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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메달 못 받아도 잔뜩 신났다…구단 버스 타고 경적 '빵빵'→창문 밖 팬에게 환호까지

기사입력 2025.05.23 14:12 / 기사수정 2025.05.23 14:12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렇게 신난 모습은 처음이다.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이자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이 구단 버스 조수석에서 경적을 울리며 기뻐하는 모습이 공개돼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구단이 공개한 영상 속 손흥민은 창밖에서 손을 흔드는 팬들을 향해 버스 경적을 울리거나 손을 들고 환호하며 기쁨을 표출했다.

손흥민은 지난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소속팀 토트넘이 브레넌 존슨의 선제 결승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으면서 커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토트넘의 우승이 확정된 직후 지난 10년의 헌신을 보상받은 듯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주장으로서 가장 먼저 트로피를 들어올린 우승 세리머니에서는 누구보다 활짝 웃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간 우승이 없었던 토트넘도 이날 우승으로 오랜 기간 이어진 무관의 한을 풀어냈다. 토트넘이 유럽대항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1983-84시즌 이후 무려 41년 만이다.

손흥민을 포함한 토트넘의 구성원, 그리고 팬들까지 모두가 축하해야 할 날에 유일한 옥에 티가 있었다. 선수들의 목에 걸릴 우승 메달이 부족한 것. 대회를 주관하는 UEFA가 우승 메달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 벌어진 참사였다.

토트넘 선수들은 차례대로 시상대에 올라가 알렉산다르 체페린 UEFA 회장이 목에 걸어주는 메달을 받았는데, 선수단 끝에 위치해 있던 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몇몇 선수들에게 메달이 전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페린 회장도 메달이 동난 걸 보고 당황했지만, 그 자리에서 메달을 더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메달 없이 선수들을 축하해줬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에 따르면 UEFA는 결승전에서 우승팀과 준우승팀 선수들에게 각각 50개의 메달을 전달한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이번 결승전에서 토트넘 선수단에게 전달된 메달은 30개에 불과했다. 행정 실수가 나온 것이다.

결국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 그리고 토트넘의 핵심 미드필더인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메달을 받지 못한 채 그라운드 위에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즐기다 라커룸으로 들어간 뒤에야 우승 메달을 받을 수 있었다.



UEFA는 곧바로 토트넘 선수들에게 사과를 전했다.

UEFA는 22일 영국 공영방송 'BBC'를 통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선수들이 시상식에 참여하면서 선수들의 숫자를 제대로 세지 못해 메달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우리의 불찰이었다"면서 "선수들이 받지 못한 메달들은 곧바로 라커룸으로 보냈으며, 우리의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늦게나마 메달을 목에 건 손흥민은 메달을 벗지도 않은 채 다른 선수들과 함께 우승 파티를 즐겼고, 다음 날 비행기를 타고 런던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메달을 목에 걸고 다녔다.

손흥민은 UEFA의 실수로 메달을 늦게 받았지만, 이와 관계없이 우승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토트넘이 23일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 손흥민은 구단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 창문 밖에 있는 팬들을 향해 경적을 울리거나 손을 들고 호응을 유도하는 등 잔뜩 신이 난 모습이었다. 특히 경적을 울릴 때에는 한국 대표팀을 응원할 때 사용하는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의 박자로 경적을 누르기도 했다.

손흥민은 우승 직후에도 자신의 커리어 첫 우승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구단을 통해 "우리가 해냈다. 나는 특별한 일을 하고 싶었고, 오늘 우리는 사람들이 절대 잊지 못할 특별한 일을 해냈다. 정말 특별한 순간"이라며 "(우승을) 의심하지 않았다. 어려운 경기들도 있었지만, 우리가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거라고 믿었다. 오늘은 우리가 그 믿음을 증명한 날"이라고 기뻐했다.

또 "모든 선수들이 정말 고생했고, 지금까지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나는 아닐 수 있지만, 모든 선수들은 나를 존중해줬고, 잘해줬다. 나를 도와주는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운이다. 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이 순간을 잊지 못할 거다. 난 새로운 경기장에서 골을 넣었고, 이 구단의 주장이었으며,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더 바랄 게 없다. 지난 10년 동안 영원히 잊지 못할 특별한 일들을 했다. 난 정말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손흥민은 명실상부 토트넘 역대 최고의 레전드 중 하나로 올라서게 됐다. 현지에서는 손흥민이 수년간 토트넘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절친' 해리 케인을 넘어 토트넘의 현대사 최고의 선수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22일 "토트넘의 현재 선수단은 전설로 기억될 것이다. 그들은 베일, 케인, 모드리치가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면서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 현대사 최고의 선수로서 케인을 넘어설 수도 있다. 케인은 트로피를 따기 위해 떠났지만, 손흥민은 의심하는 사람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남았다"며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손흥민도 경기 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의 레전드가 됐다고 느끼는지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오늘은 스스로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지금 순간을 즐기고 축하하려 한다"며 "항상 꿈꿔온 것이고, 오늘 그 꿈이 이뤄졌다. 너무 행복하다"고 웃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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