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김민재가 이탈리아를 간다? 아직은 모른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 중인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가 차기 시즌 현소속팀은 물론, 그와의 이적설이 진한 유벤투스의 예상 베스트11에서 모두 제외됐다.
독일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가 공개한 2025-2026시즌을 대비한 주요 클럽들의 베스트 라인업에서 김민재는 현 소속팀인 뮌헨은 물론 이적설이 꾸준히 제기됐던 유벤투스의 구상에서도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유벤투스의 경우, 이 매체는 백3로 구성된 수비진에 팀의 기존 수비진인 브라질 출신 브레메르를 중심으로 가티와 더불어 새로운 수비수로 네덜란드 출신 수비수 다비드 한츠코(페예노르트)를 배치했다.
현재 유벤투스와의 이적설이 진한 센터백으로 김민재와 한츠코가 떠오르고 있지만, 매체는 한츠코를 선택한 것이다.
김민재는 불과 수 주 전까지만 해도 유벤투스의 유력한 수비 보강 카드로 평가받았지만, 해당 라인업에서 완전히 배제되면서 구체적인 협상 진전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더욱이 김민재가 소속된 뮌헨조차 그를 다음 시즌 주전 계획에서 제외했다.
같은 '트란스퍼마르크트'의 예상 베스트11에 따르면, 뮌헨의 수비진에는 김민재 대신 바이엘 레버쿠젠의 요나탄 타가 포함됐다. 이번 시즌 뮌헨의 뒷공간을 책임졌던 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 조합 대신 타-우파메카노 센터백 조합이 선택된 것이다.
뮌헨은 올여름 소속팀 레버쿠젠과 계약이 끝나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 타와 3+1년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구단이 사실상 김민재를 방출 대상자로 간주하고 있다는 최근 보도들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뮌헨 입단 당시만 해도 김민재는 나폴리에서의 세리에A 우승 주역이자 유럽 최정상급 수비수로 평가받으며 주전 자리를 굳히는 듯했지만, 이번 시즌 들어 상황은 급격히 변했다.
김민재는 시즌 초반 상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시즌 중반 이후 수비진의 과부하, 아킬레스건 통증 그리고 지속적인 피로 누적으로 부진에 빠졌다.
특히 결정적인 실수가 잦아지며 실점과 연결되는 장면이 늘었고, 이에 대한 비판은 점차 거세졌다.
특히 지난달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리그 경기에서 2-2로 비긴 후, 뮌헨의 단장 막스 에베를이 김민재의 실수를 직접 언급하며 공개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이는 구단 내부에서 김민재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었음을 드러냈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뮌헨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김민재를 매각 대상으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매체 '빌트'의 토비 알트셰플 기자는 16일 "바이에른 뮌헨은 이미 김민재에게 이번 여름 팀을 떠나도 된다고 통보했다"며, "이러한 방침은 에릭 다이어의 AS 모나코 이적이 확정되기 전부터 정해진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우파메카노와 히로키 이토가 아직 부상 중인 상황에서도 구단은 김민재의 방출을 우선시했다"며 구단의 단호한 입장을 강조했다.
매체에 따르면, 뮌헨은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나폴리에 약 5000만 유로(약 781억원)를 지불했으나, 현재 설정된 매각 희망가는 3000만 유로(약 468억원)에 불과하다.
2년 만에 약 3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김민재를 방출하려는 의도는, 수비진 전면 개편을 단행하려는 뮌헨의 계획과 맞물린다.
알트셰플은 "구단은 레버쿠젠의 무패 우승을 이끈 독일 국가대표 요나탄 타를 자유계약으로 데려오고, 우파메카노와는 재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략은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 보도에서도 재확인된다. 그는 "뮌헨은 우파메카노와 2030년까지 재계약을 추진 중이며,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독일 '키커'는 타의 영입은 다음 주 내로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결국 김민재는 다이어, 타, 우파메카노 등의 줄다리기 속에 이탈이 유력한 카드로 떠올랐다.
이러한 흐름 속에 유벤투스가 김민재의 새로운 행선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오퍼는 없는 상태다.
이탈리아 매체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김민재는 세리에A 복귀 가능성이 있는 선수 중 하나"라며 유벤투스의 지운톨리 단장이 김민재를 관심 목록에 올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레아나폴리' 또한 "유벤투스는 수비 보강을 위해 김민재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그 이후의 진전은 없는 상태다.
무엇보다 이번 트랜스퍼마크트의 예상 베스트11에서 유벤투스가 김민재 대신 한츠코를 선택했다는 점은, 유벤투스 내부 방침이 김민재보다 더 저렴하고 체력적으로 안정적인 대안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기울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김민재의 높은 연봉, 뮌헨에서의 기복 있는 퍼포먼스, 아시아 지역 대회를 포함한 장거리 차출 이슈는 이탈리아 클럽들이 꺼리는 요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민재는 그동안 뮌헨 잔류 의사를 여러 차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구단의 시선은 이미 김민재와 결별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클럽 월드컵이라는 대형 대회를 앞두고도 주전 센터백 라인을 정비하겠다는 뮌헨의 결단은 향후 김민재의 유럽 무대 내 거취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차기 시즌을 앞두고, 김민재는 이제 진퇴양난의 갈림길에 서 있다.
현 소속팀에서는 입지를 잃어가고 있으며, 이적설이 제기된 팀들 역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그의 이름은 유럽 주요 매체의 예상 라인업에서도 사라졌다.
뮌헨 구단과 김민재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트랜스퍼마크트/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