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KBO리그 데뷔전에서 겪은 홈 스틸 굴욕은 이제 잊을 만하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가 2경기 연속 쾌투로 시즌 2승과 함께 팀 단독 3위 탈환을 이끌었다. 감보아는 구속 100마일(시속 약 161km)에도 도전하겠단 각오를 밝혔다.
감보아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96구 4피안타 5탈삼진 2사사구 2실점으로 팀의 4-2 승리에 이바지했다.
기존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 대체 선수로 팀에 입단한 감보아는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감보아는 허리를 숙였다 던지는 투구 루틴을 노린 삼성 벤치의 홈 스틸 작전에 허를 찔려 허망하게 실점을 허용했다. 결국, 감보아는 4.2이닝 89구 5피안타 9탈삼진 3사사구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투구 루틴을 곧바로 수정한 감보아는 지난 3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이닝 2피안타 6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완벽투로 KBO리그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그 기세를 이어간 감보아는 8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구위를 선보였다. 이날 감보아는 속구 최고 구속 157km/h, 속구 최고 RPM(분당 회전수) 2531을 찍었다.
1회 초 전준우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득점 지원을 안은 감보아는 1회 말 삼자범퇴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감보아는 2회 말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안타를 처음 맞았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유도했다.
3회 말 감보아가 또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가운데 롯데는 4회 초 김동혁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한 발짝 더 달아났다. 감보아는 4회 말 2사 뒤 볼넷과 2루 도루 허용으로 위기를 맞이했다. 이어 김기연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감보아는 5회 말 포구 실책과 견제 실책, 그리고 볼넷 허용으로 2사 1, 2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감보아는 김대한을 포수 파울 뜬공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다. 6회 말 감보아가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자 롯데 타선은 7회 초 장두성의 1타점 적시타와 상대 악송구를 틈탄 3루 주자 득점으로 4-1까지 도망갔다.
감보아는 7회 말 마운드에 올라 안타 2개를 맞았지만,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은 뒤 정철원에게 공을 넘겼다. 정철원이 이유찬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감보아의 실점이 늘어났다. 하지만, 정철원이 추가 실점을 막으면서 감보아의 시즌 2승 요건이 지켜졌다.
롯데는 9회 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상대 2루타성 타구를 우익수 김동혁의 환상적인 점프 캐치로 잡아 위기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4-2 승리로 단독 3위 탈환과 함께 주말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감보아는 "준비를 잘한 덕분에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다. 또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의 응원으로 아드레날린을 많이 느꼈다. 내려오면서 받은 연호는 정말 믿을 수 없고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에 더 전율이 일었다"라고 전했다.
감보아는 우타자 위주로 배치된 저격성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감보아는 "팀 구성원들과 다 같이 그런 부분을 경기 전에 완벽하게 계획하고 준비했다. 우타자들을 주로 더 많이 상대하니까 심적으로 더 편안한 감은 있다. 그래도 좌·우 타자에 상관없이 충분히 내 공으로 맞붙을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4회 말 김재환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것에 대해 감보아는 "상대 주자에 따라 퀵 모션을 다르게 가져간다. 체구가 작아서 뛸 만한 선수와 체구가 커서 안 뛸 듯한 선수와는 퀵 모션을 다르게 구분한다. 김재환 선수의 경우 안 뛸 것으로 생각했는데 방심하는 타이밍에 좋은 도루를 시도했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감보아는 KBO리그 데뷔전에서 겪은 홈 스틸 굴욕을 곧바로 완벽하게 해결했다.
감보아는 "고개를 숙이는 투구 동작은 홈 스틸 이후 즉흥적으로 바꿨다. 한국 주자들이 굉장히 빨리 뛴다는 걸 직접 느껴서 변화를 빠르게 줬다. 그 변화 때문에 투구 메커니즘에서 기술적인 문제는 없었다. 나만의 리듬감을 위한 동작이었는데 그게 없어도 충분히 리듬감을 찾을 수 있었다"라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감보아는 구속 100마일에 도전할 수 있겠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100마일 강속구에 도전해보겠다.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롯데 자이언츠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