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레알 마드리드가 논란을 일으킨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자국 심판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스페인 축구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구단 공식 방송 채널인 '레알 마드리드 TV'는 오는 4일(한국시간) 펼쳐질 셀타 비고와의 라리가 경기를 앞두고 주심으로 배정된 헤수스 힐 만사노를 겨냥한 비판 영상을 공개했다.
이는 단지 일회성 비난이 아니라 최근 코파 델 레이 결승전 직전에도 심판을 저격한 데 이어 불과 며칠 만에 벌어진 일로, 세계적 명문 클럽의 품격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일 "레알 마드리드 TV가 또 다른 심판에 대한 맹비난을 퍼부으며 라리가 셀타 비고전 직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알이 공개한 해당 영상은 힐 만사노 주심을 가리키며 "최근 축구 역사상 가장 큰 심판 판정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라고 지목하며, 과거 발렌시아전에서 발생한 논란의 판정을 집중 조명했다.
이 논란은 2024년 3월, 레알 마드리드가 발렌시아와의 경기에서 2-2로 비기며 벌어졌다. 당시 추가시간 9분 주드 벨링엄이 헤더로 골을 넣었으나 힐 만사노 주심은 공이 문전에 도달하기 직전 종료 휘슬을 불었다.
이번 일이 더 큰 파문을 일으키는 이유는 불과 일주일 전에도 레알 마드리드 TV가 유사한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영상은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을 앞두고 주심으로 배정된 리카르도 데 부르고스 벵고에체아를 집중 비난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벵고에체아가 레알이 아닌 바르셀로나에 더 유리한 판정을 내린다며, 바르사의 승률(81%)과 레알의 승률(64%) 차이를 "믿을 수 없는 수치"라고 표현했다.
이에 벵고에체아는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며 자신은 항상 공정한 판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그 직후 공식 훈련을 취소하고, 경기 전 기자회견까지 취소하는 등 구단 차원의 강경한 움직임을 보였다.
경기는 예정대로 치러졌지만, 연장전 후반에 무려 세 명의 선수가 퇴장당하며 혼란의 극치를 달했다.
특히 안토니오 뤼디거는 경기 종료 후 벵고에체아에게 얼음팩을 던지고, "넌 유산된 존재", "X녀의 자식"이라는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그는 스페인축구협회로부터 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현지 언론들은 이러한 레알 마드리드의 움직임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골닷컴'은 "레알 마드리드 TV의 이러한 행동은 라리가 전체의 이미지를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고, '데일리 메일'은 "세계 최고 클럽 중 하나라는 자부심이, 스포츠맨십을 지키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심판 판정에 대한 구단의 불만 제기는 프로 스포츠에서 흔히 있는 일이지만, 이를 구단의 공식 채널이 지속적으로 퍼뜨리고 여론을 조성하는 방식은 분명 다른 차원의 문제다.
더군다나 라리가 우승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특정 판정을 통해 상대 구단 혹은 리그 전체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스페인 축구의 공정성과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일요일 셀타 비고와의 중요한 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현재 리그 2위인 레알은 바르셀로나에 승점 4점 뒤져 있어 우승 경쟁에서 한 치의 실수도 허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의 추태가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사진=연합뉴스/데일리메일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