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와 6년 계약을 맺은 뒤 영국에서의 커리어를 6개월 쌓은 양민혁이 새 시즌엔 원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고 싶다는 강력한 열망을 표출했다.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 토트넘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루턴 케닐워스 로드에서 열린 루턴타운과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날 양민혁은 교체로 출전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 7월 토트넘과 계약을 맺고 12월 런던으로 향해 토트넘에 합류한 뒤, 반년 만에 토트넘 소속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토트넘은 루턴전과 같은 날 훈련구장인 '홋스퍼 웨이'에서 위컴 원더러스와 비공개 프리시즌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단을 이원화했다. 1군 선수들의 기량을 65~70분 정도로 길게 점검하면서 어린 선수들에게도 출전 기회를 주기 위한 포석이었다.
손흥민은 위컴전에 선발로 나섰고, 양민혁은 루턴전 교체로 투입됐다.
토트넘은 루턴전에서 4-2-3-1 전형으로 나섰다. 굴리에모 비카리오 골키퍼가 장갑을 꼈고 제드 스펜스, 케빈 단소, 미키 판 더 펜, 데스티니 우도기가 수비를 구축했다. 중원은 아치 그레이와 이브스 비수마가 지켰다. 2선은 브레넌 존슨과 모하메드 쿠두스, 마이키 무어로 짜여졌다. 최전방에 마티스 텔이 나와 득점을 노렸다.
벤치 명단에 양민혁이 제이미 돈리, 윌 랭크셔, 데인 스칼렛, 알피 디바인 등 다른 어린 선수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쿠두스와 텔이 전방에서 공격 조합을 맞춰보는 시간이 많았지만, 득점까지 나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하부리그 팀인 루턴에게 뒷공간을 허용하면서 슈팅을 허용하기도 했다.
계속된 위기 속에서도 토트넘은 간신히 수비진과 비카리오의 선방으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 기세는 후반에도 이어졌다. 후반에도 어려움 속에 토트넘이 방어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공격진을 테스트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양민혁은 후반 33분 판 더 펜과 교체돼 경기에 들어가 데뷔전을 치렀다. 양민혁은 곧바로 우측면에서 빠른 스피드와 왕성한 활동량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후반 41분에는 코너킥 수비 이후 상대 수비가 공을 처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을 뺏고, 역습의 첨병 역할을 했다.
후반 43분에는 우측면에서 동료에게 정확한 침투패스를 내주며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1분 뒤에도 양민혁이 강하게 동료와 압박하면서 동료 올루세시의 역습 기회를 만들었다.
비록 경기는 득점 없이 비겼지만, 짧은 시간 강렬한 움직임을 드러낸 양민혁에 대한 평가는 좋았다.
축구 통계 업체 '폿몹'에 따르면, 양민혁은 이날 13분을 소화하면서 터치 12회, 패스 성공률 83%(5/6), 경합 성공 2회, 공격 지역 패스 1회, 수비 행동 3회, 태클 성공 100%(2/2)를 보였다.
경기 종료 후, 현지 팬들은 토트넘 SNS에 댓글을 달면서 "양민혁이 있으면 손흥민을 그렇게 많이 그리워하진 않을 것 같아. 물론, 그래도 손흥민은 그리울 거야"라며 양민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른 팬은 "오늘 양민혁의 퍼포먼스는 전성기 손흥민을 떠올리게 해...저 친구야말로 우리의 원더키드야"라고 반응 남겼다. 또다른 팬은 "텔, 쿠두스, 그리고 양민혁, 다들 가능성이 있어 보여"라고 밝혔다.
양민혁에게는 비공식이지만 첫 토트넘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에 의미가 컸다. 지난 2024시즌, 강원FC에서 최고의 신인으로 활약하며 영플레이어상과 함께 MVP 후보까지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그는 12월에 곧바로 런던으로 향하며 토트넘에 합류했다.
합류 직후, 데뷔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아니었다. 토트넘 성적이 점차 떨어지면서 양민혁에게 기회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결국 지난 1월30일 2부리그 퀸즈파크 레인저스(QPR) 임대를 선택하며 잔여 시즌 동안 영국 무대를 경험하기로 마음먹었다.
임대 직후 QPR에서 출전 기회를 얻어 데뷔전을 치른 양민혁은 반 시즌 동안 미르틴 치푸엔테스 감독의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용되면서 꾸준히 출전 시간을 얻었다. QPR에서 그는 잉글랜드 챔피언십 14경기 694분을 뛰며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 사이 토트넘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전 감독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들어 올린 뒤 경질됐다. 세 시령팁 프랑크 감독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대대적으로 들어오면서 리빌딩을 시작했는데 양민혁도 프랑크 감독에게 어느 정도 눈도장을 찍었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루턴 경기는 내가 느끼기에 '그래, 더 노력해야 할 것들이 있겠어'라고 느낀 경기였다"라면서 "서로 다른 두 팀이 섞여서 약간의 조화를 보였던 경기다. 선수들은 모든 것을 쏟았고, 긍정적이었으며 아주 노력했지만 선수들 사이의 연결, 관계에서 유기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훈련했던 몇몇 장면들이 보여서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토트넘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