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적설이 무성했던 손흥민 대신 김민재가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할까.
세계적인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활약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의 알나스르가 김민재 측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공신력 높은 기자의 보도가 등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의 대화는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오가고 있으며, 김민재 역시 알나스르 이적에 열려 있는 상태다.
다만 이적을 단정짓기는 어려운 시점이다. 알나스르는 김민재 외에도 애스턴 빌라에서 뛰고 있는 스페인 국가대표 센터백 파우 토레스를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언론 '풋 메르카토' 소속으로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산티 아우나 기자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김민재의 알나스르행이 진전되는 중"이라며 "김민재의 에이전트와 알나스르의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하고 2년이 지난 김민재는 새로운 도전을 할 의향이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아우나는 또 "아직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협상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선수 측과 구단의 협상이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흘러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소식을 전한 아우나는 지난 6월에도 김민재 측이 알나스르와 접촉했다는 단독 보도를 낸 바 있다.
당시 아우나는 "김민재의 에이전트가 선수의 이적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알나스르가 유력한 후보"라면서 "알나스르는 며칠 동안 김민재 측과 끈질기게 협상을 이어왔으며, 선수 측과 합의하기 위해 나아가는 중이다. 김민재도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며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을 떠날 경우 알나스르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아우나에 따르면 알나스르는 아틀레틱 빌바오 이적을 앞두고 있는 주전 센터백 라포르트의 대체자를 물색 중이다. 마침 바이에른 뮌헨이 올여름 김민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김민재 측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굳이 마다하지 않는 입장이라 곧바로 협상 테이블이 차려졌다.
이미 호날두를 비롯해 사디오 마네, 마르첼로 브로조비치, 모하메드 시마칸 등 유럽에서 활약하며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을 다수 영입한 전력이 있는 알나스르는 바이에른 뮌헨이 원하는 이적료는 물론 김민재의 높은 연봉까지 감당할 만한 재력을 갖춘 구단이다.
타이밍이 절묘하다. 김민재는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눈 밖에 난 상태다. 바이에른 뮌헨은 2022-2023시즌 나폴리의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주역으로 활약하며 그해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된 김민재를 영입하면서 선수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김민재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해 2년 만에 그를 이적시장에 내놓았다.
입단 첫해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김민재는 지난 시즌 뱅상 콤파니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수비수로 맹활약, 바이에른 뮌헨이 1시즌 만에 바이엘 레버쿠젠으로부터 독일 분데스리가 타이틀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큰 공을 세웠지만 이를 인정받지 못한 모양새다.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가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해 제 기량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김민재의 경기력이 뛰어나지 않다면서 공식 석상에서 김민재를 깎아내리는 등 김민재와 정을 떼는 데 급급했다. 결국 구단은 지난 시즌이 끝난 직후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던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 요나탄 타를 영입하면서 김민재 매각 의지를 내비쳤다.
독일 언론에 의하면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의 최소 이적료를 3500만 유로(약 560억원)로 설정했지만, 내심 2년 전 나폴리에서 김민재를 영입할 당시 김민재의 바이아웃 조항을 활성화하기 위해 나폴리에 지불했던 5000만 유로(약 800억원)를 모두 회수하길 바라는 눈치다. 알나스르는 바이에른 뮌헨이 원하는 5000만 유로를 지불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김민재의 이적에 걸림돌이 되는 연봉도 알나스르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김민재의 기본 연봉은 1100만 유로(약 176억원)이고, 출전 경기에 따라 보너스가 추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보다 이름값이 낮은 선수들에게도 수백억원을 지출하는 알나스르가 김민재에게 200억원 정도의 돈을 아낄 이유는 없다.
나폴리와 바이에른 뮌헨을 거치며 전성기에 도달한 김민재가 유럽 무대에서 경쟁을 이어가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한다면 아쉬워할 팬들이 많겠지만, 최근 해외에서는 선수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2년 동안 뛰며 평생 벌지 못할 돈을 쌓은 뒤 다시 유럽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김민재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을 마냥 부정적으로 바라볼 이유는 없다.
당장 알나스르가 김민재 영입을 추진한 이유도 라포르트의 스페인 복귀 때문이다. 지난 2023년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이었던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 알나스르로 향했던 라포르트는 계약 기간 3년 중 2년을 채우고 다시 유럽 빅리그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라포르트의 나이는 센터백으로서 전성기나 다름없는 31세다.
김민재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에 합류하더라도 향후 유럽 무대 복귀를 추진할 수 있다. 바이에른 뮌헨이나 바이에른 뮌헨과 비슷한 수준의 구단으로 이적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김민재가 지금의 경기력을 최대한 유지한다면 라포르트처럼 유럽 빅리그 복귀를 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만약 김민재가 알나스르로 이적한다면 팬들은 한국 선수가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인 호날두와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알나스르를 떠날 것으로 예상됐던 호날두는 지난 6월 엄청난 액수의 연봉이 포함된 조건으로 알나스르와 재계약을 맺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