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리버풀의 전설적인 감독 위르겐 클롭이 팬들에게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를 향한 비판을 멈춰달라고 부탁했다.
리버풀은 지난달 10일 구단 공식 사이트를 통해 클롭이 내달 23일 리버풀로 돌아온다고 했다. "리버풀 성공회 대성당에서 열리는 자선 단체 행사 'LFC 파운데이션'의 연례행사 '갈라볼' 연설자로 참석한다"라고 공지했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 모금된 기금은 LFC 재단의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 시즌에만 12만 7000명 이상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시즌당 지원 인원을 50만명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모금된 기금 중 일부는 클럽의 공식 전직 선수 협회인 '포에버 레즈(Forever Reds)'에 전달될 예정이다. 올해 LFC 재단의 연례 갈라 볼 표는 리버풀 공식 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얼마 전 해당 행사가 진행됐다. 클롭 또한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클롭이 최근 리버풀에 큰 이슈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알렉산더-아놀드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난다. 리버풀은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알렉산더-아놀드의 인터뷰 영상을 독점으로 공개했다.
아놀드는 "무엇보다 절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많은 생각과 감정이 깃든 결과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나는 지난 20년 동안 리버풀에 있었고 매 순간 사랑했다"라며 "리버풀에서 모든 것을 이뤘다. 이제 선수, 사람으로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시점이다. 지금이 그 적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다. 모두에게 큰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 나를 처음부터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고 항상 곁에 있어 주셔서 감사드린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응원과 사랑 모든 것이 내 눈에 항상 보였다. 너무 소중했다"라며 "내가 팀을 위해 모든 것을 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나는 항상 리버풀이 경기에서 승리하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내 선택이 팀이 이번에 이룬 업적을 깎아내리지 않길 바란다. 리버풀의 일원이 될 수 있어 기뻤다. 모두 내 소식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이 해낸 일을 축하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많은 리버풀 팬이 분노했다. 팀을 떠나지 않을 것처럼 언행과 행실을 하고 결국 이적하는 것에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현재 시장가치 1000억원을 훌쩍 넘는 선수가 자신을 20년간 키운 구단에 이적료 한 푼 발생시키지 않고 팀 옮기는 것에 팬들 분노가 더욱 크다.
알렉산더-아놀드의 차기 행선지는 레알 마드리드가 유력하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지난 5일 자신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렉산더-아놀드는 이번 여름에 레알의 새로운 선수가 될 것이다"라며 "히어 위 고(HERE WE GO!)"를 덧붙였다.
로마노는 많은 축구 팬들에게 공신력을 인정받는 언론인이다. 특히 오피셜이 유력하면 '히어 위 고'를 붙인다. 그만큼 알렉산더-아놀드의 레알행은 공식 발표만 앞두고 있다. 클롭이 해당 내용을 직접 언급했다.
영국 매체 '트리뷰나'는 24일 "클롭이 아놀드를 비판하는 팬들에게 말했다"라며 "클롭은 갈라 볼에 참석했다. 알렉산더-아놀드의 사인 유니폼을 들어 보였다. 그리고 해당 선수를 직접 언급했다"라고 알렸다.
매체에 따르면 클롭은 "실망하지 말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알렉산더-아놀드가 리버풀을 위해 해준 일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TV를 보는데 야유 소리가 너무 들려서 껐다. 이건 우리답지 않은 모습이다"라고 비판을 멈춰달라는 부탁을 했다.
클롭은 1967년생 독일 국적의 전 축구선수, 감독이자 현재 축구 행정가다. 지난 2001년부터 FSV 마인츠 05에서 감독을 시작해 분데스리가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2008년 독일 양대 명문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사령탑에 앉았다.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분데리스리가 2번(2010-2011, 2011-2012), 독일축구협회(DFB) 포칼(2011-2012), 독일축구리그(DFL) 슈퍼컵 2회(2013, 2014) 우승을 경험했다. 2015년 가을 잉글랜드 무대로 떠났다.
리버풀의 황금기를 열어준 감독이다. 리버풀 지휘봉을 잡고 2024년까지 약 9년 동안 리버풀이 간절히 원하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안겨줬다. 또 FA컵, EFL컵(2회), FA 커뮤니티 실드, UCL,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등 구단 팬들에게 박수를 받을 자격이 충분한 업적을 남겼다.
약 9년을 달렸다. 클롭은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리버풀 지휘봉을 내려놓고 휴식 기간을 가졌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레드불 그룹의 글로벌 축구 총괄 책임자로 선임됐다.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축구 행정가 활동을 시작했다.
클롭이 리버풀 팬들에게 알렉산더-아놀드를 향한 비판을 멈춰달라고 부탁했다. 과연 리버풀 팬들은 팀을 떠나는 선수의 마음을 받아줄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 리버풀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