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지난 시즌 임대로 활약했던 프랑스의 유망주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할 계획이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했던 텔은 약 4개월 동안 토트넘에서 임대로 뛰었다. 토트넘은 이 기간에 텔이 보여준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판단, 시즌이 끝난 뒤 텔을 완전 영입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토트넘이 지불하려는 이적료가 텔이 임대 기간 동안 보여준 모습에 비해 많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3500만 유로(약 553억원)를 바이에른 뮌헨에 지불할 계획인데, 앞서 냈던 1000만 유로(약 158억)를 포함하면 텔 영입에만 4500만 유로(약 710억원)를 쓰게 된다.
여기에 보도대로 1000만 유로(약 157억원)의 옵션까지 더해지면 토트넘이 텔을 영입하기 위해 지불하는 금액은 최대 5500만 유로(약 868억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초기 임대료 1000만 유로를 제외하더라도 4500만 유로(약 710억원)다.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5일(한국시간) "마티스 텔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토트넘으로 완전 이적할 예정"이라며 "텔의 임대 계약에는 5500만 유로의 완전 영입 옵션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이 조건은 재협상됐다. 토트넘은 3500만 유로의 이적료와 1000만 유로의 잠재적인 보너스를 추가해 완전 이적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치오 로마노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티스 텔은 바이에른 뮌헨을 떠나 토트넘 홋스퍼로 완전 이적한다. 토트넘은 텔과의 계약 조건을 이미 마무리했고, 구단 간 세부 조율만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프랑스 출신 유망주 텔은 스타드 렌을 거쳐 지난 2022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바이에른 뮌헨에서 좀처럼 기회를 받지 못하다 2024-25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으로 임대 이적하며 기회를 모색했다.
그러나 텔은 손흥민,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세브스키 등 토트넘의 측면 자원들과의 경쟁에서도 뚜렷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벤치 자원으로 시즌을 보내는 데 그쳤다.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진 기간 동안 히샬리송, 윌송 오도베르와 함께 손흥민의 공백을 열심히 메우며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힘을 보태기는 했으나, 4개월여 동안 텔이 보여준 활약은 전반적으로 아쉬움이 더 컸다.
때문에 임대가 끝난 뒤 토트넘이 텔의 완전 영입 옵션을 발동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선택처럼 여겨졌다. 텔은 그렇게 원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바이에른 뮌헨에 텔의 자리는 없어 보였다.
이런 상황에 토트넘이 예상을 깨고 텔 완전 영입을 추진했다. 텔의 토트넘 임대는 실패였다는 분석과 달리 토트넘은 텔이 그에게 적지 않은 액수의 이적료를 투자해 영입할 만한 선수라고 평가한 것이다. 특히 손흥민의 거취 문제가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아 손흥민의 대체자를 구해야 하는 시점에서 팀에 어느 정도 적응한 텔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토트넘 팬들은 구단의 결정에 완벽하게 공감하지는 못하고 있다.
텔은 토트넘에서 임대로 뛰는 동안 프리미어리그 13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기록했고, UEFA 유로파리그에서는 5경기를 소화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의 득점을 포함하면 텔은 토트넘에서 3골 1도움에 그치면서 썩 성공적이지 못한 임대 생활을 보냈다.
최전방 공격수와 측면 공격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게 텔의 장점이었지만, 두 포지션에서 특출난 재능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최전방에는 도미닉 솔란케가, 측면에는 손흥민을 비롯한 다수의 측면 자원들이 있었으나 텔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가지 않았다.
애매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에게 최대 5500만 유로라는 거액의 돈을 투자할 수도 있게 됐으니, 토트넘 팬들의 반발이 생길 만하다. 텔이 토트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텔의 이적료는 꾸준히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트넘이 텔에게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중 하나로 손흥민의 매각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
손흥민은 현재 알 나스르, 알 힐랄 등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관심을 받는 중이다.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팀들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그의 시장 가치보다 더 높은 이적료를 토트넘에 지불할 여력이 충분한 구단들이다. 토트넘 역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있고, 손흥민에 대해 적절한 제안이 올 경우 손흥민을 매각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토트넘이 손흥민을 사우디아라비아나 최근 연결되고 있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가의 페네르바체에 매각해 적당한 이적료를 벌어들인다면 텔 영입에 투자하는 금액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었기 때문에 과감하게 지갑을 연다고는 하나, 텔에게 예상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는 분명한 이유 중 하나는 손흥민 매각 가능성이라고 짚을 수 있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