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닝 완전히 막는 것보다 끊어가는 게…" '이닝 쪼개기' 잦아진 꽃감독, 불펜 누수 고민 녹아 있다 [광주 현장]

(엑스포츠뉴스 광주,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올 시즌 골칫거리가 된 불펜진 운용을 두고 이닝 쪼개기로 위기 극복을 노리고 있다. 1이닝을 완전하게 막아주는 걸 기대하기보단 상황에 따라 끊어서 가는 게 승리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이 감독의 시선이다. 

KIA는 지난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을 치러 7-6으로 승리했다. 

3회 초 선취점을 내준 KIA는 3회 말 곧바로 반격했다. KIA는 3회 말 최원준의 안타와 박찬호의 볼넷 뒤 오선우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김도영이 유격수 앞 내야 안타로 무사 만루 기회를 생산했다.

KIA는 최형우의 내야 안타로 2-1 역전에 성공한 뒤 김선빈의 2타점 적시타와 한준수의 희생 뜬공으로 5-1까지 도망갔다.. 

KIA는 4회 말 1사 뒤 박찬호와 오선우의 연속 안타로 1사 1, 3루 기회를 맞이했다. 이어 김도영이 유격수 앞 땅볼 타점으로 3루 주자 득점을 이끌었다. 

KIA 선발 투수 올러는 6이닝 4피안타 7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 쾌투로 시즌 5승 요건을 충족했다. KIA 벤치는 7회 초부터 전상현을 마운드에 올려 불펜진을 가동했다. 하지만, 전상현은 나승엽에게 안타, 한태양에게 2루타를 맞아 1사 2, 3루 위기에 빠졌다. 전상현은 장두성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3-6 추격을 허용했다. 

KIA 벤치는 점수 차가 있음에도 조상우를 곧바로 투입했다. 조상우는 후속타자 정보근에게 땅볼 타점을 맞은 뒤 윤동희를 3루수 땅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KIA는 7회 말 김도영이 바뀐 투수 김상현의 6구째 131km/h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20m짜리 좌월 솔로 홈런을 때려 한 발짝 다시 달아났다. 

8회 초 마운드에도 오른 조상우는 선두타자 볼넷 뒤 레이예스에게 우중월 2점 홈런을 맞아 6-7로 쫓기는 실점을 허용했다. 조상우는 전준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이준영으로 교체됐다. 이준영은 좌타자 나승엽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KIA 벤치는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8회 2사 뒤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정해영은 손호영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한태양을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매듭지었다. 정해영은 9회 초 삼자범퇴로 한 점 차 승리를 지켰다. 





앞선 경기처럼 KIA 벤치는 최근 불펜진을 이닝 쪼개기로 활용하는 선택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현재 불펜진 상황에선  한 이닝을 한 투수에게 온전히 맡기기보다는 한 박자 빠른 교체를 택하는 게 승리 확률을 높인단 게 이 감독의 시선이다. 

이 감독은 16일 취재진과 만나 "어제(15일) 경기에선 전상현을 그대로 가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 상황을 막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해 조상우를 빨리 투입했다. 이준영은 좌타자에 맞춰서 원 포인트로 투입하려고 한다. 어떤 게 현재 우리 팀 불펜 최대치인지 지켜봐야 한다. 한 투수가 1이닝을 완전하게 막는 것보다 중요할 때 끊어서 막는 게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최소 실점으로 갈 수 있는 불펜 운영을 당분간 준비해야 할 듯싶다"라고 설명했다. 

KIA 불펜진은 올 시즌 팀 구원진 WAR 리그 8위(-0.92), 팀 구원진 평균자책 리그 9위(6.11), 승계주자 실점 리그 8위(108실점)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특히 좌완 핵심 불펜진 곽도규와 최지민이 각각 팔꿈치 부상과 제구 난조로 이탈하면서 구멍이 더 커졌다. 좌완 불펜 역할이 이준영에게 과부하 현상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셋업맨 전상현도 기복 있는 투구로 불안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감독의 말처럼 이닝 쪼개기와 멀티 이닝 소화 횟수가 잦아진 가운데 KIA 불펜진 안정화가 언제 이뤄질지도 관건이다.  

과연 KIA 불펜진이 지난해 통합 우승을 달성할 때 보인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