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현재 K리그2 2위를 달리고 있는 수원 삼성의 상승세의 비결로 꼽히는 요인은 막강한 화력이다.
수원은 21경기에서 45골을 터트리며 K리그1, 2를 통틀어 유일하게 경기당 2골 이상(2.14골)을 기록하고 있는 팀이다. K리그2에서 40골 고지를 밟은 팀은 수원과 리그 선두 인천 유나이티드(40득점)가 유이하며, K리그1에서는 아직 득점 기록의 앞자리가 4인 팀은 없다.
K리그2 최고 수준의 공격진이 내뿜는 화력이 이번 시즌 단 3패에 그치며 승격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변성환호 수원의 원동력이다.
수원의 주포인 외인 공격수 일류첸코(9골 5도움)의 활약이 돋보이고, 2선의 파울리뇨와 세라핌(6골 1도움)도 파괴력을 갖춘 모습이다. 최근에는 김지현(9골 3도움)까지 경기력이 올라왔다. 베테랑 수비수 이기제(3골 4도움)와 브루노 실바(3골 3도움) 등 조력자들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직전 경기였던 전남 드래곤즈 원정은 이번 시즌 수원의 팀 컬러를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수원은 후반전 초반 일류첸코가 퇴장당한 상황에서도 까다로운 상대인 전남을 상대로 4골을 터트리며 승점 3점을 낚았다. 후반전 세 골을 실점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수원은 일류첸코의 퇴장 이후에만 두 골을 뽑아내며 공격으로 패배 위기를 틀어막았다.
"3골을 실점하면 4골을 넣으면 된다"던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조 본프레레 감독의 유명한 발언이 떠오르는 경기 결과였다.
이전에는 선수 개인의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도한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전남전에서는 전개 과정까지 깔끔해졌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전반 29분 득점 상황에서는 세라핌의 절묘한 패스와 수비를 끌고 침투하는 김지현의 움직임, 그리고 공간을 찾아 들어간 파울리뇨의 정교한 마무리가 있었고, 후반 38분에 나온 박지원의 득점은 최후방의 양형모부터 시작된 전개 끝에 세라핌과 김지현을 거쳐 박지원의 침착한 슈팅으로 마침표를 찍은 장면이었다.
득점 장면 외에도 수원은 공격 기회를 잡을 때마다 유려한 공격 패턴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일류첸코가 경기장을 떠나 수적 열세에 처했음에도 수원의 공격력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달 초 수원의 전술 코치로 합류한 일본 축구의 '레전드' 이하라 마사미 코치 영입 효과가 경기장에서도 드러나고 있는 모양새다.
일본 국가대표로만 122경기에 출전한 이하라 코치는 일본의 전설적인 수비수 출신이기 때문에 그가 수원에 부임할 때만 하더라도 수원의 실점을 줄이기 위해 수비 전술 수정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전남전을 보면 수원의 기존 장점이었던 공격이 극대화된 모습이다.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펼치는 변 감독의 전술에 이하라 코치가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하지만 지금의 흐름을 유지하려면 실점을 줄이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3골을 실점한 전남전은 일류첸코의 퇴장을 이유로 들 수 있지만, 전남전을 제외하더라도 수원은 실점을 허용하는 빈도가 많은 편인 게 사실이다.
수원의 21경기 27실점은 K리그2 공동 6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이번 시즌 수원이 무실점으로 마친 경기가 5경기에 불과하다. 지난 12일 충북청주FC전 1-0 승리는 지난 5월 천안시티FC전 이후 약 두 달 만에 나온 수원의 무실점 승리였다.
리그 선두 인천과의 승점 차가 7점으로 좁혀지면서 수원은 다시 한번 다이렉트 승격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장점을 유지하되 수비가 단단해야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축구계의 유명한 격언을 되새기며 동시에 단점까지 보완해야 하는 수원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