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하늘이 돕는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최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코번트리 시티에 입단한 뒤 벤치에 계속 앉고 있는 대한민국 축구 차세대 유망주 양민혁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코번트리의 주전 윙어 브랜든 토마스-아산테에게 공식 징계를 내렸기 때문이다.
FA는 폭력 행위 혐의를 인정한 토마스-아산테에게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서 토마스-아산테는 30라운드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전, 31라운드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전, 32라운드 미들즈브러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코번트리 시티는 지난 30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A의 입장을 전하며 "브랜든 토마스-아산테가 경기 중 폭력 행위와 관련된 FA의 기소 내용을 인정했고, 이에 따라 표준 징계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징계로 토마스-아산테는 향후 공식전 3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FA는 성명을 통해 "토마스-아산테는 FA 규정 187조에 따라 폭력 행위 혐의로 기소됐으며, 해당 위반 사실을 인정했다"며 "선수는 징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징계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징계 효력이 즉각 발생했다.
이번 징계는 지난 27일 영국 노리치 캐로 로드에서 열린 코번트리와 노리치 시티간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29라운드 경기 중 발생한 난폭한 행위가 사후 검토 과정에서 폭력 행위로 판단되면서 결정됐다.
해당 경기에서 토마스-아산테는 노리치 펠레 마트손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챔피언십은 VAR(비디오 판독)을 가동하지 않는 만큼 행위 발생 당시는 심판진의 지적 없이 넘어갔으나 경기 후 문제의 장면이 다시 도마에 오르게 됐다.
결국 FA가 경기 후 추가 조사 끝에 기소를 확정했고, 토마스-아산테는 이를 인정하며 빠르게 결론이 내려졌다.
토마스-아산테는 올 시즌 코번트리의 리그 1위 질주에 핵심 역할을 했던 2선 자원이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리그 20경기에 출전해 10골 4도움을 기록 중인데, 이는 올 시즌 코번트리 내 최다 공격포인트에 해당하는 수치다.
에이스 토마스-아산테가 전력에서 이탈하며 코번트리 공격진 운용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이번 결장은 팀 내 로테이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지에서는 "공격 자원 공백이 생긴 만큼,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양민혁에게로 향한다.
양민혁은 지난 7일 원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챔피언십 선두 코번트리로 임대 이적했는데, 특히 이적 과정에서 잉글랜드 축구의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직접 양민혁의 영입을 요청하며 활용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양민혁은 입단 인터뷰에서 "감독이 나를 어떻게 활용하려 계획하고 있는지, 그리고 나를 팀에 어떻게 맞출 수 있는지 아주 명확하게 설명했기 때문에 이곳이 내게 맞는 곳이라는 많은 자신감을 받았다"라고 밝히며 램파드 감독이 적극적으로 영입을 어필했다는 점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입단 이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양민혁은 입단 뒤 리그 세 경기 연속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출발했다. 특히 첫 두 경기에선 아예 교체 투입조차 되지 않았고, 코번트리가 졸전을 펼치며 1-2로 역전패한 노리치 시티전에서야 후반 27분 교체 투입되며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임팩트를 남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특히 입단 동기인 로맹 에세가 그에 앞서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받으며 양민혁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것에 이어 지난 28일에 또 한명의 2선 자원인 수리남 국가대표 출신 야노아 마르켈로가 영입되면서 양민혁 입지가 입단 초반부터 위기 상황에 놓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발생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토마스-아산테의 징계로 2선 한 자리에 공백이 발생하며 양민혁이 로테이션 자원으로서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출전 기회에 목말라있던 양민혁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한편, 코번트리는 지난 노리치전에서 패하며 리그 원정 6경기 연속 무승(3무 3패) 늪에 빠졌다. 승점 58점에 머물며 2위 미들즈브러(승점 55)와의 승점차는 3점 차까지 좁혀졌다.
전반기 압도적 퍼포먼스로 치고 나가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이 유력해보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제 1위 수성조차 확신할 수 없는 상황으로 떨어지게 됐다.
코번트리는 2월 1일 0시 양민혁의 전 소속팀인 퀸즈 파크 레인저스와 영국 런던 로프터스 로드에서 리그 30라운드 원정 맞대결을 치른다.
양민혁은 익숙한 이 경기장에서 코번트리 소속 첫 리그 선발 출전을 노리며,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기다릴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 잉글랜드축구협회 / 스카이 스포츠 / 코번트리 시티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