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며 1990년대 황금기를 이끌었던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주장 출신 폴 인스가 입을 열었다.
인스는 현재 맨유에서 뛰는 선수들이 신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맨유 수준'이 아니라며 후배들을 맹렬하게 비판했다. 인스가 맨유 시절 전설적인 지도자인 알렉스 퍼거슨 경 아래에서 두 번의 프리미어리그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을 포함해 총 9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린 전설적인 인물이기에 그의 의견에 반박할 만한 선수는 많지 않아 보인다.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는 31일(한국시간) "폴 인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침체가 부분적으로는 정신적인 강인함이 부족한 선수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인스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인스는 '텔레그래프'를 통해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황을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면서 "내가 뛰었던 팀에는 최고의 선수들이 많았고, 강력한 경쟁자들과 훌륭한 인품을 가진 선수들도 있었다"며 과거 자신이 활약했던 맨유와 지금의 맨유를 비교하면서 슬퍼했다.
그는 "게리 네빌, 제이미 캐러거, 로이 킨이 요즘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강하지 못하다고 이야기하는 걸 들었을 것이다. 내가 맨유에 있을 때, 선수들은 잠재적인 영입 대상들을 분석하면서 '이 선수가 맨유에서 뛸 만한 선수일까?'라고 질문했다"며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고 맨유에서 뛰면서 받는 압박과 기대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인스는 그러면서 "팬들은 선수들이 매주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길 바라지만, 현재 선수들 중 일부는 정신적으로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 그럴 만한 인성이 부족하다"며 현재 맨유에서 뛰는 선수들이 이전에 비해 정신적으로 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인스가 지적한 내용은 지난 몇 시즌 동안 맨유 출신 축구전문가들이 꾸준히 언급했던 것과 같은 이야기다. 게리 네빌, 리오 퍼디난드, 로이 킨 등 맨유에서 구단의 황금기 멤버로 활약했던 인물들은 모두 입을 모아 현재 맨유 선수들이 실력은 물론 정신적인 면에서도 이전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부분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인스는 선수들만 지적한 게 아니다. 그는 현재 맨유의 사령탑인 후벵 아모림 감독의 지도 방식과 전술 운용 방식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는 "아모림 감독은 그간 맨유에 영입된 선수들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발전도 이뤄내지 못했다"며 "아모림 감독의 시스템에서 뛸 수 없는 선수들이 많다. 그는 백3 시스템을 바꾸지 않을 것이며, 그 시스템을 신뢰한다고 말했지만 균형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인스는 또 아모림 감독이 최근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시즌 내내 부진했던 메이슨 마운트와 루크 쇼를 선발로 꺼내고, 정작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나 거액을 주고 영입한 마누엘 우가르테는 거의 기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아모림 감독을 비판했다.
그는 "사람들은 아모림이 불쌍하다고 하지만, 나는 누구도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는 맨유의 감독이고, 맨유의 감독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직업이다. 팬들과 구단 이사회는 감독 교체가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아모림에게 인내심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