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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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눈에 안 띄려 했는데"…오태곤 '역전 결승 홈런' 이런 비화가→"역시 죽으라는 법 없다"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5.08.07 06:54 / 기사수정 2025.08.07 06:54

최원영 기자
왼쪽부터 SSG 랜더스 오태곤, 이숭용 감독.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왼쪽부터 SSG 랜더스 오태곤, 이숭용 감독.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 최원영 기자) 결국 해피엔딩이다.

SSG 랜더스는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5-4로 짜릿한 한 점 차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3연전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이뤘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오태곤이었다. 단 한 타석 만에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꿨다.

오태곤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0-2로 끌려가던 SSG는 6회 1사 1, 3루서 현원회의 1타점 좌전 적시타로 1-2 추격했다. 이후 2사 1, 2루 득점권 찬스서 채현우의 대타로 오태곤이 등장했다. 삼성 우완투수 이승현의 초구, 슬라이더는 볼이었다.

이어 오태곤은 이승현의 2구째, 134km/h 슬라이더를 공략해 비거리 125m의 역전 중월 3점포를 때려냈다. 단숨에 4-2로 점수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분위기를 가져온 SSG는 결국 5-4 승리를 차지했다.

SSG 랜더스 오태곤이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SSG 랜더스 오태곤이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오른쪽에 위치한 SSG 랜더스 오태곤이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홈런을 친 뒤 동료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오른쪽에 위치한 SSG 랜더스 오태곤이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홈런을 친 뒤 동료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이숭용 SSG 감독은 "오태곤의 대타 3점 홈런으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며 운을 띄웠다. 이 감독은 "6회 현원회가 1타점을 기록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후 오태곤의 3점 홈런이 터지면서 승리의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오)태곤이가 이번 경기의 히어로(Hero)다"고 칭찬했다.


승리 후 만난 오태곤은 홈런 상황부터 돌아봤다. 그는 "슬라이더를 노려서 친 것은 아니다. 이승현 선수가 패스트볼, 슬라이더 위주로 투구하는 투수더라"며 "두 개 중 어느 구종이든 스트라이크존만 잘 설정해 놓고 내 스윙을 하려 했다. 운이 좋았다"고 밝혔다.

경기 전 강병식 타격코치와 타격 폼에 변화를 준 것도 주효했다. 오태곤은 "코치님께서 자세를 교정해 주셨다. 왼쪽 어깨가 너무 빨리 열린다고 하셔서 그 부분을 (고치기 위해) 연습했다"며 "코치님과 둘이 타격 훈련을 했는데 옆에서 보시던 조동화 코치님도 '야 이게 더 좋은데?'라고 하시더라. 그게 경기에 그대로 나와 나도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까지 오태곤은 88경기서 시즌 타율 0.205, 대타 타율 0.200, 득점권 타율 0.186 등에 그쳤다. 그는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시는데 내가 잘 못 쳤다. 대타로 나가 잘하는 게 쉽진 않지만 계속 (찬스를) 놓치니 스스로 작아졌다"며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지만 '타석에 안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가운데에 위치한 SSG 랜더스 오태곤이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홈런을 친 뒤 축하 받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가운데에 위치한 SSG 랜더스 오태곤이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홈런을 친 뒤 축하 받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SSG 랜더스 오태곤이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SSG 랜더스 오태곤이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타격하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오태곤은 "첫 번째로 대타를 준비하는 선수는 감독님 옆에서 스윙을 하곤 한다. 그런데 난 안에 들어가 있었다"며 "감독님이 나를 찾을까 봐, 감독님 눈에 안 띄려고 그랬다. 그때 오준혁 코치님이 오셔서 경기에 나갈 준비를 하라고 하시더라. '그래, 사람 죽으라는 법은 없지. 해보자'는 각오로 임했다"고 전하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솔직히 한 타석 만에 결과를 내는 게 힘들긴 하다. 그라운드에 잠깐, 3분 정도 나갔다가 못 치면 나 때문에 경기에서 진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내가 쳤다면 어땠을까' 하게 된다"며 "이번엔 운 좋게 (홈런이) 나와 목숨을 연장한 것 같다. 정말 사람 죽으라는 법은 없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마음의 짐이 한결 가벼워졌는지 물었다. 오태곤은 "짐을 조금 덜었다. 한두 번 못 쳐도 감독님이 봐주시지 않을까 싶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오태곤은 "사실 타자들이 경기 후 남아서 스윙 연습을 하고, 날이 더워도 일찍 나와 타격 훈련에 임하고 있다. 투수들이 잘 버텨주고 있음에도 결과가 잘 안 나와 미안한 마음이 컸다. 남은 경기에선 야수들도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SG 랜더스 오태곤이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SSG 랜더스 오태곤이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인천, 김한준 기자



사진=엑스포츠뉴스 인천,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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