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조은혜 기자) "민폐 안 끼치고, 고참으로서 정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한화 이글스는 트레이드 마감일이었던 7월 31일 손아섭의 영입을 깜짝 발표했다. 한화는 NC 다이노스에 현금 3억원과 2026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주고 손아섭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손아섭은 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선수단에 합류했다. 지난달 24일 오른쪽 옆구리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그는 이날 간단한 티배팅과 주루 훈련을 소화했다.
김경문 감독은 손아섭의 합류 시점에 대해 "일단은 (1군 등록 가능한) 날짜가 아직 안 됐다. 우리 동료들과 조금 더 친숙해지는 시간을 좀 갖고 완전히 대전에서 배팅 치는 걸 더 보고, 완전히 괜찮다 싶으면 2군 경기를 한 경기라도 뛰고 투입을 하든지, 아니면 라이브 배팅을 하고 투입을 하든지 연습하는 걸 보고 결정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수비는 좀 더 봐야 하고, 이왕이면 부담 없는 지명타자를 많이 시키려고 한다. 상대 투수를 봐 가면서 (안)치홍이와 번갈아가면서 지명타자로 먼저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한다. 수비를 하면서 부담을 주는 것보다는 치는 쪽에 집중을 시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손아섭과의 일문일답.
-트레이드 소식은 언제, 어떻게 들었나.
▲어제 저녁에 집에서 누워서 야구보고 있었는데, 운영팀장님께 전화가 와서 이야기를 들었다. 멍하긴 했다. 트레이드는 처음이다 보니까 실감이 나지 않았던 부분도 있다.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해봤을 때, 나에게는 또다른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더 컸던 거 같다.
-어떤 기회라고 생각했나.
▲내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많은 기회를 받았지만 내가 느꼈을 때는 좁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때 나한테는 또 다른 좋은 기회고, 진심으로 한 번쯤은 야구를 같이 해보고 싶었던 김경문 감독님이 계시는 팀이라는 걸 들었을 때 또 야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트레이드를 막상 경험하니까 어떤가.
▲솔직히 신기하다. 정말 남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항상 트레이드로 가는 후배들, 오는 후배들을 맞이하고 또 아쉬운 이별을 하고 그런 상황만 겪다가 막상 당사자가 되니까 정신도 없고 실감이 나진 않더라. 그런데 야구를 하면서 나를 필요로 해주는 팀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좀 신기하긴 했다.
-트레이드가 발표되고 김경문 감독과 먼저 통화를 했다고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야구선수 생활을 하면서 감독님과 너무나도 꼭 한 번 (함께) 해보고 싶었다. 밑에서 배워보고 싶었는데,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기쁜 마음으로 경기 끝나자마자 전화를 드렸다. 감독님께서도 열심히 잘해보자라는 얘기를 해주셨다. 나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현재 1위 팀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가 있을 것 같다.
▲너무 훌륭한 팀이다. 1등이라는 것 자체가 가장 강한 팀이라는 건데, 합류할 수 있어 진심으로 영광이다. 민폐 안 끼치고 고참으로서 정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야구적으로도 그렇고, 고참 선수로서도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어서 지금이 좋은 분위기에 지금 잘 적응해 잘 돕고 싶다.
-선수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을 텐데.
▲너무 많이 왔다. 이름을 하나하나 얘기하기엔 30명 정도 되는 것 같다. (류)현진이 형을 포함해 한화에서도 친분이 있었던 선수들이 반갑게 연락해주셨다. NC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1군, 2군 할 것 없이 모든 연락을 줘서 너무 고맙다. 아직까지도 답을 다 못해서 미안한데, 시간이 여유로워지면 한 명한 명 연락을 해야할 것 같다.
-류현진은 어떤 얘기를 했나.
▲환영한다고, 잘해보자고 그렇게 얘기해주셨다.
-한국시리즈 출전에 대한 기대감도 있겠다.
▲아직까지 경기가 많이 남아있고 아직 한화 합류해 한 경기도 못 뛰었기 때문에 그부분은 아직은 크게 잘 잘 모르겠다. 어쨌든 뭔가 보탬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강하다. 김경문 감독님께서 나에게 기회를 주셨는데, 조금이나마 보답드리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현재 몸 상태는.
▲러닝이랑 수비는 100% 된다. 타격은 오늘 처음 시작을 했다. 아직 배팅은 안했고 티배팅만 했다. 오늘 강도에서는 아무 이상 없이 마무리했다. 통증 없이 잘 끝나서 단계별로 내일 더 올려서, 트레이닝 파트에서 주는 스케줄 대로 밟아나가려고 한다. 하루 빨리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팬분들 앞에서 근성있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손아섭의 합류로 한화가 얼마나 강해질까.
▲솔직히 선수 한 명으로 강해지기는 쉽지 않다. 좋은 팀, 좋은 분위기에서 민폐 끼치지 않고 같이 원팀 분위기를 잘 흡수해서 민폐만 안 끼치고 싶다. 단 한 경기 만이라도 나로 인해 이길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다.
-이제 한화 투수들을 상대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 부분은 확실히 호재라고 생각한다. 경기 수가 많이 안 남아 있어서 조금 아쉬운데(웃음), 한화 투수들을 상대하지 않는 부분은 투수와의 싸움에 있어서 그래도 좀 더 편안한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등번호는 원래 31번을 썼는데.
▲아마 다시 이야기 해봐야 할 것 같다. (현재 31번인) 정이황 선수랑은 이야기를 잘했고, 31번을 아마 달게 될 것 같다. 다시 확인해보겠다.
-어떤 선물을 할 생각인가.
▲지금 얘기해놓은 부분 있는데, 받고 나서 발표하겠다(웃음).
-NC 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하자면.
▲NC에서 4년 동안 좋은 추억도 많고 개인적인 기록들도 함께했던 팀이다. 내가 힘들 때 손을 잡아준 팀이라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워낙 미래가 밝은 팀이라 멀리서 응원하겠다. 다른 팀에서 왔다고 못 느낄 정도로 너무 많은 응원을 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정도 많이 들었는데, 야구는 계속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야구선수 손아섭을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