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지현(오른쪽)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17일 일본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표팀 평가전 개최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기념촬영을 진행한 모습. 사진 KBO 유튜브 캡처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언론이 오는 11월 자국 야구대표팀이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 배경과 최근 한일 야구 격차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27일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 '사무라이 재팬'은 내년 3월 개최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올해 11월 한국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며 "WBC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두 나라가 연습경기를 가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보도했다.
KBO와 NPB(일본프로야구기구)는 지난 17일 일본 도쿄 시나가와 프린스 호텔에서 허구연 KBO 총재와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NPB 총재와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한일 대표팀 평가전 개최를 발표했다.
한국과 일본의 평가전은 오는 11월 15~16일 이틀 동안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다. 이 경기는 양국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 간의 사상 첫 평가전이다.
류지현 감독은 내년 3월 WBC에 앞서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의 실력과 컨디션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선수들도 도쿄돔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하는 것은 물론 NPB 최정상급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됐다.

류지현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17일 일본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국가대표팀 평가전 개최 발표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는 모습. 사진 KBO 유튜브 캡처
일본은 한국과의 평가전을 단순한 이벤트 매치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NPB 총재는 "한국과의 경기는 WBC 준비 과정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사무라이 재팬'의 가장 강력한 상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게 틀림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한국과 비교하면 야구 저변, 선수층, 인프라 등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주요 국제대회 때마다 한국에게 수차례 덜미를 잡히는 아픔을 겪었다.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조별리그와 동메달 결정전에서 모두 패배,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2003 아시아 야구선수권 대회에서는 한국을 2-0으로 꺾었지만, 2006 WBC에서는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모두 무릎을 꿇으며 체면을 구겼다. 단 2006 WBC 준결승에서는 한국을 6-0으로 꺾은 뒤 결승에서 쿠바를 제압하고 초대 우승국의 영예를 안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은 일본 야구 입장에서 최악의 대회였다. 2007년 예선전에서는 한국을 이겼지만 정작 올림픽 본선에서는 조별리그, 준결승에서 모두 졌다. 김경문 감독(현 한화 이글스)이 이끄는 한국은 일본을 제물 삼아 결승에 진출, 쿠바까지 꺾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지난해 11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이 출국 전 기념 촬영을 진행했던 모습.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2009 WBC에서도 한국 야구는 일본에게 매우 껄끄러운 상대였다. 한국은 1라운드에서 일본과 1승 1패를 기록한 뒤 2라운드에서도 일본을 꺾고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순위 결정전, 결승전 패배로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일본과 명승부를 연출하면서 야구 강국의 이미지를 굳혔다.
한국 야구는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도 일본을 울렸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6으로 완패했지만 준결승에서 성사된 리턴 매치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8회까지 0-3으로 끌려가던 열세를 9회초 4점을 뽑아내며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일본의 안방 도쿄돔에서 거둔 역전승 이었기 때문에 짜릿함은 더 컸다.
그러나 한국 야구는 2015 WBSC 프리미어12를 마지막으로 프로 선수들끼리 맞붙은 한일전 9연패를 기록 중이다. 201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예선과 결승,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와 결승, 2020 도쿄 올림픽 준결승, 2023 WBC 1라운드,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24 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까지 연거푸 패배의 쓴맛을 봤다.
'산케이 신문'도 "이전까지 WBC에서는 일본과 한국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2013, 2017년 대회는 맞대결이 없었고 2023년 대회에서 일본이 13-4로 이겼다. 한국은 3회 연속 대회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두 나라의 실력 차이가 두드러졌다"라고 지적했다.
또 "일본은 WBC 2회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강팀과 게임을 치르게 됐다"며 "지난 WBC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둔 한국에게도 중요한 일전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KBO 유튜브 갈무리/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