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시즌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나란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투수 정철원(오른쪽)과 내야수 전민재.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암흑기 탈출을 꿈꾸는 롯데 자이언츠가 이적생들의 활약을 앞세워 2025 시즌 첫 고비를 헤쳐나가고 있다.
롯데는 지난 2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팀 간 3차전에서 4-3 신승을 거뒀다.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챙기고 단독 4위에 오르게 됐다.
롯데는 이날 마운드에서 정철원의 역투가 빛났다. 정철원은 팀이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말 마운드에 올라 8회말까지 2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16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사흘 동안 휴식을 취한 가운데 특유의 강속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결과론이지만 롯데가 지난해 11월 김민석과 추재현을 두산 베어스로 보내고 정철원, 전민재를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한 건 신의 한수가 됐다. 정철원읜 롯데 불펜의 기둥이 됐고, 전민재는 경쟁자들의 부진을 틈 타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가는 모양새다.
사실 롯데는 2020년대 가장 활발하게 트레이드를 진행한 팀 중 하나였다. 팀 체질 개선과 세대 교체를 위해 고액 연봉을 받았던 베테랑 선수들을 방출하거나 프랜차이즈 스타의 FA 붙잡기를 포기한 대신 트레이드로 활로를 찾으려고 했다.
문제는 롯데가 트레이드로 큰 이득을 보지 못한 점이다. 2023년까지 롯데의 트레이드 성공작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트레이드별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냉정하게 마이너스였다. 오히려 롯데를 떠난 선수들이 새롭게 둥지를 튼 곳에서 보탬이 된 경우가 많았다. KT 위즈로 갔던 박시영, 신본기가 2021년 통합우승에 기여한 게 대표적이다.
롯데의 트레이드 잔혹사는 2024 시즌부터 끊어졌다. 투수 유망주 우강훈을 LG 트윈스에 내주는 대신 내야수 손호영을 데려온 게 시작이었다. 트레이드 당시까지만 해도 부정적인 시선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고졸 4년차 어린 선수를 보내고 풀타임 경험이 없는 만 30세 선수를 영입한 부분에 팬들의 비판 여론도 뒤따랐다.
하지만 손호영은 롯데는 물론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 손꼽히는 트레이드 히트 상품으로 기록될 만한 활약을 펼쳤다. 2024 시즌 102경기 타율 0.317(398타수 126안타) 18홈런 78타점 OPS 0.892로 맹타를 휘둘렀다.
손호영은 몇 차례 부상으로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음에도 데뷔 첫 세 자릿수 안타,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내는 기염을 토했다. 팀 내 최다 홈런을 쏘아 올리고 타선의 핵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부상으로 2군에 머무르고 있지만 순조롭게 몸 상태를 회복 후 1군 콜업을 대기 중이다.
롯데는 2024 시즌을 마친 뒤 또 한 번 '빅딜'에 나섰다. 3년차 간판 유망주였던 김민석과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외야수 추재현까지 두산에 내줬다. 불펜과 내야진 보강을 위한 출혈, 리스크를 모두 감수했다.
정철원은 21일 현재까지 7개의 홀드를 수확했다. LG 트윈스 김진성, KT 위즈 김민수와 함께 리그 홀드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뒷문이 약했던 롯데는 정철원의 합류로 마무리 김원중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게 됐다.
전민재도 '복덩이'다. 2025 시즌 개막 후 24경기 타율 0.397(73타수 29안타) 1홈런 7타점 OPS 0.957로 펄펄 날고 있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도 빛을 발한다.
롯데는 기존 주전 3루수 손호영이 1군으로 복귀하면 전민재가 붙박이 유격수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2루수 고승민, 1루수 나승엽까지 내야 구성만 놓고 보면 다른 9개 구단 어느 팀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롯데는 이적생 효과로 2017 시즌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5월부터 본격화 될 순위 싸움에서도 트레이드를 통해 거인군단에 합류한 선수들의 힘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