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10년 동안 토트넘 홋스퍼를 대표해온 손흥민이 마침내 작별을 고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세계 축구계가 주목한 손흥민 이적 '사가'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본인의 입으로 종지부를 찍으면서 마무리됐다.
이로써 지난 2015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한 이래 10년간의 동행은 올여름을 끝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손흥민은 2일 여의도 IFC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를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결정을 했다. 올 여름 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토트넘 팬들과 동료,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 경기가 팬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를 드릴 기회일지도 모른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를 통해 어디로 간다는 말을 전하러 온 것은 아니다. 향후 거취는 확실히 결정나면 이야기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오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따라서 이 경기가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프리시즌 기간 손흥민의 입지를 계속해서 강조해왔던 프랑크 감독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조심스럽게 물러섰다.
그는 "감독으로서 최근에 합류했기 때문에 그를 알게 된 기간이 길지는 않다. 하지만 짧은 기간동안 손흥민이 훌륭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선수이자, 사람으로서 배울 점이 많았다"면서 입을 열었다.
이어 "손흥민은 환상적인 10년을 보냈다. 모든 부분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선수와 구단의 결정을 이해한다. 개인적으로는 손흥민이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렸기에 지금이 팀을 떠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개인 의견을 더하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 이후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 경영진 및 신임 감독 토마스 프랑크에게 이적 결정을 알렸다"며, "현재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 FC와 이적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손흥민은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로부터도 접근을 받았지만, 현재로서는 MLS가 그의 가장 유력한 행선지"라고 덧붙였다.
로마노가 발언하면서 손흥민의 차기 행선지로는 LA FC로 결정날 전망이다. 이미 복수의 외신은 LAFC가 손흥민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스페인 일간지 '아스' 미국판은 지난달 "LAFC가 손흥민을 최우선 영입 타깃으로 삼고 계약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 손흥민의 LA 입성은 8월 중순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LAFC는 토마스 뮐러 등 유럽 출신 스타들과 함께 팀 재건을 진행 중이며, 손흥민을 마케팅 중심축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풋볼인사이더' 역시 1일 "손흥민 측과 LAFC 간의 대화는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손흥민 측과 개인 조건에 대한 논의도 시작됐다"면서 "이번 달 안으로 이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스카이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 역시 "손흥민과 LAFC 간 협상은 진지하게 진행 중이며, 구단 간 합의는 임박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아직 공식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고 신중함도 더했다.
구단 내부 사정에 정통한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토트넘은 손흥민의 헌신을 존중하고 있다. 이적을 원할 경우 협상에 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는 손흥민이 계약 만료까지 1년을 남겨둔 시점에서 팀의 '레전드'로서 명예로운 이별을 허용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구단 입장에서는 당장의 전력 손실뿐 아니라 상징적인 존재의 이탈이라는 리스크도 감수해야 하지만, 10년 가까이 헌신해온 손흥민에 대한 예우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셈이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이적 요청에 조건 없이 협상 테이블에 나섰다는 점을 통해 구단이 손흥민이 원하는 방향과 미래를 존중하며, 이별을 명예롭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구단의 태도가 확인된 것이다.
손흥민은 2015년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했다. 이후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을 기록했고, 2021-2022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을 차지했다.
무관의 아이콘이란 꼬리표를 떼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서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숙원을 풀었다. 그리고 이 우승이, 다음 단계를 위한 마지막 피날레였던 셈이 됐다.
한편 손흥민은 1일 인천국제공항 입국 당시에도 밝은 표정으로 팬들과 소통하며 특별한 팬서비스를 펼쳤다.
이후 안양에서 팬들과의 오픈 트레이닝을 가지고, 3일 뉴캐슬과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프리시즌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경기 결과와 별개로 이번 방한은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이 한국 팬들에게 남기는 작별 인사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토트넘 홋스퍼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