기와 함께 곡의 몰입감을 한층 더 높이며, 웅장하고도 세련된 사운드를 통해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전소미는 "유명한 곡을 샘플링했을 때 가장 좋은 극찬은 '원래 곡이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다른 노래가 됐다'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댄스곡으로 표현해서 원곡의 분위기가 많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좋은 부분들을 잘 살려내서 '클로저'가 탄생했다"며 "샘플링할 때 원곡의 특성을 존중하면서도 저만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제일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잘 나온 것 같아 만족한다"고 웃었다.
그는 "나를 예쁜 여자라고 불러달라는 느낌의 가사지만 말 그대로의 1차원적인 의미는 아니"라면서 "나를 예쁜 여자라고 불러달라고 하면서 얼굴에 피를 묻힌다거나 곰팡이를 뜯어낸다거나. 이번에 나르시시즘에 대해 공부를 해보니 스스로를 너무 사랑해서 역설적으로 증오하는 마음도 생긴다고 하더라. 그런 감정선을 연기하려고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미 모두가 각자의 매력을 지니고 있고 충분히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외모는 누군가의 시선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 저는 모두가 아름답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 의미를 담아 표현하려고 했다"고 얘기했다.
전소미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곡의 메시지를 특별한 스페셜 컬래버 무대로 풀어냈다. 그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된 '제69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클로저'의 콘셉트에 맞춰 참가자들과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완성하며 건강하고 진취적인 여성의 아름다움을 조명, 대회에 의미를 더했다.
전소미는 "저한테 마이크 하나 쥐여주실 줄 알았는데 (없더라).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운을 뗀 뒤 "어릴 때부터 어른들이 미스코리아 나가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미스코리아에 대한 인식은, 아름다운 여성분들이 나와서 오랫동안 대회를 준비하고. 어쨌든 뮤직비디오에도 '미(美)'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고 저도 연습생 생활과 연관 지어서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를 위해 각지에서 열심히 준비하신 분들을 보며, 무대 뒤에 숨겨진 노력과 고통, 그리고 아름다움을 위해 쏟았을 시간을 생각하게 됐다. 그 마음에 존경과 위로, 그리고 힘을 전하고 싶었다. 누가 1등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그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을 위해 노래했다. 의상도 일부러 턱시도 재킷 스타일로 준비해 강인한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다. 무대 위뿐 아니라 평상시의 모습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는 스스로에게도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는 전소미.
"성격이 엄마를 닮았다. 오글거리는 말을 싫어해서 '너를 사랑해라' 같은 표현이 와닿지 않았고, 오히려 스스로를 몰아세워야 일이 잘 풀리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이번 컴백 준비 과정에서 혼란스러운 시기를 지나며 어른이 되어가는 와중,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내가 건강하고 스스로에게 만족해야 한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그래서 인터뷰에서도 전형적인 말 대신 솔직한 이야기를 더 하게 됐고, 무섭거나 두려운 것이 없는 시점이 됐다."
이번 앨범에는 선공개곡 '엑스트라(EXTRA)'와 타이틀곡 '클로저'를 비롯해 '에스커페이드(Escapade)', '카오틱 & 컨퓨즈드', '델루(DELU)'까지 총 5곡이 자리한다. 이 가운데 전소미는 수록곡 전곡 작사에 참여했으며 '에스커페이드'와 '델루'에는 작곡진에도 이름을 올려 음악적 역량을 과감히 드러냈다.
'클로저' 크레딧에서만 전소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타이틀곡은 그간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댄스 퍼포먼스를 이어가면서 한 단계 깊어진 전통 하우스 장르의 '클로저'를 택했다. 그는 "대중분들이 제게 바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패스트 포워드(Fast Forward)' 같은 댄스 퍼포먼스였던 것 같다"며 "혼란스러운 감정은 다른 수록곡에 담았지만 타이틀곡에서는 강인하면서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클로저'는 제가 노래하는 양보다 비트가 더 많다. 그래서 뮤직비디오나 콘셉트 포토에는 저의 의견이 주로 반영됐지만 곡에 있어선 회사 프로듀서 오빠들을 전적으로 믿고 갔다"고 했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더블랙레이블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