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강인이 최근 제기된 아스널과의 이적설에도 불구하고 네 달 만에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은 몽펠리에를 상대로 4-1 대승을 거뒀지만, 이강인은 웃지 못했다. 풀타임을 뛰고도 PSG 선수들 중 가장 낮은 평점과 함께 혹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이강인이 볼 터치는 많았지만 그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이강인을 비판했다.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출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PSG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몽펠리에에 위치한 스타드 드 라 모송에서 열린 몽펠리에와의 2024-25시즌 프랑스 리그1(리그앙) 3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곤살루 하무스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4-1 대승을 챙겼다.
이미 리그앙 우승을 확정 지은 PSG는 이날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이미 무패우승 도전도 실패했고, 현재 PSG에 중요한 것은 리그가 아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기 때문이다.
PSG는 지난 8일 홈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2-1로 승리해 합산 스코어 3-1로 결승에 올랐다. PSG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19-20시즌 이후 5년 만이다. 결승 상대는 이탈리아 챔피언 인터밀란.
때문에 PSG는 몽펠리에전에서 후보 선수들을 대거 선발 기용했다. 3-3-1-3이라는 독특한 포메이션을 꺼낸 엔리케 감독은 아르나우 테나스에게 골문을 맡겼고, 뤼카 에르난데스, 루카스 베랄두, 악셀 타페로 백3를 구축했다. 중원에는 이강인, 워렌 자이르-에머리, 세니 마율루를 배치했다. 데지레 두에가 브래들리 바르콜라, 곤살루 하무스, 그리고 이브라힘 음바예와 함께 공격을 이끌도록 했다.
몽펠리에는 4-3-3 전형으로 맞섰다. 벤자민 르콩트가 골문을 지켰고, 베치르 오메르기치, 야엘 무앙가, 테오 셴나히, 루카스 민카렐리가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조르당 페리, 조리스 쇼타르, 엔조 차토가 미드필드를 책임졌고, 라비 은징굴라, 칼리 파야드, 그리고 탕귀 쿨리발리가 PSG 골문을 노렸다.
로테이션을 가동한 PSG와 달리 주전급 선수들을 선발로 내보낸 홈 팀 몽펠리에가 경기 초반을 주도했다. 몽펠리에는 전반 5분 쿨리발리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시도한 강력한 슈팅으로 PSG 골문을 위협했다. 테나스 골키퍼가 환상적인 선방으로 막지 못했다면 PSG가 이른 시간 선제 실점을 내줘도 이상하지 않았을 장면이었다.
위기를 넘긴 PSG는 중원의 선수들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회복하며 점차 주도권을 가져왔다. 오랜만에 기회를 받은 최전방 공격수 하무스가 전반 24분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존재감을 알렸다. 이 슈팅은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하무스의 중거리슛 이후 PSG의 공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32분 테나스의 긴 패스를 감각적인 터치로 돌려놓은 바르콜라가 강슛을 쏜 게 크로스바를 때려 아쉬웠다. 전반 36분에는 이강인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오른발 슛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무산됐다.
PSG의 노력은 전반전 막바지에 결실을 봤다. PSG가 기대하는 유망주 마율루가 선제골을 터트린 것이다.
마율루는 전반 44분 자이르-에머리와 패스를 주고 받은 뒤, 유려한 드리블로 몽펠리에 수비 두 명을 무력화시킨 뒤 날린 왼발 강슛으로 몽펠리에 골네트를 출렁였다. 추가시간 2분이 주어진 전반전은 마율루의 골을 앞세운 PSG의 1-0 리드 속에 마무리됐다.
PSG의 공세는 후반전에도 계속됐고, 후반 4분 만에 추가골을 뽑아내며 격차를 벌렸다. 음바예가 오른쪽 측면에서 보낸 컷백 패스를 하무스가 지체하지 않고 왼발 슛으로 연결해 자신의 첫 득점을 만들어냈다.
하무스는 이어 후반 14분 두에가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3-0을 만들었다.
몽펠리에는 후반 19분 쿨리발리의 단독 플레이에서 나온 득점으로 PSG를 추격했지만, PSG는 후반 20분 하무스의 득점으로 다시 달아났다.
테나스의 장거리 킥을 전방에서 잡은 하무스가 수비수들과의 경합을 이겨낸 뒤 오른발로 날카롭게 감은 공이 몽펠리에 골문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무스는 이 득점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골키퍼 테나스도 하무스의 골을 도우면서 공격포인트를 쌓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
이미 분위기가 기운 경기는 PSG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됐다. PSG 선수들은 신이난 것처럼 공격을 퍼부었다. 후반 39분 음바예의 중거리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축포가 되지 못한 게 아쉬웠다. 결국 경기는 PSG의 4-1 대승으로 끝났다.
이강인은 오랜만에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폿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6.5점을 줬다. 이는 몽펠리에전에 선발 출전한 PSG 선수들 중 가장 낮은 점수에 해당됐다. 바르콜라도 이강인과 같은 평점을 받았다.
존재감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다. '폿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93% (52/56), 키패스 1회, 롱패스 성공 2회, 피파울 3회 등을 기록했다. 팀이 네 골을 터트리는 동안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못한 게 영향을 미친 듯했다.
현지 언론도 이강인에게 혹평을 날렸다.
프랑스 매체 '막시풋'은 "이강인은 미드필더로서 그다지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음바예가 이강인의 크로스를 잘 받았다면 이강인이 어시스트를 기록했을 것"이라며 이강인에게 5점을 줬다.
'90min' 프랑스판은 "이강인은 설득력 있는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면서도 "이강인은 볼터치가 많았지만, 측면이나 뒤로 향하는 패스를 제외하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강인은 공격포인트를 올렸지만 세트피스도 훌륭하지 않았다"며 '막시풋'과 마찬가지로 평점 5점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