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성사만 되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이적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이강인이 2024-2025시즌 유러피언 트레블(3관왕)을 이룬 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널로 가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 소속팀인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이 프랑스 1부리그인 리그1 우승을 이룬 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프랑스컵 동반 우승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PSG 창단 후 최고의 시나리오 앞에 선 이강인이 이를 이루면 홀가분하게 팀을 떠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종가 영국과 글로벌 스포츠매체들이 이달 들어 이강인의 아스널 입단 가능성을 다루고 있어 성사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9일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유럽 축구계 선수 이적과 관련한 여러 소문을 소개하면서 이강인 소식을 첫머리로 거론했다.
ESPN은 영국 대중지 '더 선'의 최근 보도를 인용, "PSG(파리 생제르맹)의 공격수 이강인이 아스널과 연결되고 있다. 예상 이적료는 2000만 유로(약 316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매체는 특히 지난해 11월 아스널의 스포츠 디렉터로 영입된 안드레아 베르타와 이강인의 인연을 언급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베르타는 전 직장인 스페인 3대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2년 전 이강인 영입을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엔 PSG가 등장하면서 베르타 단장과 이강인이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이번엔 다르다. 베르타가 지난해 11월 사임한 유명 디렉터 에두 가스페리니 후임으로 온 뒤 이강인을 다시 데려오려고 노력한다는 게 ESPN의 설명이다.
이강인은 스페인 중하위권 구단 마요르카에서 2022-2023시즌 두 자릿 수 공격포인트를 이뤄 시선을 모았다.
2023년 1월 겨울이적시장부터 이강인을 찾는 구단들이 생겼는데 그 중 하나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다.
ESPN은 "베르타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일하던 2023년, 마요르카 소속이던 이강인을 영입하려고 시도한 적이 있는데, 그가 다시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ESPN보다 먼저 이강인의 아스널 이동설을 보도한 '더 선'은 이강인이 현재 PSG에서 처한 상황을 조목조목 알리기도 했다.
신문은 "이강인은 파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구단에서 거의 두 시즌을 보낸 뒤에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 선수단에서 여전히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강인은은 이번 시즌에 리그1(프랑스 1부리그)에 총 18차례 선발 출전했는데, 이는 첫 시즌과 같은 숫자이지만 골은 6차례 넣으면서 두 배로 늘렸다"고 소개했다.
이강인이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주전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출전 기회만 주어지면 어느 정도 제 몫을 해내는 등 실력 자체가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신문은 이강인이 과거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 성인팀에도 데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지난주 프랑스 레키프는 리그1 우승팀이 이번 여름에 팔려고 하는 선수 목록에 이강인을 포함시켰다"고도 주장했다.
이강인은 일단 이적료가 대폭 내려간 상황이다. 지난 1월 겨울이적시장 때만 해도 영국 언론은 3500만 파운드(650억원) 정도의 몸값을 추정했다.
지금은 달라져 PSG도 마요르카에 지불했던 이적료 수준만 돌려받을 수 있으면 이강인을 놓아줄 수 있다는 자세다. 원금 회수에 만족한다는 얘기다.
신문은 "PSG는 1870만 파운드(345억원)의 이강인 이적료를 회수하고자 한다. 1700만 파운드(314억원) 이하의 제안은 듣지 않을 것이다"며 헐값 이적만 방지할 것으로 풀이했다.
이강인인 지난 2023년 이적료 2200만 유로에 마요르카에서 PSG로 옮겼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PSG와 경쟁했으나 마요르카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엔 "현금 대신 선수 2명을 달라"고 하는 바람에 이뤄지지 않았다. 이강인도 "PSG에서 제안이 왔고 명문 구단이어서 선택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낼 정도였다.
하지만 이강인은 비슷한 시기 부임한 PSG 사령탑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뽑은 선수가 아니라 루이스 캄포스 단장이 주도해서 데려온 선수였다.
캄포스 단장은 2023년 말 유명한 소르본느 대학 강연에서 이강인을 축구 실력과 마케팅이 어우러진 상업적 성공 사례로 꼽기도 했다.
문제는 엔리케 감독이 PSG에 부임할 때 눈여겨 봤던 선수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가리켜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고 PSG라는 부자구단에서 뛰는 선수임에도 축구에 대한 배고픔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 들어선 "내가 고른 선수는 아니다"라는 말도 적지 않게 했다.
엔리케 감독의 지도력의 의심을 받는다면 구단의 감독 교체 등을 통해 출전 시간 확보 등을 가능할 수도 있지만 PSG는 올 초부터 승승장구하면서 프랑스 리그1 우승을 이미 확정지었고, UEFA 챔피언스리그와 프랑스컵에서 모두 결승에 올라 유러피언 트레블(3관왕)에 도전하는 중이다.
PSG 창단 뒤 역대 최고 전력을 구축하다보니 팀내 주전 경쟁에서 크게 밀린 이강인의 입지가 당분간 살아나기 힘든 것도 현실이 됐다.
프랑스 최고 유력지 '레키프'는 지난 2일 "PSG는 이강인의 이적 제안을 수용할 준비가 됬다. 시즌 종료 후 선수 측과 구단이 향후 진로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며 그의 PSG 퇴단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기에 이강인 본인의 SNS가 이적설을 더욱 키우고 있다.
최근 이강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프로필에서 'PSG'를 삭제했다. 팬들은 이것이 이적을 암시하는 게 아니냐고 추측한다.
이강인은 2023년 1월 겨울이적시장에서 4곳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이적 여부가 주목받았으나 잔류가 최우선이었던 당시 소속팀 마요르카는 모든 제안을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은 같은 해 7월 PSG로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44억원)에 이적하면서 빅클럽 입성을 이뤄냈다. PSG로 이적하기 직전에 마요르카 계정을 다시 '팔로우'한 적이 있다.
일단 PSG는 이강인의 이적료를 대폭 낮춰 그를 데려가려고 하는 팀들에 문턱을 낮췄다.
이강인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을 위해서 당장 90분 풀타임을 뛸 수 있는 위상과 체력이 필요하다. 올여름 행보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사진=엑스포츠뉴스 / PSG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