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중견 배우 한진희가 김수현 작가와의 애증의 관계였음을 고백했다.
지난 29일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 유튜브 채널에는 '배우 한진희 5화 (김수현에게 욕하고 뛰쳐 나간 이야기..!)'라는 제목의 '송승환의 원더풀라이프' 영상이 게재됐다.
공개된 영상에서 송승환은 "예전에 그래도 영화 많이 하셨죠?"라고 물었고, 한진희는 "영화도 꽤 찍었는데, 또 내 인생에 불행한 게 배우로서 영화를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화면이 크지 않나. TV 드라마로 잘 나갈 때였는데, 큰 화면에서 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름은 얘기 안 하겠지만, 영화 감독 두 세명이 TV를 그만두고 영화를 하면 밀어주겠다고 했다. 그럴까 고민도 했는데, 생각해보면 영화감독이 무슨 힘이 있나. 관객이 들지 않으면 제작사가 돈을 안 대지 않나"라고 영화를 많이 찍지 못했던 이유를 털어놨다.
과거 멜로물을 많이 찍었지만, 소시민 드라마나 악역을 더 선호했다는 한진희는 "사실 '바람은 불어도' 직전에 '작별'이라는 김수현 선생님 멜로 하다가 확 캐릭터가 바뀌니까 사람들이 좋게 봤다"고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지게 된 계기를 전했다.
故 김종학 감독의 '제5열'이라는 작품에서 킬러 역할을 맡았던 그는 "김종학 감독이 성격이 강하지 않나. 작품은 잘 됐는데 감독과 개인적으로는 별로 안 좋았다. 그런데 세 작품이나 연속으로 캐스팅이 들어왔다. 나도 그를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도 나를 배우로 인정해줘서 너무 하고 싶었다"면서 "그런데 그 때마다 김수현 선생님 작품이랑 꼭 겹쳤다. 그래서 김종학 감독 작품을 다 포기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한진희는 "김수현 작가님 아니었다면 내가 배우를 계속 할 수 있었을까 싶다. 당시 김 작가님이 '담담하게 감정을 표현한다'라는 지문을 많이 줬는데 헷갈렸다. 감정을 넣는 연기는 쉽다. 표정도 없이 담담하면서 연기를 주는게 힘들다"고 회상했다.
그는 "드라마 '고독한 관계'에서 이순재, 김민자 씨 둘이 부부인데 그 사이에 젊은 내가 끼는 역할이었다. 그 때 김수현 선생님과 트러블이 많았다. 트러블은 내 표현이고, 사실은 내가 못 쫓아갔다"고 고백했다.
한진희는 "그 양반은 냉정하지 않나. '진희 씨, 진희 씨 그거 아니야. 다시 해봐' 하는 디렉팅에 환장하겠더라. 그런데 또 캐스팅을 해주셨다. 그런데 연습할 때 욕하고 나갔다"며 "당시 내가 대한민국 최고 남자 배우인데, 그걸 못견디겠는 거다. 그 때 내가 그걸 참았다면 일찍 귀여움을 받았을 텐데, '작별'이라는 작품으로 다시 만날까지 20년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도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까 윤여정 씨가 그걸(김수현 작가와의 관계를) 모르고 적극적으로 추천했다더라. 그 때 두 분 사이가 좋았을 때라 설득을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그래서 윤여정 씨를 그렇게 고마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송승환의 원더풀라이프' 유튜브 캡처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